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19 17:32
글마루 - 천식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6,183  

글마루 - 천식

 

국내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천식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전체의 12.9%쌕쌕거리는 천명(喘鳴)이 있고, 13.5%는 취침 중에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으로 인한 수면장애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 국내 성인 100명 중 약 13명이 천식을 앓고 있지만, 대부분 자신이 천식인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충격적이다. , 천식은 한국인의 만성질환 질병부담 순위는 5위로 등극하여, 더욱 조기 진단과 관리가 요구되는 질병인 것이다.

 

천식이란?

 

천식은 기관지의 과민성으로 인한 만성 염증 상태이다. , 천식 환자의 기도는 정상인보다 예민해서 숨쉴 때 들어오는 자극에 대해 쉽게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면 안쪽 면이 붓고 분비물(가래)이 증가하고, 기관지가 수축하여 공기의 통로가 좁아지게 된다. 그 결과 숨쉬기가 어려워지고,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며, 발작적인 기침을 하게 된다. 발작 시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면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또한 천식과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은 알레르기 질환으로, 보통 한 가지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며 종종 다른 알레르기 질환을 겸하기 때문에 더욱 가볍게 보아서는 안된다. 흔히 아토피 피부염을 앓은 소아가 유아기와 학동기에는 천식을 앓고, 나중에는 알레르기 비염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천식으로 나타나는 증상

 

천식 환자는 평소에는 괜찮다가 증상이 갑자기 발작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천식발작이라고 한다. 발작은 주로 야간 특히 새벽에 많이 일어나며, 개인별로 발작이 일어나는 시간이 일정한 경우가 많다.

 

계절적으로는 날씨가 차고 공기가 건조해지는 가을철에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보통 찬 공기에 접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불안감이나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증상이 유발악화된다. 천식발작은 말 그대로 발작이므로, 발작이 끝나면 환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해진다.

 

발작시의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다.

호흡곤란 - 숨을 들이쉴 때보다 내쉴 때 힘들어지고, 증상이 심해질수록 들이쉬는 것도 힘들어진다.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가빠지고, 숨을 들이쉴 때마다 갈비뼈 사이가 쑥쑥 들어가는 모습도 보인다. 바로 누우면 숨쉬기 곤란하지만 앉아서 상체를 앞으로 구부리는 자세(기좌호흡)를 취해야 숨쉬기가 편해진다. 호흡곤란이 심할 때는 입술이나 손톱이 새파랗게 되는 청색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정신적인 변화까지 일으킬 수도 있다.

천명(喘鳴) - 천명이란 기도가 좁아져서, 숨을 내쉴 때 쌕쌕거리거나 가랑가랑하는 호흡음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기침과 객담 기도의 자극과 분비물 증가로 인해 발작적인 기침이 나오며, 보통 발작이 한밤중에 시작되므로 기침으로 인해 잠에서 깨는 경우가 많다. 목에 가래가 걸려 있지만 가래의 점성이 강해서 잘 뱉어지지가 않아 괴로움이 더한다. 발작이 가라앉을 무렵에는 가래의 끈적임이 감소하고 분비량도 증가하여 기침이 더욱 심해지는데, 가래를 시원하게 뱉고 나면 그제야 발작이 잦아드는 경향이 있다.

 

천식의 원인에 따른 분류

 

외인성 천식

 

외인성 천식이란 알레르기 천식으로, 항원(알레르겐)에 노출됐을 때 과민반응에 의해 천식 증세가 나타난다. 알레르기 천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4대 항원은 집먼지진드기·꽃가루·동물의 털·곰팡이인데,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집먼지진드기로 소아 천식의70~80%, 성인 천식의 40~50%를 차지한다. 그 외의 항원으로는 곡물껍질, 세균, 비듬 등이 있다. 보통 천식의 발병은 연령이 젊은 사례가 많으며,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내인성 천식

 

호흡기 감염, 정서불안, 운동, 기후나 습도의 변화 등으로 나타나는 천식이다. 젊었을 때는 괜찮다가 40세 이후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며, 외인성과는 달리 알레르기 질환을 동반하지 않는다.

