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20 13:49
글마루 - 설사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6,825  

설사 - 글마루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물갈이를 했을 때, 찬 음식이나 상한 음식을 먹었을 때 또는 학창시절 수학여행에서 단체로 식중독에 걸려 밤새 설사로 화장실을 들락거린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흔히들 평소와 달리 묽은 변을 보거나 변을 자주 보면 설사를 한고 하는데, 의학적으로는 수분이 많은 묽은 대변을 하루 4회 이상 보는 것을 설사라고 한다.

 

설사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장운동이 너무 빨라진 경우. 정상적으로 음식물이 위장을 통과해 소장 대장을 통화하는 데에는 12~48시간 정도 걸리는데, 대장의 연동운동이 너무 빨라져 대장 통과 시간이 1~2시간으로 단축되면 내용물이 수분을 그대로 머금고 대변으로 나가면 설사가 생긴다.

 

둘째, 위장관의 수분 흡수장애로 인한 경우.

 

셋째, 식중독이나 위장관의 궤양으로 인해 장관 내로 수분과 전해질, 점액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경우.

 

이렇게 설사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므로, 그에 따른 치료도 여러 가지로 달라진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설사가 나더라도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 문제만 예방한다면 그리 큰 문제는 되지 않으므로, 다음의 식이요법과 주의사항을 잘 지키도록 한다.

 

1. 설사를 할 때는 탈수 방지를 위해 수분 공급이 가장 중요하다. 끓인 보리차 1리터에 설탕 2 작은 스푼, 소금 1/2 작은 스푼을 타서 마시면 탈수현상도 막을 수 있으며, 전해질 균형도 맞출 수 있다. 시중에 나온 이온음료나 약국에 파는 전해질 용액을 이용해도 좋다

 

2. 미음이나 죽에 담백하고 따뜻한 반찬 등 소화가 잘 되는 부드러운 음식을 조금씩 꼭꼭 씹어 먹도록 한다.

 

3.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평소 현미잡곡밥과 채식으로 식습관을 바꾸도록 한다. 섬유질은 정장작용이 있어 대장을 튼튼히 해주며, 대장에 들어온 나쁜 균들을 머금고 몸밖으로 배설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현미, 통밀, 보리 등 섬유질이 많은 곡식들로 주식을 하고,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도록 한다.

 

▶ 설사를 멎게 하는 식품

 

1. 매실차

 

매실은 살균작용과 정장작용이 있어서 배탈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내장 평활근 이완작용이 있어서 복통을 진정시키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잘 익은 매실과 설탕을 같은 분량으로 유리병에 담아 밀봉해서 그늘진 곳에 두면 엑기스가 나옵니다. 설사나 배앓이를 할 때 엑기스 2~3스푼을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면 도움이 된다.

 

2. ‘탄닌’이 함유된 감, 도토리, 밤

 

감, 도토리, 밤 껍질의 공통점은 바로 ‘떫은맛’. 이 음식들의 떫은맛은 ‘탄닌’이라는 성분에서 나오는데, 탄닌은 지사작용이 아주 강하여 일반 가정에서 설사 비상약으로 써도 전혀 손색이 없다.

 

감, 감잎, 감꽃, 감꼭지, 곶감 등 감나무에서 나는 것은 모두 설사에 쓸 수 있으며, 도토리는 껍질을 벗겨 볶아서 가루 낸 것이나 시중에 파는 도토리 가루를 1큰술 씩 따뜻한 물에 타서 수시로 마셔도 좋다.

 

밤은 하얀 털이 붙어 있는 속껍질에 탄닌 성분이 많으므로 명절이나 제사 때 밤을 까고 껍질을 모아서 말려 가루 내어 두었다가 설사를 하면 따뜻한 물에 1큰술 타서 공복에 마시거나, 그냥 군밤을 공복에 5~10개를 먹어도 좋다. 그러나 변비가 있는 사람들은 이들 음식을 피하도록 한다.

 

3. 생강 계피

 

찬 음식을 먹기만 하면 아랫배가 사르르 아파 오면서 설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생강과 계피가 도움이 된다. 생강은 성질이 따뜻하여 내장을 훈훈하게 데워주고 위장으로 혈액순환을 좋게 해 위장관의 수분을 잘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계피 또한 성질이 따뜻하여 말초혈액 순환을 촉진시켜주며, 위장이 찬 사람들의 장기능을 개선시켜주는 효능이 있다. 생강과 계피 20g을 물 1ℓ로 1시간 30분간 달여서 하루에 여러 번 마시도록 한다.

