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의 발기부전
  
 작성자 : 이광연한의원
작성일 : 2024-02-19     조회 : 736  


한의학의 발기부전

 

한방에서 보는 발기부전

한방의학에서 인체를 구성하는 요소에 정()이란 것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뜻이 있는데, 음식을 먹고 섭취하는 영양분과 여기에서 생기는 에너지가 하나이고, 자식을 생산을 할 수 있는 정액이 나머지 하나입니다. 생식 기능으로서의 정()이란 음양의 요체로서 비밀스럽게 간직했다가 일이 생기면 내보내야 합니다. 그런데 양기가 견고하지 못하여 은밀히 저장을 못하면 정액이 새어나가게 됩니다. 낮에 나오는 것은 유정 또는 유설, 밤에 꿈을 꾸며 나오면 몽정 또는 몽설, 소변과 같이 나오면 요정이라고 하며, 이를 통틀어서 활설 또는 백음이라고 합니다. 또한 성관계 중에 때 이르게 정액이 나오면 조설 또는 조루라고 합니다.

 

이렇게 되는 원인을 동의보감에서는 성에 대한 상상이 풍부한데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하면 음탕한 생각이 바깥으로 넘치고, 너무 색을 밝혀서 생식기 주위의 근육이 무력해져 생긴다.”라고 하였습니다. 결국은 오장이 편안하지 못하고 정신이 피폐한 것이 원인입니다. 이른바 양기가 약하다.’, ‘정력이 약하다.’라고 하는 허로(虛勞)에 속하는 병입니다.

 

한방에서는 병적으로 정액이 새는 것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보았습니다. 한방에서 심장은 임금과도 같아서 다른 오장육부를 다스리는 기관이라고 합니다. 심장이 허약해지면 정액을 저장하는 신장의 기능을 다스리지 못하여 정액이 새어나가게 됩니다. 둘째로는 선천적으로 장부가 허약하고 원기가 부실해서 신장이 정액을 저장하지 못하고 새어나가는 것으로, 이는 치료하기가 어렵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발기부전을 음위(陰痿), 양위(陽痿), 양사불거(陽事不擧) 등으로 칭해왔습니다. 그 원인을 다섯 가지로 보고 각각의 원인에 따라 치료를 달리하였습니다.

 

첫 번째로는 음허화왕(陰虛火旺)입니다.

음허화왕이란 인체의 정미로운 기운인 정()이 심하게 소모되어 도리어 열이 나는 경우를 말함입니다. 우리 몸에서 각각 심()과 신()은 화()와 수()로 표현할 수가 있습니다. 즉 우리 몸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곳이 바로 심과 신입니다. 그중에서 신()에서 정()을 많이 소모하면 신의 기운이 쇠퇴하여 우리 몸에 화의 가운이 강성해지는 상태를 음허화왕이라고 하였습니다. 쉽게 예를 들어 자위행위를 많이 한 상태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형의 환자들은 성적 충동이 생기기만 해도 정액이 흘러나오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며 꿈을 많이 꾸고 입술이 자주 마르고 소변을 적고 진하게 보기도 합니다.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지백지황환(知栢地黃丸)을 사용하여 치료합니다. 지백지황환이란 우리 몸에 정()을 보하는 대표적인 처방인 육미지황탕에 허열(虛熱)을 꺼주는 지모와 황백 등을 가감하여 우리 몸속에 과하게 생긴 열을 꺼주며 소모된 정을 보하는 매우 효험한 처방입니다.

 

두 번째로는 중기부족(中氣不足)입니다.

중기부족의 중()이란 우리 몸의 소화기계를 말함입니다. 따라서 소화기계에 이상이 생겨서 우리 몸속에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상태로 인한 발기부전을 말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발기는 가능하나 발기된 성기가 단단하지 않고 물렁물렁한 환자가 많으며 또한 평상시 기운이 없고 항상 피곤한 만성 피로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환자에게는 보중익기탕을 처방합니다. 중기(中氣)가 부족하니 그 부족한 것을 채우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으로 꾸준히 치료하면 효험을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는 간신부족(肝腎不足)입니다.

간과 신은 우리 몸에서 음()으로 구분할 수 있는 장기들입니다. 즉 음()으로 대표되는 우리 몸의 영양분을 만들어 내는 기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교 시에 소모되는 정액과 에너지 또한 음()에서 나오는 정()이라고 하므로 간과 신의 에너지가 부족하게 되면 자연스레 정액과 난자로 대표되는 정()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유형의 환자들은 성기가 위축되어 아예 발기가 불가능한 환자들로서 그 외에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쑤시며 눈이 어지럽고 귀에서 이명이 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환자들은 간과 신의 기운이 매우 쇠락한 경우로서 사육탕(四六湯)을 사용합니다. 사육탕이란 사물탕(四物湯)과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을 합방한 처방입니다. 두 처방 모두 우리 몸에 음()을 보하는 대표적인 처방으로 두 개를 합방하여 처방함으로써 간과 신의 쇠락한 기운을 보할 수 있게 됩니다.

 

네 번째로는 명문화쇠(命門火衰)입니다.

명문이란 실제 우리 몸에 존재하는 기관이라기보다는 우리 몸이 처음 생겨날 때 정자와 난자가 합쳐지면서 생기는 근본적인 에너지, 즉 선천지기로 인한 에너지를 말함입니다. 즉 명문화란 우리 몸에서 꾸준히 소비되는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에너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따라서 명문화가 쇠하였다는 것은 우리 몸의 에너지 자체가 떨어졌다는 의미로써 자연스레 발기 또한 되지 않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 역시 성기가 위축되어 발기조차 되지 않습니다. 또한 그 외에 무릎과 허리가 아프고 시리며 특히 추위에 견디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환자들에게는 우귀음을 주로 처방합니다. 우귀음이란 명문의 다른 이름인 우신(右腎)을 보한다는 의미의 처방으로써 우귀음을 장복하면 이러한 유형의 환자들에게 효과가 좋습니다.

 

다섯 번째로는 심신휴손(心腎虧損)입니다.

위에서 심과 신의 관계는 물과 불의 관계로써 우리 몸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의미로 사용된다고 하였습니다. 즉 심과 신이 둘 다 손상을 받아 항상성이 조절되지 않고 우리 몸의 기능 자체가 현저히 떨어진 경우를 말함입니다.

 

마찬가지로 발기조차 되지 않으며 꿈을 많이 꾸고 잠을 잘 수 없으며 잘 놀라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환자들에게는 귀비탕을 사용하여 우리 몸의 항상성을 조절해주면 치료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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