 

혼합성 천식

 

환경오염과 스트레스가 심한 현대 사회에서는 외인성이나 내인성 한 가지 원인보다는 두 가지 요인이 혼합되어 발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업성 천식

 

페인트공과 같이 특정 직업 종사자에게 작업 환경에서 노출되는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발생하는 천식이다. 처음에는 증세가 없다가 수개월~수년 후에 천식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주말이나 휴가 기간에는 증세가 완화되고, 직장에 출근을 하면 다시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

 

천식환자의 생활요법

 

천식환자의 관리에 있어서, 약물치료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생활 환경 관리이다. 천식은 대개 공기 중 자극적인 물질이 알레르겐(항원)이 되어 발작을 직접 유발하므로,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발작 예방법이다.

 

먼지가 쌓일만한 것은 모두 치운다.

진드기의 번식을 막기 위해 천으로 된 소파, 카펫, 담요, 커튼, 털 인형, 애완동물을 치우고 쓸데없는 소품이나 장식품 등은 미련 없이 버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침구와 속옷의 세탁에 신경쓴다.

 

침구와 속옷은 삶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55이상의 고온으로 세탁해야 하며, 침구는 최소한 2주에 한번씩 세탁해야 한다.

 

청소를 깨끗이 한다.

진공청소기로 구석구석 청소한 후, 반드시 물걸레로 방바닥은 물론 손이 잘 닿지 않는 장식장, 액자, 책꽂이, 가구 상단, 가전제품의 먼지까지 닦아줘야 한다. 환자는 청소 중이나 청소 직후에 그 방에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외출 후 바깥에서 옷을 몇 번 털고 옷걸이에 거는 것 역시 미세 먼지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실내 습도와 온도 유지

실내온도를 18~20습도 50%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신경을 쓴다. 특히 여름철 장마기에는 습기가 많아 곰팡이가 잘 생기므로, 비가 온 날에는 보일러를 틀어서 습기를 말려주는 것이 좋다다. 반면, 너무 건조한 공기는 오히려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가을과 겨울, 봄에는 가습기를 틀어서 실내습도를 40~50%정도로 유지하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집안에 화초나 화분을 키우지 않는다.

 

꽃가루나 씨앗이 날리는 화초는 절대 금물이며, 꽃은 없고 잎이 넓은 식물은 공기를 정화해주므로 천식환자가 있는 실내에서 키우면 좋다.

 

스트레스를 충분히 해소한다.

스트레스는 천식 발작을 유발악화시키는 원인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명상이나 단전호흡 등으로 마음을 안정시키도록 하며, 노래를 부르거나 취미생활을 함으로써 늘 즐겁게 지내도록 한다.

 

금연을 한다.

천식환자는 담배를 반드시 끊어야 하며, 담배 연기 근처에 가서도 안 된다. 담배는 기관지 분비물을 증가시키고 기관지를 자극하여 천식 발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증세를 급속도로 악화시켜 무기폐, 폐기종, 기흉 등 합병증을 빨리 앞당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담배를 끊도록 한다.

 

한의학에서 보는 천식

 

천식을 한의학에서는 효천(哮喘)이라고 한다. ()는 목구멍에서 쌕쌕 소리가 나는 것을 말하며 입을 열거나 다물고 있어도 소리가 나는 것이고, ()은 숨이 촉박하고 호흡이 곤란한 증세를 말한다.

 

한의학에서는 천식의 원인을 유전적 소인, 담음(痰飮 : 체내에 고인 비생리적인 잉여물질), 유인 세 가지로 보고 있다. 한의학 고서에서 천식은 숙질(宿疾 : 태어나면서 가지고 있던 고질)이 제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식은 숙근(夙根 : 병의 오래된 뿌리 즉, 유전)이 있다.’고 하여 천식의 발생에 체질이나 유전적 영향이 있음을 이미 지적하고 있었다.

 

이러한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이 폐() () () 세 장부의 기능 실조로 체내에 담음(痰飮)이 생기면, 이것이 오랫동안 잠복하고 있다가 찬 공기나 자극적인 물질, 정신적 스트레스 등 유인과 접촉을 하여 천식이 발생하는 것이다.

