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우리가 한의원에 가면,가장 많은 치료를 받는 것이 침치료입니다. 한 번쯤 발목이나 허리를 다쳐서 침을 맞은 경험이 있으실 텐데요. 이런 염좌뿐만 아니라 여러 질병을 침으로써 치료할 수 있는데, 오늘은 그 작은 침으로 어떻게 치료가 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침은 아주 오래 전부터 시술했던 치료 방법이죠?
침의 기원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석기시대부터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데 그 시대에 사용되었을 침을 폄석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은 돌이나 옥을 갈아서, 송곳이나 쐐기 모양으로 만든 것으로, 초기에 폄석은 피부를 자극하거나, 얕게 찔러서 피를 내거나, 고름을 짜내는 데 쓰였고, 그런 시술의 형태가 점점 발달하면서, 오늘날의 침구 치료의 형태가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2, 우리나라의 침의 역사는?
우리나라 침의 역사를 보면, 신라 문무왕 12년(672)에는 침, 뜸과 서적을 중국에 수출하였다는 기록이 있고,신문왕 12년(692)에는 의학교를 설치하여, 의사를 전문적으로 양성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 일본 쪽의 문헌에 의하면, 신라에서 침술을 배운 인물이 일본으로 돌아가서 침 박사가 되었다고 하니까, 신라의 침뜸술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겠죠.
우리나라의 침술 수준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죠, 현대의학의 발전이 세계 1차대전과 2차대전을 겪으면서 많은 발전을 했던 것처럼, 우리나라의 침구학도 조선시대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짧은 시간에 많이 발전했습니다.
3. 침의 효능은?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생명 활동을 유지하는 본질인 기혈(氣血)이 운행하는 통로를 경락(經絡)이라 하고, 그중에서도 중요한 거점을 경혈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경락이 지하철이라면 경혈은 지하철역인 셈이지요,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혈이 경락이라는 통로를 정상적으로 운행하고 있다가도, 어떠한 요인 인해서 기혈의 운행이 비정상적으로 되거나, 정체되는 경우에는, 질병이 생기게 됩니다.
결국 질병이란, 인체에서 기혈의 순환이 비정상적인 상태에 있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비정상적인 흐름을 침(鍼)을 이용해서, 정상적으로 흐를 수 있도록 조절해서,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침 치료입니다.
4. 침은 어떤 질환에 효과가 좋은지요?
일반적으로 침은, 뜸에 비해서 급성으로 오는 질환에 치료 효과가 좋은 편인데,
① 급성 염좌==운동 중이나 보행 중에 발이나 무릎 허리를 삐끗
② 급성 근육통==정상적이던 근육이 통증을 일으킨 경우
③ 급체==음식을 급하게 먹고 나서 배가 아픈 경우
④ 급성 관절통==급성으로 관절에 통증이 오는 경우,
⑤ 급성 염증 등의 급성질환에 더 효과가 좋고,
⑥ 마비 질환==갑자기 손발이 마비가 오는 경우, 중풍,
진정 작용, 혈압강하작용도 있습니다.
5. 체력이 떨어지는 분들은 침을 많이 맞으면 기가 없어진다고 하는데, 괜찮은 건가요?
대체로 침 자체에도, 보법과 사법이 있지만, 대략 침은 사하는 치료법이고, 뜸은 보하는 치료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보하는 치료는, 기운을 보충하고 보호하는 방법이고, 사하는 치료라는 것은, 공격하고 깎아낸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체력이 강하면, 매일 침을 맞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침은 부분적으로 기운을 없애는 사법이기 때문에, 체력이 약한 어르신의 경우에는 매일 치료를 받기가 힘들면, 체력을 생각해서 이틀에 한 번이나, 3일에 한 번 정도 몸의 상태를 보면서 침 치료의 횟수를 정 하는 것이 좋습니다.
6. 침을 맞고 몸살이 나는 것을 침 몸살이라고 한다던데요.