 

▶ 설사에 효과좋은 지압, 찜질요법

 

평소 설사가 잦고 소화가 잘 안될 때는 중완, 천추, 관원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면서 세게 눌러주면 도움이 된다. 중완은 명치와 배꼽의 중간지점이며, 천추는 배꼽에서 손가락 3개정도 바깥에 있으며, 관원은 배꼽 5cm 아래에 위치한다.

 

그리고 찬 음식을 먹거나 배를 차게 해서 설사가 날 때, 또는 평소 술을 많이 마셔 설사가 잦은 경우는 굵은 소금을 프라이팬에 볶아 보자기에 넣고 배꼽에 얹어 찜질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그 외 갑자기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날 때는 ‘이내정(裏內庭)’이라는 경혈에 뜸을 10~15장 뜨거나, 담뱃불로 데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뜸을 떠 주는 것도 좋은 응급처치법이다. 이내정은 발바닥에서 2, 3번째 발가락이 만나는 점에서 조금 더 올라가 움푹 들어가는 점이다.

 

▶ 이럴 땐 병원으로

 

1. 1일 6~8회의 묽은 변을 보고, 설사가 2일 이상 계속될 때 식중독이나 장염 등으로 인한 탈수가 우려되므로 병원에 가야한다.

 

2. 대변에 피나 점액질이 섞여 나올 때 이질이 의심되므로 병원에 가야 한다.

 

3. 고열, 오한, 구토, 복통이 동반되는 설사가 3일 이상 계속될 때 장염이나 이질이 의심되므로,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4. 체중이 2kg이상 감소되었을 경우 탈수증상이 심하므로, 병원에 가서 수액을 보충해야 한다.

 

5. 같은 음식을 먹은 사람들이 같은 증상을 보이며 설사를 하는 경우 식중독이 의심되므로 빨리 병원에 가서 원인을 밝히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6. 입이 마르고, 하루에 한번정도로 소변횟수가 줄고, 피부가 건조하며, 힘이 없고 어지러우며, 맥박이 빨라지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탈수의 위험이 있으므로 병원으로 간다.

 

7. 평소 당뇨, 간장질환을 앓아 몸이 쇠약한 경우.

 

8. 어린이나 노인의 경우 탈수가 있어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으므로, 바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도록 한다.

 

▶ 설사가 잦으면 ‘마’를 먹자.

 

변을 자주 보거나 무른 변을 보시는 분들은, 흔히 ‘나는 장이 나빠’라고 한다. 이런 분들에게는 ‘야산의 뱀장어’로 불리는 ‘마’를 추천한다.

 

백제 무왕의 어릴 적 이름은 서동(薯童:마를 캐는 아이)으로 신라의 선화공주를 얻기 위해 ‘서동요(薯童謠)’라는 노래를 지어 퍼트렸다는 전설이 있는데, 그 노래는 “선화공주님은/남몰래 사귀어(통정하여) 두고/서동(薯童) 도련님을/밤에 몰래 안고 가다.”이다. 이 노래가 풍기는 뉘앙스처럼 무왕은 실제로도 상당한 정력가였다는데, 그 원동력은 바로 선왕이 어릴 적부터 즐겨 먹었던 ‘마’에 있다고 한다.

 

마를 자를 때 나오는 끈적끈적한 물질은 ‘뮤신’이라는 성분으로, 이 뮤신은 강력한 자양강장제이며 소화기관을 보호하는 작용이 있어서 설사, 위산과다, 위궤양에도 두루 효과적이다. 그리고 마에는 디아스타제라는 소화효소가 함유되어 식욕증진과 소화촉진의 효능도 있다. 마를 씻어 껍질을 벗기고 강판으로 갈아 불린 쌀과 함께 죽을 쒀 먹거나, 그냥 쪄 먹어도 좋다.

 

▶ 여행 할 때, 물을 갈아먹으면 왜 배앓이를 할까?

 

객지를 여행 할 때, 물을 갈아먹고 배앓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식수가 위생적이 못한 지역에서 병균이 들어있는 음식과 물을 먹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지역 사람들은 왜 괜찮은 것일까?

 

그것은 거기서 오랫동안 살고 있던 사람의 몸에는 그곳에 만연한 병균에 대한 저항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 지역 사람들은 그 병균에 대한 저항력이 부족하므로 설사, 복통 등의 배앓이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타 지역 사람이라도 2주정도 지나면 그 지역의 주민들처럼 몸에 저항력이 생겨 차차 설사를 하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