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들은 조심하세요, 지방간
대한당뇨병학회 지방간 연구회가 발간한 '지방간과 당뇨병 통계 2022'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의 지방간 유병률은 39.3%로 나타났다. 남성은 55.6%로 여성 21.1%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연말연시를 맞아 술자리 모임이 잦아지는 요즘, 오늘은 애주가들이 특히 주의해야 할 지방간에 대해 알아보자.
지방간이란
지방은 간 무게의 5% 이내를 차지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지방을 과도하게 섭취하거나, 또는 간에 유입된 지방을 대사 하는 과정에 결함이 생겨, 과다 축적된 지방이 전체 간 무게의 5% 이상을 차지한 것을 ‘지방간’이라고 한다. 지방간이 되면, 간의 색깔은 붉은색에서 황색으로 변하고, 크기도 커진다.
지방간의 원인
지방간의 가장 흔한 원인은 만성적인 음주,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이며, 그 외 스테로이드나 항생제와 같이 간 기능을 떨어뜨리는 약물로 인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상습 음주자의 50% 이상에서 발견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가장 흔한 원인인 비만에서는 70~80%에서 지방간이 발견된다. 이들은 대개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성인병을 동반하므로 건강을 위해 체중감량이 필수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7년 28만 3,038명에서 2022년 40만 7,719명으로 5년간 44% 이상 늘었다.
지방간의 진단
지방간은 대개 증상이 뚜렷하지 않지만, 피로나 오른쪽 갈비뼈 밑의 불쾌감 혹은 무거운 느낌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서서히 진행된 후,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혈액 검사에서 간 효소치인 GOT(AST), GTP(ALT)가 약간 상승하고,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정상보다 높게 나오며, 만성적인 음주력이 있거나,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으면 지방간을 의심할 수 있다. 지방간의 확진을 위해서는 초음파를 시행한다. 초음파 검사에서 정상보다 간이 더 밝게 보이며, CT 검사에서 더 어둡게 보이면 지방간을 확진할 수 있다.
지방간의 치료
지방간을 치료하지 않으면,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10~35%는 알코올성 간염으로 진행되고, 알코올성 간염 환자의 8~20%는 간경화로 진행되며, 이 중 15% 정도는 간암으로까지 악화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경우, 약 10%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으로 진행되며, 이 중 30~40%는 간경화로 악화된다. 그러므로 큰 병이 되기 전에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간 치료의 대원칙은 지방간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즉 애주가는 술을 끊고, 비만인은 운동과 저지방식으로 체중을 줄이고, 당뇨병과 고지혈증 환자는 기존의 질환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한 달가량 금주하면, 간세포 안의 지방질이 사라지고, 피로감과 오른쪽 상복부 불쾌감도 말끔히 없어질 수 있다. 그러나 술과 함께 기름지고 푸짐한 안주를 즐긴 사람들의 경우, 오랫동안 누적된 지방질을 제거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들은 음주와 더불어 영양 섭취 과다와 불규칙한 식생활로 인해 이미 당뇨병이 잠복해 있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알코올, 과식, 비만, 당뇨 등 여러 가지 원인들이 혼합된 경우에는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한 체중감량이 필수다. 특히 지방간 유발인자인 중성지방이 함유된 단 음식과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삼가고, 간세포 재생을 돕는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 외 간의 대사 작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우유와 유제품, 채소 등도 함께 섭취하기를 권한다. 운동은 약하게 시작하여 점차 강도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깅, 빨리 걷기, 등산, 사이클 등 유산소 운동이 적당하며, 일주일에 4~5회 정도 해야 효과적이다.
지방간에 좋은 음식
1. 녹즙 : 녹황색 채소의 베타카로틴은 지방간의 악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요리 과정에서 파괴되는 것을 막으려면 녹즙으로 먹는 것이 좋은데, 쑥, 미나리, 당근, 호박, 토마토, 브로콜리, 시금치, 양배추 등을 추천한다. 단, 주의할 점은 채소만 가지고 녹즙을 만들어 먹으면, 섭취량이 많아져 오히려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요구르트나 주스를 혼합하여 만드는 것이 좋으며, 한 번에 100㏄ 정도로 하루 한 잔이 적당하다.
2. 오미자 : 실제로 오미자를 단기간 투여해도 간 효소치인 GOT, GTP가 정상화되며, B형 간염에도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말린 오미자를 가루 내어 하루 두 번, 1 작은 술씩 따뜻한 물과 복용한다. 또는 물 800cc를 끓인 다음, 오미자 20g을 넣어 한소끔 끓인 뒤, 식혀서 하루 동안 나누어 마셔도 좋다.
3. 등푸른생선 : 단백질은 간에서 중성지방의 함량을 낮추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이다. 쇠고기나 돼지고기보다는 등푸른생선의 단백질이 부드럽고 흡수가 더 잘 되므로, 꽁치, 고등어, 참치 등을 먹도록 한다. 다만 간경변으로 인한 간성 혼수가 있을 때는 단백질 섭취를 금한다.
4. 다슬기, 재첩, 모시조개 : 조개류에 들어 있는 타우린은 간의 피로를 풀어주고 해독 능력을 북돋아 주는 효과가 있어 해장음식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특히 타우린이 많이 함유된 다슬기, 재첩, 모시조개는 담즙 분비를 촉진하고 간 기능을 회복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므로, 껍질째 끓여 그 국물을 자주 마시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