침 몸살이란, 침을 맞고 난 후에, 무기력하고, 몸이 힘들어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현상을 말하는 것인데요, 주된 증상으로는 어지럽다던가, 울렁거린다던가, 힘이 없다던가, 여기저기 이유 없이 몸살처럼 아픈 증상이 있을 수 있는데,
대개는 평소에 만성적인 질환을 가지고 계신 분들, 체력이 많이 떨어지거나, 침에 대해서 극도로 공포를 많이 느끼는 분들, 빈혈이 있는 어르신, 저혈압, 침을 처음 맞는 분들, 오랜만에 맞는 분들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몇 분 안에 없어지고, 가끔 몇 시간 이내에 없어지며, 길게 가더라도 하루 정도면 증상이 없어지니까 그다지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7. 침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지켜야 할 주의점이 있을까요?
침이 모든 상황에 바로 시술하는 것이 아니고, 침 치료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지나치게 몸이 쇠약해진 경우나, 음주 후, 과로, 과식, 금식 후, 심하게 갈증이 날 때, 불안 증세가 심할 때, 장시간 차를 타고 몸이 안정되지 못할 때는, 침 치료를 하는 데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8, 침 치료를 받고 나서 얼마 정도 지난 뒤에 목욕이나 샤워해도 되는지요?
특히 침을 맞은 후에, 바로 샤워나 목욕하는 것은 좋지 않은데요, 그 이유는 침을 맞느라고 기운이 빠진 상태에서 샤워나 목욕을 하면, 체력이 더 떨어질 수 있고, 어지러울 수 있고, 또 침 맞은 자리에 감염 우려도 있으니까, 샤워나 목욕은 침을 맞은 뒤에는 2시간쯤 뒤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9. 예전에 어르신 중에는 관절염 치료에 금침이 좋다고 해서 금침을 맞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러한 금침이 정말 효과는 있는 건지요?
금침이란, 통증이 있는 주변 부위에 금으로 만든 실을 주사하는 치료 방법인데, 원래 금은 성질이 잘 변하지 않고, 부드러운 연성이 크기 때문에, 예로부터 장수하고 부귀하여지라는 의미로, 돌잔치에 금반지를 주는 풍습이 지금도 있죠.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대에 금사를 주사기로 주입하는 방법이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는데요. 어르신들을 가끔 X-ray 검사하면 금침이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금침이, 관절염이나 통증 질환에 부분적으로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 몸에서는 이물질로 인식되고, 무자격자에게 시술받을 경우에 비위생적인 시술 과정으로 인해서, 감염 등의 다른 질병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10. 일반적으로 침을 맞은 다음에 피가 나와야 시원하고 병이 낫는다던데요?
침을 맞은 부위에서 출혈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특히 어르신들은 침을 맞고 피가 나오면, 나쁜 피가 나온다고 생각해서 시원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침을 놓는 혈 자리는, 혈관과 신경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종종 출혈이나 멍이 잘들 수 있지만, 혈관은 탄력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잠깐 동안의 압박으로 곧 지혈이 되고, 멍이 들었다고 하더라도 3~5일 정도면 대부분 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침을 맞고 피가 나와야 하는 것은 아니고, 출혈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해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11, 침 치료를 했을 때 한번 맞고 효과가 없으면 더 맞을 필요가 없다던데요, 그것이 사실입니까?
일침, 이구, 삼약 (一針二灸三藥) 이란 말이 있는데, 일침이라고 하니까, 침은 한 번 만에 나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속설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장에 관한 뜻은, 침은 한번 맞고, 뜸은 두 번 뜨고, 약은 세 번 먹으면 효과가 있어야 한다거나, 효과가 가장 좋은 것이 침이요, 두 번째가 뜸이요, 세 번째가 약이라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는 치료에서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는 순서를 말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침은 침 도구만 있으면, 침 치료를 가장 빨리할 수 있고, 그 다음에 뜸은 쑥을 말아서 불을 붙여야 뜸을 뜰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약은 탕약을 달여서 복용할 수 있는 순서를 말한 것이지, 어느 한가지 치료가 다른치료 보다도 우선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침과 뜸, 탕약 모두 한의학에서는 병을 치료하는 동등한 도구이죠.
오늘은 우리 한방의 주 치료 방법인 침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