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의 증상과 합병증

1. 고혈압으로 나타나는 증세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는 뚜렷한 증세가 없으며, 중증 고혈압 단계나 합병증이 발생해야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혈압의 증세로 잘 알려진 두통, 어지럼증, 코피, 뒷목 뻣뻣함 등은 모든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고혈압과 관계없이도 나타나기 때문에 증세 자체로만 고혈압이라고 진단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고혈압으로 인해 나타나는 일반적인 증세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두통

고혈압 환자의 20% 정도에서 나타나며, 주로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뒷머리가 아프거나 뻐근하며 한두 시간 후에는 저절로 나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②. 어지럼증

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은 앉았다 일어설 때 어지럼증이 자주 발생합니다. 정상적으로는 앉았다 일어서면 혈압이 높게 조정되면서 머리까지 혈액이 공급되어 어지럼증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혈압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혈압이 항상 낮게 유지되기 때문에, 앉았다 일어설 때 머리까지 혈액이 공급될 정도로 혈압이 높아지지 않고 오히려 혈압이 더 떨어져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를 ‘기립성 저혈압’이라고 합니다.

2, 고혈압으로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

고혈압은 그 자체의 특별한 증세 때문이 아니라, 치명적인 합병증 때문에 무서운 질병입니다. 고혈압은 치료받지 않고 7~10년을 지내면 치명적인 여러 가지 합병증이 나타나 수명도 10~20년 짧아지게 됩니다. 합병증은 여자보다는 남자에게서, 노인보다는 젊은이에게서 흔히 발생합니다.

① 뇌혈관 질환 (뇌출혈, 뇌경색)

고혈압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뇌출혈입니다. 이는 고혈압으로 인해 미세한 뇌 동맥이 파열됨으로써 피가 뇌 조직을 손상시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뇌출혈이 발생하면 심한 두통과 함께 의식이 혼미해지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고혈압이 뇌출혈을 유발하여 뇌졸중이 발생하면 반신불수, 언어 장애, 기억력 상실, 치매 등이 나타납니다. 뇌졸중 환자의 약 80%에게서 고혈압이 나타나므로,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혈압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뇌졸중(중풍)은 고혈압의 합병증 중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발생하는 것으로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 발생하며, 고혈압 환자에서 정상인보다 7배 더 발생합니다. 심한 두통, 구토, 어지럼증, 반신불수, 반신 감각 이상, 의식손상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② 심부전증

고혈압이 지속되면 심장 근육이 비대해지고 기능이 저하됩니다. 그 결과 운동할 때 호흡 곤란을 느끼고, 심지어는 휴식할 때도 숨쉬기가 어려워지며 부정맥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한 발이나 폐에 부종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심장 기능이 떨어져 체내에 필요한 혈액량을 공급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심부전’이라 합니다. 고혈압 환자에서 정상인보다 4배 더 발생하며, 움직일 때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하고 기침이 납니다.

③ 관상동맥 질환

고혈압은 흡연, 고지혈증과 함께 동맥경화증의 3대 발생 위험 인자로 꼽힙니다. 혈관이 고혈압 때문에 손상되면, 백혈구 및 혈소판 등이 손상 부위를 치료하기 위해 반응하여 동맥경화를 유발합니다. 고혈압 환자에서 정상인보다 3배 더 발생합니다.

㉮ 협심증 : 혈류의 일시적인 장애로 인해 활동 시 가슴 중앙부에 약 2~3분간 지속되는 압박감 또는 쥐어짜는 느낌이 나타납니다.

㉯ 심근경색증 :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혀 심장 근육이 죽은 경우로, 통증이 아주 심하며 곧바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④ 신장 질환(신부전증)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초기에는 단백뇨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점차 악화되면 신경화증, 신부전증, 요독증 등의 만성 신부전이 발생합니다.

고혈압이 오래되면 신장의 모세혈관이 높은 압력에 손상을 받아 노폐물을 거르는 기능을 잃어버리고, 심해지면 신부전으로 인해 빈혈, 부종, 요독증 등이 나타납니다.

