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20 10:46
글마루 - 통풍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6,591  

통풍(痛風) - 글마루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는 통풍’. 세기의 황제 프랑스의 루이 14,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이 모두 이 병으로 고생했다고 하여 일명 황제병이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이처럼 황제나 귀족과 같이 고량진미를 즐기는 계층에서 통풍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을 보면, 식사 습관과 통풍의 발병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으리라 추측을 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중 식량이 부족해짐에 따라 통풍 환자가 급감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이를 확실히 증명해주고 있다.

 

통풍이란?

 

통풍은 요산 결정체가 관절주위에 침착되어 염증이 생긴 상태이다. 정상적으로 요산은 혈액 속에서 원래 액체 상태로 녹아 있는데, 그 양이 과다 축적되면 바늘이나 솔잎 모양의 결정체로 변하게 된다.

 

그렇다면 요산은 어떻게 생성되는 것일까? 우리 몸에서 요산이 생성 과정은 두 가지 경로가 있다. 하나는 우리 몸에서 자체적으로 생성되는 경로이다. 우리 몸의 세포는 세포질과 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핵에는 퓨린이라는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다. 그런데, 노화된 세포가 죽게되면 핵 속의 퓨린이 분해되면서 최종적으로 요산이 생기게 된다.

 

다른 하나는 식품으로 섭취하는 경로이다. 즉 간, 콩팥 등 동물의 내장이나 생선과 같이 퓨린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면 그것이 분해되면서 요산이 생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요산은 대부분은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되고, 일부는 대변으로 배설된다. 혈중 요산이 남성은 7/, 여성은 6/이하로 유지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요산의 생성이 많거나 배설이 충분히 되지 않으면 요산 결정이 생긴다.

 

그러나 혈중 요산의 농도가 높다고 모두 통풍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요산농도가 높은 사람 중 통풍 발병되는 확율은 5%정도이다. 다만 고요산혈증이 몇 년간 지속되면 몸 속에 요산 결정이 생기게됨으로써 통풍 발생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

 

뾰족한 요산 결정이 관절강이라는 관절 사이의 틈으로 들어가면 염증을 일으켜 벌겋게 붓게 되고, 요산 결정이 뼈를 콕콕 찔러 아주 고통스런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바로 통풍이다.

 

따라서 고요산혈증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 퓨린이 많이 든 음식을 제한하고 생활습관을 고쳐서 요산 수치를 낮추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통풍의 증상

 

통풍은 보통 한두 개의 관절, 특히 엄지발가락 관절 부위에 극심한 통증으로 시작한다. 통증의 정도가 아주 극심하여, 환자들은 너무나 아파서 밤새 울었다’ ‘옷깃만 스쳐도 아프다’ ‘이불이 스쳐도 아프다’ ‘평생 살아오면서 이렇게 아픈 적은 없었다는 호소를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통풍은 범이 무는 것과 같이 몹시 아프기 때문에 백호역절풍(白虎歷節風)’이라고도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옛날 의사들이 통풍의 별명을 그 증상에 따라 아주 절묘하게 지은 것이다.

 

그리고 갑자기 관절이 붓고 벌겋게 되며 관절을 잘 움직일 수 없게되는데, 이런 증상은 수 시간에서 수일 후에 사라진다. 그런데, 한참 지나서 기억에서 잊혀져버릴 때쯤 갑자기 두 번째 발작이 찾아오고, 발작 횟수와 증상은 점점 증가하며, 결국 손가락, 손목, 발목, 무릎관절 등 여러 관절까지 침범하게 된다.

 

이러한 통풍성 관절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요산 결정이 덩어리를 이루어서, 피하조직에 침착하여 통풍 결절이라는 딱딱한 혹을 만들게 된다. 통풍 결절은 관절 주위뿐만 아니라 귓바퀴, 신장, 심지어 심장 판막에까지 생긴다. 통풍 결절이 관절에 침착하면 만성 관절염이 되어 통증과 운동장애, 관절의 변형이나 탈구가 초래된다. 신장에 침범할 경우 신장 결석의 형성이나 신장의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으며, 방광까지 내려갈 경우 방광 결석이 생길 수도 있다.

 

통풍 환자의 사망 원인은 신장기능 상실로 인한 요독증이 대부분이다. 그 외 심장과 뇌혈관 장애 등 생명과 직결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통풍 환자는 단순히 통증을 완화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통풍은 누가 잘 걸리는가?

