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19 17:22
토요경제 - 소화불량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5,473  

속이 답답하고 더부룩한 소화불량

 

평소에 소화기능이 약한 분들은 조금만 음식을 잘못 드셔도 체하거나 소화불량을 호소하시는 경우가 많다. 이게 큰 병 같지는 않지만 속도 답답하고 무언가 얹혀있는 것 같고, 괴롭기는 큰 질환보다 더하면 더하지 덜하진 않다. 특히 현대인은 각종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생활, 건전하지 못한 식재료로 소화불량을 늘 달고 살 수 밖에 없다.

 

한의학에서는 소화를 주관하는 장기는 비장(脾臟)과 위장(胃腸)으로 본다. 즉 위장은 음식물을 받아들여 잘게 부수는 맷돌의 역할을 하고, 비장은 잘게 부서진 영양분을 온 몸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위장이 고장이 나면 입맛이 없고 먹은 것이 잘 내려가지 않고 배에 가스가 차며, 비장이 고장나면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배가 빵빵하고 설사를 하며 기운이 없고 머리가 무겁거나 아프고 몸이 마르게 된다.

 

소화불량에 좋은 음식은 무, 사과, , 생강, 마늘, 매실 등이 있다. 소화를 촉진시키는 대표적인 음식은 바로 무, 사과, 귤이다. 무에는 디아스타제라는 소화효소가 함유되어 있어서 소화를 직접 돕고, 사과와 귤은 위액분비를 촉진시키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식후 무, 사과, 귤을 각각 먹어도 좋지만, 세 가지를 같이 갈아서 먹으면 더욱 좋다. 믹서기에 무 반 토막, 사과 반개, 1개를 넣고 갈아 마시면 된다.

 

생강은 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건위작용(健胃작용- 위를 건강하게 하는 작용)으로 유명한 식품이다. <논어(論語)>에는 공자가 꾸준히 생강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고, 율곡 이이는 출세길로 떠나는 제자에게 마음의 선물로 생강을 주었다고 한다. 생강의 매운맛 성분인 진저롤은 위액 분비를 촉진시키고 소화효소를 활성화시키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소화불량, 식욕부진, 구토, 메스꺼움이 있으면 따뜻한 생강차를 식후에 꾸준히 마시도록 한다. 생강은 성질이 따뜻하여 몸이 찬 사람은 꾸준히 먹는 것이 좋으나,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과다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일제 강점기에 한국인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린 마라토너 손기정 선수가 평상시에 즐겨 먹은 음식이 마늘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건설한 노동자들도 마늘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마늘의 매운 맛 성분인 알리신은 위와 장의 점막을 자극하여 소화효소의 분비를 촉진하고, 대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변비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 마늘의 이러한 효과는 열을 가하면 약해지므로,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생마늘을 쉽게 먹을 수 있는 방법으로 초마늘이 있다. 식초에 마늘을 절이면 특유의 매운 향이 사라지고 식초의 이로운 작용이 더해져 피로회복에도 좋은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망매지갈(望梅止渴)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조조의 군사들이 행군 중 갈증에 고통받자, 조조가 기지를 발휘해 산 너머 매실 밭이 있다고 하였고, 매실의 신맛을 연상한 군사들은 침이 솟아나와 갈증을 해소했다는 이야기이다. 매실은 위장과 십이지장의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는 작용이 있어서 소화불량을 개선한다. 그리고 살균작용과 정장작용이 있어서 배탈로 인한 복통, 설사에도 좋다. 매실에는 피로회복 효과가 있는 구연산과 비타민 C가 풍부하므로, 만성피로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음료수처럼 꾸준히 마시는 것이 좋다.

 

소화불량에는 우리 몸의 기운이 들고 나는 네 관문인 사관(四關)을 지압해준다. 사관(四關)이란 양손의 합곡(合谷)과 양발의 태충(太衝) 총 네 개의 혈자리이다. 합곡은 엄지와 검지손가락 뼈가 만나는 오목한 점이며, 태충은 엄지와 둘째 발가락사이를 발등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뼈에 걸리는 곳이다. 인체 기()의 위아래 관문을 터주면 전신의 모든 기운이 순조롭게 통하게 되면서 위장 기운도 같이 뚫려 소화가 촉진된다.

 

 

한의학박사 의학박사

경희대한의대 외래교수

전 경희대의대 외래부교수

이광연한의원 원장 이광연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