작성일 : 18-01-19 16:41
글마루 2013년 6월 땀과 건강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6,895  

땀과 건강-글마루

 

요즈음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막히고 땀이 물 흐르듯 나게 된다. 여름철 땀을 흘리는 것과 건강을 지키는 한방 요법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땀의 역할과 여름철의 땀

 

땀은 우리 몸에서 열을 식혀주는 에어컨 역할을 한다. 땀은 피부에서 증발하면서 생기는 기화열만큼 체온을 떨어뜨려서, 인체가 항상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도록 도와주고, 쓸모없는 노폐물을 배설시켜주면서, 피지와 함께 피부의 건조를 막아주는 윤활제 역할을 한다. 그래서 땀은 인체에 꼭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여름철의 무더위로 인해서 흘리는 과다한 땀은 몸에 이로운 미네랄 성분들이 많이 빠져 나가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린 다음에는 기운이 없어지고 피곤해지게 된다. 그래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땀이라고 하더라도 여름철에 과도하게 땀을 흘리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한의학에서 보는 땀

 

한의학에서는 땀의 근본이 되는 물질을 진액(津液)이라고 정의한다. 우리 몸의 진액은 날씨가 추우면 소변이 되고, 날씨가 더우면 땀이 된다고 설명한다.

 

우리 몸의 기(氣)는 두 종류가 있는데, 영양물질을 관리하는 영기(營氣)와, 외부의 나쁜 기운(邪氣)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체표에서 방어를 담당하는 위기(衛氣)가 있다. 방어를 담당하고 있는 위기가 약한 경우에는 쉽게 땀을 흘리거나, 감기에 잘 걸릴 수 있고, 또 여름철에 흘리는 땀은 습열(濕熱)에 의해서 나오는데, 습열이란 습기와 열기가 합해진 것을 말한다.

 

한의학에서는 몸이 허약하거나 피로를 쉽게 느끼는 사람들이 낮에 저절로 흘리는 땀을 자한(自汗)이라고 한다. 또, 밤에 잘 때 땀을 흘리는 것을 도한(盜汗)이라고 하는데 “도둑 도(盜)”에 “땀 한(汗)”이다. 도둑처럼 몰래 땀이 흐르는 것을 말하며, 어린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또, 부위별로 본다면, 머리에서 나는 땀은 두한(頭汗),손과 발에서 땀이 많이 나는 것을 수족한(手足汗), 가슴부위에 땀이 많이 나는 것을 심한(心汗), 음낭이나 생식기 주변의 땀을 음한(陰汗) 등 다양하게 땀을 분석해서 치료를 하게 된다.

 

사상체질과 땀의 관계

 

사상체질에 따라서 땀을 흘리는 것이 다르다. 태음인(太陰人)은 피부가 오밀조밀해서 몸 안으로 열(熱)이 쌓이기 쉽기 때문에, 땀을 흘리면 열이 발산되서 오히려 몸이 가벼워지는 체질이다. 그래서 땀을 흘리고 나면 기분이 좋고 상쾌한 사람은 태음인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태음인에게는 땀으로 빠져나간 음기(陰氣)를 보충해주는 인삼, 오미자, 맥문동으로 구성된 생맥산(生脈散)이나 콩국수가 좋다.

 

소음인(少陰人)은 원래 땀이 적지만, 땀에 가장 약한 체질이다. 땀을 조금만 흘려도 기운이 빠지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컨디션이 나빠지는 사람은 소음인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소음인에게는 땀을 막아주고 기력을 보충할 수 있는 황기, 인삼, 삼계탕, 추어탕 등이 여름철 보양식이 된다.

 

그리고 소양인(少陽人)이나 태양인(太陽人)의 경우에는, 원래부터 몸에 열이 많아서, 여름철에 땀이 많을 수 있다. 그래서 과도하게 땀이 나는 것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양인(陽人)체질들은 몸에 열기를 꺼주고, 음기(陰氣)를 보충해주면서 기운을 생기게 하는 포도나 수박, 참외 같은 과일, 또 성질이 서늘한 메밀국수가 여름철에 도움이 된다.

 

여름철 땀과 관련된 생활수칙

 

① 통풍과 땀 흡수가 잘 되는 옷이 좋다.