 

BC 400년 무렵 히포크라테스는 거세한 남성과 생리 중의 여성은 통풍이 생기지 않고, 남성은 사춘기 이후부터 통풍이 생긴다.’라고 했다. 그만큼 통풍은 남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우리 나라 통풍 환자는 2012년 기준으로 약 26만 명 정도이며, 그 중에 남성이 90%이다. 통풍의 남녀 비는 20:1로 남자에게 월등히 많이 발생함을 알 수 있다. 여성은 발병을 하더라도 대개 폐경 이후에 발생한다.

 

평균 발병 연령은 44세로 주로 30~40대에 많이 발생한다. 그리고 통풍은 유전되는 경향이 있어서, 가족 중 통풍 환자가 있다면 자신이 통풍에 걸릴 확률이 높으므로 평소 규칙적으로 혈액 검사를 통해 혈중 요산 수치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통풍의 생활요법

 

통풍의 치료와 예방은 철저한 식이요법과 생활관리가 기본이다. 그리고 현대의학의 약물치료, 한의학의 침구치료와 한약치료를 병행하여 제대로 관리만 한다면 고통 없이 정상생활을 할 수 있다.

 

1. 요산 생성의 주범인 퓨린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피하라.

 

퓨린함량이 높은 식품(100g150~180mg이상)인 식품들은 피해야 한다. 특히 육류 내장(, 콩팥, 심장, 지라, , 혀 등), 육즙, 베이컨, 등푸른 생선(고등어, 멸치, 정어리, 청어, 참치, 송어), 홍합, 가리비, , 메주, 효모 등은 꼭 피해야 한다.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 , 가재, , 새우, 흰살생선은 퓨린함량이 100g50~150g으로 가끔 먹어도괜찮지만 역시 과해서는 안되는 식품들이다.

 

2. 술은 절대 금하라.

 

술 특히 맥주와 와인은 퓨린이 많아 통풍발작을 악화시키므로 절대 금해야 한다. 부득이 술을 마실 경우에는 맥주나 와인보다는 소주가 낫고, 소주도 3잔 이상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3. 하루 8~10잔의 물을 마셔라.

 

물을 많이 마시면 이뇨작용에 의해 요산이 배설될 수 있다.

 

4. 저염, 저지방 식사를 하라.

 

짠 음식에 들어 있는 나트륨은 수분의 배설을 방해하여 체내에 요산을 축적할 수 있다.

 

5.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있으면 관리를 철저히 하라.

 

고혈압과 고지혈증은 요산 생성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6. 족탕요법이나 온천욕으로 통풍발작을 예방하라.

 

통풍 발작이 있을 때에는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통증감소에 도움이 되지만, 통풍 발작이 없을 때에는 따뜻한 찜질을 하는 것이 발작 예방에 도움이 된다. 통풍은 요산결정이 관절강에 걸려 통증이 생기는 것이므로, 관절부위를 따뜻하게 함으로써 그 주위에 혈액순환을 좋게 하면 요산결정이 관절에 끼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 방법으로는 족탕요법이나 온천욕이 제격이다. 물에다 청주를 타거나 파뿌리를 망사에 넣어 담가주면 혈액순환이 더욱 좋아질 수 있다.

 

7. 평상시 꾸준히 운동을 하라.

 

평상시 관절을 꾸준히 움직여주면 요산 침착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고, 몸 안의 노폐물도 잘 배출된다. 그러나 유도, 씨름, 골프와 같이 발가락을 자주 사용해야 하는 운동은 오히려 통풍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통풍 체질인 사람은 이런 운동은 삼가도록 한다.

 

통풍의 한방치료

 

한의학에서는 통풍의 원인을 풍()()()으로 본다. 동의보감에서는 몸이 허약하고 피부의 저항력이 약해졌을 때 풍()()() 사기가 온몸의 뼈마디로 돌아다니면서 혈기와 엉겨 싸우기 때문에 아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약요법으로는 풍습(風濕)을 제거하는데 대강활탕, 어혈(瘀血)을 제거하는데 소풍활혈탕을 처방하게 된다.

 

침구요법은 통증이 있는 관절 부위 경혈에, 특히 엄지발가락 관절에 통증이 있을 때는 은백(隱白), 대도(大都), 태백(太白), 공손(公孫), 대돈(大敦), 행간(行間), 태충(太衝) 등의 경혈에 자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