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20 10:48
토요경제 - 가슴에 무엇이 걸린 듯 답답하고 삼켜지지 않는 매핵기(梅核氣)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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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무엇이 걸린 듯 답답하고 삼켜지지 않는 매핵기(梅核氣)- 토요경제

평소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신경을 많이 쓰는 분들이나, 갱년기 정도의 여성 중에는 목 안에 무엇인가 걸려있는 듯한 느낌이 나고, 목 안이 조여지는 느낌이 들고, 뱉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침을 삼켜도 넘어가지 않는 듯한 느낌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를 한의학에서는 매핵기라고 진단한다. 매핵기의 원인은 무엇이고, 치료는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자.

 

매핵기란 말을 한문으로 풀어보면, 매실매자(梅)에 씨핵(核)자를 써서, 목 부위에 매실씨앗이 걸린 것처럼 목 부위가 항상 답답하고 간질간질해서, 목에 걸려있는 불편한 무언가를 뱉으려고 해도 나오지도 않고, 삼키려 해도 넘어가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공통적으로 호소하는 증상은, 목에 항상 가래가 낀 것 같기도 하고 이물감이 느껴지기도 하며, 또 생선가시가 걸려 있는 것 같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그래서 자주 흠흠 거리면서 잔기침을 하거나, 마른기침을 하게 되고, 침을 삼키려면 무엇인가 걸리는 느낌이 있어서, 일상생활이 불편하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고, 대체로 신경성이란 말을 듣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한방에서는 인간의 감정을 크게 일곱 가지로 나누는데 그것을 칠정(七情)이라고 한다. 즉 기쁨(喜), 성냄(怒), 근심(憂), 생각(思), 슬픔(悲), 놀람(驚), 두려움(恐). 이 일곱 가지 감정인 칠정이 너무 과도하게 편향되거나, 또는 화병이나 스트레스, 억울함 같은 것을 오랫동안 풀지 못하게 되면, 우리 몸을 흐르는 기나 담이 잘 순환되지 못하고, 인후에 울체(鬱滯)되면 매핵기가 생긴다고 보았다. 그러니까 한의학에서는 매핵기가 생기는 원인이 해부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라고 본 것이다.

 

매핵기는 남자들 보다는 감정의 구조가 복잡한 여성들에게서 훨씬 많이 나타나고, 정신노동을 하는 이른바 화이트칼라층에서 더욱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조그마한 일에도 신경질을 잘 내고, 아주 예민한 사람들이나 소심한 사람들, 평소에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들 그 중에서도 특히 갱년기 여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갱년기가 되면 희노애락같은 감정이, 변화하는 폭이 다른 때보다 훨씬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학생들에게도 매핵기 증상이 많이 나타나는데, 공부와 시험에 대한 긴장과 압박감이 정신적인 고통이 되면서, 매핵기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동의보감에 화를 내게 되면 간(肝)기운이 뭉쳐서 위로 치밀어 오르면서 매핵기 증상을 악화시키고, 찬 음식을 먹게 되면 찬 기운으로 인해서 목이 딱딱하게 굳어지고, 담음이 더욱 잘 생기게 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찬 음식을 적게 먹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매핵기가 있는 분들은 스트레스 해소법과 몰입할 수 있는 자기만의 취미생활을 하시는 것이 좋다.

 

목구멍이 갑갑하고 풀리지 않을 때는 가슴 정중앙에 있는 전중(膻中)혈을 지압하면 좋다. 양 유두를 수평선을 그었을 때 중앙부위에 위치한다. 그러니까, 명치끝에서 위로 7cm정도 올라온 부위에 있는 전중 혈을 엄지손가락으로 꾹꾹 눌러주면 좋다.

매핵기에 진피차나 향부자차를 자주 드시면 좋다. 진피는 귤껍질을 말한다. 세종대왕은 고생한 신하나 좋아했던 후궁을 따로 불러서 귤을 주었다고 한다. 귤껍질인 진피를 한방에선 예전부터 약으로 사용했으며, 기순환을 잘 돌게하고, 가슴에 나쁜 기운이 뭉친 것을 풀어주고, 소화를 돕는 대표적인 약재이다. 약성이 강하지 않아서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차요법으로 활용하면 매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