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황청심원
  
 작성자 : 이광연한의원
작성일 : 2024-02-19     조회 : 1,049  


우황청심원

 

한국인의 만병통치약 우황청심원. 집집마다 몇 통은 구비해두고 정신적 충격, 두통, 어지럼증, 신경과민, 불면증, 심지어 소화불량 등 몸에 이상만 생기면 쉽게 찾는 약이 우황청심원입니다. 특히 수험생들은 큰 시험을 보기전에 한번쯤 먹어 마음을 안정시키기도 하는데요. 과연 우황청심원은 어떤 약일까요?

 

 

. 우황청심원은 무엇인가요?

 

우황청심원은 허준의 '동의보감'속에 기록된 한방 처방으로 묘방, 비방으로 일컬어지며 거의 만병통치 또는 기사회생의 영약으로 알려져 오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의 우황청심원은 산약, 감초, 인삼, 포황, 신국, 서각, 대두황권, 육계, 아교, 백작약, 맥문동, 황금, 당귀, 방풍, 주사, 백출, 시호, 백복령, 길경, 행인, 천궁, 우황, 영양각, 사향, 용뇌, 웅황, 백렴, 건강, 금박, 대추, 꿀로 총 31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우황청심환은 언제부터 생긴 것인가요?

 

문헌상 우황청심원은 태평혜민화제국방’(송대 1107)에 처음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라 문무왕(661681)이 당나라(618907)에 조공품으로 우황을 보냈다는 기록과 중국에서 고려황(高麗黃)을 진환(眞丸)으로 불렀다는 것 등에서 우리나라가 원조라는 설이 지배적입니다.

 

또한 중국과 우리 것은 명칭도 다르고 들어가는 약재도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의 정식 명칭은 우황청심원(). 중국은 우황청심환(), 우황상청환, 우황진경환 등 여러 명칭으로 쓰고 있으며, 현재 우황청심원을 만드는 약재도 중국의 경우 10여종으로 25~31종의 약재가 들어가는 우리의 것과는 차이가 납니다.

 

 

. 우황청심원에 들어가는 약재들 중에 중요한 약재가 우황과 사향이라는데, 어떤 약재인지 설명해주시겠어요?

 

우황(牛黃)은 소의 담낭, 담낭관(膽囊管)이나 간관(肝管) 속에 있는 결석입니다. 혼백(魂魄)을 안정시키며 몸 안의 불순물인 담()이 신체를 마비시키거나 정신을 어지럽게 할 때 쓰는 약재입니다.

 

사향(麝香)은 사향노루 수컷의 서혜부에 주머니 모양의 향선낭중의 분비물로서 그 향기가 응체된 된 것을 풀어주어 막힌 것을 소통시켜주며 마음을 진정시켜주며 부인과에서 분만 시의 장애와 소아의 경기와 놀라서 경기를 할 때에도 씁니다. 따라서 중풍에 신진대사가 정체되어 정신을 잃거나 목에 가래가 끓을 때 탁월한 효과를 보입니다.

 

좋은 향기와 부정하거나 나쁜 기운을 없애주는 효능이 있다고 하여 예전에는 신부가 사향주머니를 착용하기도 하였으며 고급화장품에 들어가기도 하죠.

 

이외에 코뿔소의 뿔인 서각(犀角)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풍으로 인한 독(風毒)을 치료하며 경기(驚氣)나 열()이 심장으로 들어가 헛소리를 하거나 코에서 코피가 나는 것을 치료하며 몸 안에 종기를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 특히 시험을 치기전에 수험생들이 우황청심원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수능시험을 보는 날, 마음의 안정을 위해 우황청심원을 먹으면 어떨까 고민인 학생들이 많을 텐데요. 우황청심원은 막혀 있는 기운을 뚫어주고, 신경을 안정시켜 주는 효과가 있어서 긴장을 많이 하는 시험 직전이나 정신적인 충격을 받을 때 많이 사용하고 계십니다.

 

구급약인 우황청심환이 심리적 안정에도 어느정도 효과가 있지만, 모든 수험생에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몸에 맞지 않은 경우 머리가 멍해져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습니다.

 

우황청심환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해서 과도하게 곤두서있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시험 당일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볼 수 있죠.

 

특히, 사향 성분 때문에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해서, 복용 전에 자신에게 적합한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시험당일에 우황청심원을 복용하는 것보다는, 시험전날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고, 당일에는 음식을 적게 먹고,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대추차나 물엿, 보리차 등을 마시는 것이 더 도움이 됩니다.

