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20 10:47
토요경제 - 피부를 긁으면 부풀어 오르는 피부묘기증(皮膚描記症)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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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를 긁으면 부풀어 오르는 피부묘기증(皮膚描記症) - 토요경제

 

피부가 예민하신 분들, 특히 피부를 긁으면 몇분 내로 긁은 자리가 그대로 빨갛게 부풀어 오르면서, 글자를 쓸 수 있을 정도로 피부가 예민해지고, 온몸이 간질거리고 두드러기처럼 붉어지는 증상을 피부묘기증이라고 한다. 피부묘기증에 대해서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는지 알아보자.

 

피부묘기증에서 묘기(描記)는 그림 그릴 묘(描)자에, 글자 기(記)라는 의미대로, 피부에 글자를 그릴 수 있는 질환이라는 뜻이다. 피부를 긁거나 스치거나 살짝 눌리기만 해도, 그 부위가 부풀어 올라오면서 빨간 발적이 나타나고, 가려움증이 생기는 두드러기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정상적인 피부생리반응과는 달리, 약한 자극에 대해서도 피부와 혈관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현상이다. 알레르기성 질환과 비슷하기 때문에 넓은 의미에서는 피부알레르기 질환의 일종이다.

 

피부 묘기증은 인구의 5% 정도에서 나타나는 흔한 증상으로, 다른 피부질환, 그러니까 두드러기, 알레르기피부염, 아토피, 지루성 피부염과도 동반되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한의학에서는 전반적인 두드러기 증상을 은진(癮疹)이라고 한다. 그 원인으로는 풍(風)과 열(熱)과 습(濕)과 담의 나쁜 기운이 피부에 침범해서 혈(血)이 탁해지고, 열(熱)해져서 생긴다고 설명한다. 한의학에서 바람을 뜻하는 풍(風)이 원인이 되서 나타나는 증상의 특징으로는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고, 증상이 고정되어있지 않고, 변화가 심하고, 외부의 날씨나 기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피부묘기증의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고, 변화가 빠르고 외부 날씨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풍(風)과 연관이 있고, 붉고 부풀어 오르면서 가려운 것은 습(濕), 열(熱),담(痰)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의학에서는 두드러기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요 유발인자로는 음식물, 약물, 스트레스나 외부적인 환경에 의해서 생길 수 있다고 본다.

 

피부 묘기증의 진단은 어렵지 않다. 뭉툭한 볼펜 같은 기구로 피부를 죽 밀어 보면, 바로 혹은 수분 내로 접촉된 부분이 부어오르고, 가려움을 느끼게 되는데, 대개 이렇게 부풀어오르는 증상은 30분 정도 지나면, 자연적으로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것이 보편적인 형태이다.

 

피부묘기증이 있는 경우에 지켜야 할 생활습관을 알아보자. ① 옷은 가려 입는 것이 좋다. 특히, 피부묘기증은 건조한 피부에 화학섬유 등이 닿을 경우에 증세가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옷의 안감이 부드럽고, 땀 흡수가 잘되는 옷을 선택하고, 면 티셔츠, 러닝 등을 속에 받쳐 입는 것이 좋다. 또, 양모, 담요 등은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② 피부묘기증은 피부가 건조할 때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목욕 후에 보습크림을 사용하고, 건조한 날씨에는 가습기 등을 이용해서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 ③ 자극적 음식, 열이 나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술, 겨자, 후추, 커피, 담배 인스턴트 식품 등과 같은 자극적 음식이나, 체내의 열을 조장하는 초코렛, 피자, 자장면, 라면과 같은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화피(樺皮)가 피부묘기증에 한방차로 활용할만한 좋은 약재 중의 하나이다. 화피는 벚나무의 껍질이고, 그 성질이 쓰고 차갑다. 화피는 열을 내리고, 피부소통을 원활하게 해서, 붓기를 가라앉히고, 해독하는 효과가 있다. 예로부터 피부소양감, 두드러기, 설사, 황달, 오래된 기침, 급성 편도선염에 화피를 활용했다. 다만, 비위가 허약해서 설사하는 사람은, 화피의 성질이 차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