통풍이 잘 되지 않으면, 땀이 증발되지 않아서, 체온이 떨어지지 않게 되고, 그렇게 되면 더욱 땀이 많이 나게 되어 악순환이 일어난다. 옷의 색깔은 빛을 반사하는 흰색 계열이 좋다.

 

② 체내 수분이 부족하지 않게 하루 2ℓ이상의 물을 마신다.

특히 여름철에 외출이나 운동을 할 때는 땀으로 수분이 배출된 것을 충분히 보충하지 않으면 실신할 수 있다.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1컵 정도의 물을 마셔주는 것이 중요하다.

 

③ 카페인 함유 음료는 피한다.

커피, 홍차, 콜라 등 카페인 함유 음료는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땀 구멍을 열어서 땀 분비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더운 여름에는 가급적 삼가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음식이나 강한 향신료도 땀 분비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적게 먹도록 한다.

 

땀을 많이 흘리면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을까?

 

땀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이것은 운동을 통해서 땀이 나는 경우에 한한다. 운동을 통해서 과다한 지방이 분해되고 노폐물이 배설되고, 수분대사를 촉진시켜서 몸에 불필요하게 많은 지방과 수분이 제거되는 것은 다이어트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아주 좋다.

 

그러나, 더운 환경에서 가만히 있어도 자연적으로 흘리게 되는 땀은 체온 상승을 막기 위해서 인체가 억지로 수분을 내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수분이 감소될 뿐이고, 체중이 잠시 빠졌다고 하더라도 이후에 수분을 섭취하면 다시 원상복구가 된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위해 사우나나 땀복을 이용해서 억지로 살을 빼는 것은 불필요한 것이다.

 

여름철 땀냄새 해결방법

 

땀냄새가 심해서 괴로울 때, 특히 겨드랑이에 땀이 차서 민망한 경우에는 차조기잎으로 샤워를 해보자. 차조기 잎의 페릴알데히드 성분은 항균작용이 있어서 땀샘 주변의 세균을 없애주면서, 땀구멍을 조절해주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땀을 수렴하는 작용이 있는 고백반을 함께 달여서 사용하면 더욱 좋다.

 

차조기 50g과 고백반 20g을 물 1ℓ에 넣고 약 20분 동안 끓인 후 샤워 후 겨드랑이에 차조기와 고백반 끓인 물로 맛사지를 하면 땀이 덜 차게 되고, 냄새도 줄어들며, 피부도 뽀송뽀송해진다.

 

 

땀을 많이 흘릴 때 좋은 차요법

 

① 황기(黃芪)차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날 때는 황기가 좋다. 황기의 플라보노이드 유효성분은 피부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땀이 많이 나거나 피부에 상처가 생겼을 때 마시면 좋다. 황기는 피부에도 작용해서 땀이 저절로 나는 자한(自汗), 밤에 식은땀이 나는 도한(盜汗)을 모두 치료할 수 있다.

 

황기 30g을, 물 1ℓ와 1시간 달여서 반으로 줄어들면 하루 동안 물대신 나누어 마시도록 한다.

 

② 오미자(五味子)차

다섯 가지 맛을 내는 오미자는 신맛이 가장 강하다. 바로 그 신맛의 성분이 땀을 거둬들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땀을 흘리는데 도움이 되고, 침샘의 분비를 촉진시켜서 갈증을 없애주게 된다.

 

또, 비타민 A, C가 풍부해서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고, 중추신경을 각성시킴으로써 뇌에 활력을 불어넣기 때문에 일의 능률을 높여준다.

 

오미자는 끓이지 말고 물에 12시간 정도 담구었다가 우려내는 방법이 좋다. 오래 끓이게 되면 쓴 맛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여름철 과도한 땀을 치료하는 한방처방

 

과도하게 땀을 흘리거나, 체력이 손실되어서 피곤하고, 소화가 안되고, 갈증이 심하게 나고, 소변이 붉으면서, 음식 생각이 없어지는 경우에는 청서익기탕(淸暑益氣湯)이라는 처방이 아주 좋다.

 

청서익기의 뜻을 보면, 여름 더위를 식혀주고(淸暑), 기운을 더한다(益氣)는 의미이다. 그 이름처럼 청서익기탕은 한여름 더위를 이겨내는 대표적인 보약이다.

 

♧ 청서익기탕 ♧==맥문동·당귀·황기 각 6g, 인삼·백출 각 5g, 진피·황백·감초 각 3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