 

 

. 일반 가정에서도 급하게 놀란 경우나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우황청심원을 상비약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언제부터인가 우황청심원이 전 국민의 가정 상비약이 되어있죠. 예전부터 드라마에서 부자집 마나님이 충격을 받아 쓰러지면 그 다음 대사가 바로 우황청심원이며, 서랍을 열면 언제나 구비하고 있었다는 듯이 우황청심원을 바로 꺼내서 줍니다.

 

이런 장면들이 자주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은 우황청심원이 만병통치약으로써 가정 상비약으로 여기게 되고, 그 결과 각 가정에서 서랍 속에 몇 개씩 구비해두고 탈이 나기만 하면 우황청심원을 먹기 시작한 것이죠.

 

그러나, 우황청심원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중풍이나 뇌신경흥분 등에 쓸 수 있는 구급약입니다.

 

이런 응급상황이 아니라 만성 두통, 소화불량, 신경과민, 불면증 등에도 우황청심원을 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처럼 우황청심원의 적응증이 아닌데도 마구 복용을 한다면 약물의 오남용이 될 수 있습니다.

 

 

. 중풍엔 우황청심환이 최고인 것인가요?

 

동의보감에 보면 우황청심원은 중풍으로 인사불성, 반신불수, 구안와사 등의 증상이 있을 때나, 소아 경풍에 쓴다고 나와있습니다.

 

즉 우황청심원은 막힌 기혈(氣血)을 뚫는 우황, 사향, 백복령을 비롯한 30종의 약물로 청심(淸心 : 뇌를 맑게 하여 정신을 차리게 한다)’을 목표로 만든 환약으로, 중풍이나 뇌신경질환 등의 구급상황에 쓸 수 있는 약입니다.

 

최근 우황청심원의 효능 실험에서 뇌부종 감소효과를 비롯해 혈관확장작용과 심장혈액 박출량이 증가하며, 또 혈압강압효과와 뇌세포 보호 작용이 일어나는 것으로 관찰됐으며, 진정작용 등 혈관계 질환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다만 환자가 의식을 완전히 잃어 음식물을 삼킬 수 없을 때 우황청심원을 억지로 먹이면 흡인성 폐렴에 걸릴 수 있으므로, 환자가 의식이 있어서 음식을 삼킬 수 있을 때만 먹이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우황청심원을 드시면 안되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우황청심원은 자궁 흥분작용이 있으므로 임신 말기의 고혈압에는 좋지 않습니다. , 평소 속이 냉한 체질이나 설사가 잦은 경우, 감기로 열이 심한 경우에는 드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우황청심원, 우황청심환 둘 중에 어느 것이 맞는 것인가요?

 

우황청심원과 우황청심환, 왜 다르게 불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우황청심원이라고 부르게 된 것인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십니다.

 

사실 우황청심원과 우황청심환은 같은 뜻입니다. 초기에 우황청심환이 처음 기록된 책은 중국 송나라의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에서입니다. 물론 처음 나온 처방이라은 우리나라의 동의보감에 기록된 우황청심원과 약재의 가짓수와 구성에서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송나라에서 명나라로 넘어오면서 여러 황제 중에 북송의 조환이라는 황제가 있었습니다. 이름에 환이라는 글자가 들어가기 때문에, 백성들의 입에 왕의 이름이 오르내리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우황청심환을 우황청심원으로 바꿔 부르게 되었고, 명나라의 공신이 지은 고금의감을 참조한 동의보감에서도 우황청심원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우황청심원과 우황청심환은 결국 같은 것을 뜻하지만,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우황청심환은 동의보감의 처방과는 달라서, 우리나라 사람에게 맞지 않으며, 효과도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우황청심원에 금박이 둘러져 있는데, 왜인가요?

 

동의보감에는 금이 진정 작용과 노폐물 제거 등 해독 작용과 피부정화 및 피의 흐름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진정작용의 효과도 있겠지만, 금이 다른 물질과 반응하지 않는 특징을 보아, 사향 등의 방향성 약재의 성분이 휘발되는 것을 방지하고, 귀한 약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로서 금박으로 우황청심원을 포장했다고 할 수 있죠.

 

 

. 원방 우황청심원이라고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이 정말 동의보감에 나온 그대로의 처방인가요?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우황청심원의 경우에는 동의보감에 기재된 처방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원처방에는 청심원 한 알에 우황 96, 감초 4등을 넣도록 돼 있지만 현행 '대한 약전'에는 우황 45, 감초 188만 넣으면 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금지된 약재인 주사(朱砂·유화수는 함유)와 석웅황(石雄黃·유화비소 함유), 코뿔소의 뿔인 서각은 동물보호협약에 따라 아예 사용할 수 없으며, 희귀 약재인 사향은 인공 사향으로 대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우황청심원은 실제 동의보감에 기록되어 있는 우황청심원만큼의 효과를 보기는 힘들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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