 

치료는 발작기와 완해기로 나누어 방법을 달리한다. 천식 발작기에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열성(熱性) 천식에는 마행감석탕으로 청폐화담정천(淸肺化痰定喘)시키며, 한성(寒性) 천식에는 소청룡탕가미방으로 온폐화담정천(溫肺化痰定喘)시킨다. 완해기에는 허약해진 폐비신 세 장기를 보강하여 천식 발작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백합고금탕이나 생맥산 등을 투여한다.

 

천식을 가라앉히는 한방요법

 

은행과 오과차(五果茶)

 

기침을 자주 하고, 몸이 허약하고, 피로감을 자주 느끼는 천식 환자에게는 은행이 좋은 효과가 있으니, 은행을 하루에 7개씩 프라이팬에 볶아서 먹어 보자. 특히 은행은 방광의 근육을 튼튼히 해주어 소변이 새는 것을 막아주므로, 오랜 기침으로 요실금이 있는 천식환자들에게 아주 권장할만한 식품이다. 몸이 허약한 환자의 경우 은행에 기침을 가라앉히고 가래를 삭여주는 효과가 있는 열매를 함께 끓인 오과차를 먹이면 더욱 좋다.

 

은행 15, 호도 10, 대추 7, 생밤 7, 생강 1쪽을 물 800로 끓여 충분히 우러나오도록 한다. 오과차 반 컵에 꿀 1큰 스푼을 타서 하루 세 번 마신다.

 

오미자고

 

오미자는 폐를 촉촉하게 해주며, 폐의 기운을 수렴해주므로 천식이나 기침 예방에 좋은 식품이다. 오미자를 따뜻한 물에 반나절 동안 넣어둔 물을 마셔도 좋고, 오미자고를 만들어 간편하게 먹어도 좋다.

 

오미자 600g을 깨끗이 씻어서 물 5에 넣고 센 불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약한불로 줄여서 양이 반으로 줄면 오미자를 걸러내고 주걱으로 저어가면서 곤다. 조청처럼 걸쭉해지면 불을 끄고 식혀서 냉장보관하여 하루 2~3회 한 스푼씩 온수에 타서 마신다.

 

배즙

 

배는 기관지의 과민성을 줄여주고 폐를 촉촉히 적셔주므로, 건조하고 탁한 공기로 인한 천식 발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배의 윗부분을 1두께로 도려내어 뚜껑을 만들고, 배 속의 뼈대를 파낸 후 꿀이나 황설탕을 가득 채우고 도려낸 뚜껑을 덮어 은박지로 전체를 싼다. 이것을 냄비에 넣고 배의 2/3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중탕을 한다.

 

20분쯤 후 배가 뭉근히 익을 무렵 꺼내어 망에 넣어 즙을 꼭 짜서 연근즙을 한 스푼 타서 마신다. 배를 강판에 곱게 갈아먹어도 기침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무씨(나복자)

 

동의보감에서는 여러 가지 천식을 제압하는 약은 나복자(찐 것) 40g, 조협(쥐엄나무의 열매를 말린 한약재) 12g을 가루 내서 꿀을 탄 생강즙에 반죽하여 만든 알약이다라고 하였다.

 

나복자는 무씨로서 천식환자의 위로 치솟은 폐의 기운을 내려주는 효능이 있다. 무씨를 가루내어 한번에 10~20g씩 하루 2~3번 꿀물로 마셔도 되고, 동의보감에서 밝힌 바와 같이 조협과 함께 알약을 만들어 먹으면 더욱 좋다.

 

도라지(길경)

 

동의보감에서 길경(桔梗)은 폐로 들어가서,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멎게 하는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나오는데, 길경(桔梗)이라는 한약재가 바로 도라지이다.

 

도라지의 쌉쌀한 맛을 내는 성분인 플라티코신이라는 사포닌은 기관지의 점액 분비를 촉진시켜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으며, 도라지와 사촌지간인 더덕 또한 사포닌이 풍부하여 기침 가래에 효과적이다.

 

천식으로 기침이 심하고 가래가 잘 떨어지지 않을 때는 도라지 20g을 물 700로 달여 반으로 줄면 하루 세 번 나누어 마시고, 더덕과 함께 달여 마셔도 좋다.

 

천식이 아니라도 애연가들이나 기침 가래가 잦은 사람은 도라지, 더덕 반찬과 도라지와 더덕 달인 차를 애용하면 기관지 보호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