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20 13:38
토요경제 - 술잔돌리기는? 세균 돌리기!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6,457  

술잔돌리기는? 세균 돌리기! - 토요경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퇴조 국면에 접어든 홍콩에서 ‘잦은 손 씻기’가 가장 큰 ‘공로자’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홍콩의 한 기관이 4월 초 500여명의 홍콩시민을 대상으로 사스 발병 전후 위생환경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6%가 사스 발병 후 손을 훨씬 더 자주 씻는다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배설물도 사스의 주요 전염매체로 화장실 소독을 잘하고 손 씻기만 잘해도 사스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스 뿐만이 아니다. 평소 일상생활에서 지나치기 쉬운 위생습관을 바로 알고 고치면 전염성 질환의 대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

 

1. 상처난 곳에 불지 마세요

넘어져 생긴 찰과상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무의식적 행동이 상처 부위를 시원하게 불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의학적으로는 상처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더구나 상처를 소독한 뒤 그 과정에서 생긴 통증을 줄이기 위해 불어주면 입안의 세균들을 상처에 몰아넣게 된다. 사람의 침 1cc에는 연쇄상구균이나 포도상구균 등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이 1억개가 있다.

 

2. 화장실은 세균의 온상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화장실에는 세균이 우글거린다. 일반적으로 대변에 있는 균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려면 세균이 변기나 문손잡이에 묻은 상태에서 이것이 다시 다른 사람의 손에 묻어야 한다.

따라서 손 씻기를 잘 하면 자신도 모르게 손에 묻혀온 세균을 몸속에 집어넣지 않고 떨쳐낼 수가 있는 것이다.

손을 씻을 때 잘못하면 수도꼭지를 틀면서 수도꼭지에 균을 묻힐 수 있다. 따라서 자동이나 발페달식 수도꼭지가 아니면 일회용 휴지를 이용해 수도꼭지를 틀고 잠그는 게 좋다. 밖으로 나갈 때도 휴지를 이용해 문손잡이를 잡거나 아니면 어깨로 밀면서 나간다. 선진국의 경우는 화장실 문이 대부분 자동이다.

 

3. 술잔 돌리기와 찌개 같이 먹기

술잔 돌리기가 감염을 유발하느냐는 여전한 논란거리. 술잔에 묻은 침으로 B형 간염 바이러스나 에이즈 바이러스 등이 전파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에이즈보다 전염성이 강한 B형 간염 바이러스도 악수나 가벼운 뽀뽀, 보균자가 요리한 음식, 감염자와의 대화, 재채기 혹은 기침 등으로는 잘 옮겨지지 않는다.

그러나 술잔을 권하는 사람의 침 속에는 목의 통증이나 고열, 두통, 근육통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헤모필러스 인플루엔자 등과 같은 세균이 많다. 또 침을 통해 충치균이 옮겨질 수 있으며 입안에 상처가 있는 사람의 경우는 상처를 통해 균이 침투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술잔 돌리기가 비위생적인 것만은 틀림없다.

찌개는 팔팔 끓을 때는 별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균이 옮겨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손을 제대로 씻지 않은 사람이 사용한 숟가락이 국에 들어갈 경우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이질균 등이 전파될 수도 있다. 따라서 각각의 그릇을 이용하는 습관이 좋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의학자는 만약 식중독균이 술잔 돌리기나 찌개를 같이 먹는 것으로 감염이 된다면 한국에서는 식중독이 창궐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책장을 넘길 때 침을 묻혀 넘기는 습관은 손에 있는 병균을 입으로 들어가게 할 뿐 아니라 책에 묻어 있는 균을 입에 넣기도 한다. 특히 식중독균이나 결핵균 등에 감염된 사람이 만진 책을 다른 사람이 만지는 경우 옮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