⑤ 눈(고혈압성 망막증 : 안구 내 출혈, 시력 저하)

고혈압이 오래되면 망막의 모세혈관이 높은 혈압에 견디지 못하고 출혈이 되면서 망막 기능을 상실하여 시력이 떨어지고 심하면 실명하게 됩니다.

⑥ 기타

고혈압은 그 외에도 흉부 또는 복부에 동맥류를 유발하거나 말초동맥 질환 및 망막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3, 단계별 고혈압의 치료

① 경계 혈압, 고혈압 전단계(120/80~139/89mmHg)

이 단계는 고혈압으로 발전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적절한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 고혈압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 금연하도록 합니다.

-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도록 합니다. 즉 과일과 채소, 저지방 유제품의 섭취와 저염분 식사가 좋습니다.

-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 매일 중등도 강도로 30분 정도 운동하도록 합니다.

- 적정량의 음주를 주 2회 미만으로 합니다.

특별한 질환이 없는 건강한 성인이라면 고혈압 전단계에 약물치료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혈압이 130/85 mmHg 이상이라면 고혈압의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2배 가까이 높으므로 혈압을 낮추기 위한 생활요법을 시작해야 합니다. 또한 혈압이 130/85 mmHg 이상이면 ‘가면고혈압’일 가능성이 높고, 가면고혈압은 약물치료가 필요하므로 가정혈압이나 활동혈압을 활용하여 더 정확하게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② 1단계 고혈압(140/90~159/99mmHg)

수축기 혈압(최고혈압)이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최저혈압)이 90mmHg 이상이라면 1단계 고혈압으로 진단합니다. 물론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 둘 다 이 범위에 속해도 1단계 고혈압입니다. 이 단계부터는 약물요법이 필요하고, 여기에 더불어 생활요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③ 2단계 고혈압(160/100mmHg 이상)

수축기 혈압이 160mmHg 혹은 그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100mmHg 또는 이를 넘는 경우(두 숫자 모두 이 범위를 넘겨도) 2단계 고혈압으로 진단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최대한 빨리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을 막거나 늦추는 것이 중요하므로, 혈압을 목표치까지 낮추기 위해서 즉시 약물치료를 하여야 합니다.

4. 고립성 수축기 고혈압

종종 수축기, 즉 수축기 혈압만 증가된 경우가 있는데, 이를 ‘고립성 수축기 단독고혈압’이라 하고 특히 60세 이상의 노인에게서 흔하며 약물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5. 다른 건강 문제가 동반된 고혈압

고혈압은 다음과 같은 다른 질환과 동반되어 나타나는 일이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더 엄격한 혈압조절이 필요합니다.

6, 혈압이 갑자기 올라갔을 때의 대처법

갑자기 혈압이 상승하여 뇌, 심장, 신장 장애로 생명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을 ‘고혈압성 응급증’이라 합니다. 혈압을 측정하여 200/12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지속적으로 130mmHg 이상이면 혈관 장애를 동반하는 위험한 상황이므로 다음과 같은 응급처치를 필요로 합니다.

① 머리를 높게 눕히고, 안정을 취하게 한다.

② 혈압이 떨어지지 않으면 니페디핀 10mg을 혀 밑에 넣는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가 있는 집에는 니페디핀을 미리 처방받아 응급 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③ 30분 후 혈압을 측정하여 강압 효과가 적으면 다시 투여한다. 대개는 25%에서 30분 이내 혈압의 감소를 관찰할 수 있다.

④ 의식이 정상이면 혈압을 반복 측정하여 안정되면 전문의에게 의뢰한다.

⑤ 의식이 나빠지면 곧 응급차를 부르고, 전문의에게 연락하는 동시에 기도 확보, 산소 흡입 등 처치를 실시한다. 환자가 토하면 구토물이 폐로 넘어가지 않도록 얼굴을 옆으로 돌린다.

7, 고혈압의 위험인자

(1) 환자가 조절할 수 없는 위험인자

① 나이 : 나이가 증가할수록 고혈압의 발생위험도 증가합니다.

② 가족력과 유전 : 고혈압은 유전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가족 중 고혈압 환자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고혈압의 발생위험이 증가합니다.

(2) 환자가 조절할 수 있는 위험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