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병
  
 작성자 : 이광연한의원
작성일 : 2024-02-20     조회 : 913  


냉방병

 

더위 때문에 에어컨을 과도하게 틀게 되면 때아닌 감기 증상이 오게 되는데 이런 경우가 냉방병이죠. 오슬오슬 한기에 훌쩍거리는 콧물과 재채기는 끈덕지게 떨어지지 않아 여름에 냉방병으로 고생하시는 어르신들이 많은데 오늘은 냉방병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냉방병은 왜 생깁니까?

 

사실 여름철에 냉방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죠. 여름철에 집에서 에어컨을 켤 때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 대부분 문을 꼭 닫게 되는데, 환기하지 않고 장시간 냉방기구를 사용하면 실내와 실외의 온도 차가 5~8이상 차이가 나게 되고, 이때 우리 몸이 더운 바깥과 시원한 실내의 온도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서 냉방병이 생기는 겁니다.

 

2, 한의학에서는 냉방병을 어떻게 보았습니까?

 

냉방병을 한방에서는 음서(陰暑)라고 합니다. 한방에서는 여름철 더위로 인한 병을 양서(陽暑)와 음서(陰暑)로 나누는데

 

양서는 한여름 뙤약볕에서 일하다가 더위를 먹은 경우로, 오늘날의 일사병에 해당하고

 

음서는 더위를 피해서 서늘한 곳에서 찬 음식을 즐기다가 생긴 병으로, 오늘날의 냉방병에 해당합니다.

 

양서(陽暑)는 고열과 과도한 발한(發汗)으로 인해서 탈진상태가 되고, 두통, 갈증, 가슴 답답함 등을 호소하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반면 냉방병인 음서(陰暑)는 오한과 함께 몸살처럼 온몸이 아프고, 두통, 권태감, 무기력, 기침, 콧물, 소화불량 등 전형적인 냉방병의 증상을 보입니다.

 

 

3. 냉방병의 증세는 굉장히 다양할 것 같은데 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냉방병의 정식명칭은 냉방 증후군으로 아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처음에는 주로 호흡기 증상으로 시작해서 전신증상, 위장장애, 기존 질환의 악화 등의 양상을 보입니다.

 

특히 호흡기 증세가 가장 많이 생기는데, 그 이유는 에어컨을 연속해서 한 시간 이상 가동하면 실내의 습도가 30~40% 수준으로 내려가서, 호흡기가 건조해지고 기관지의 저항력이 약해져서 기침, 콧물, 목의 통증, 가래 등의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신 증세로는 몸이 나른하고, 쉽게 피로해지고, 어지럼증, 관절통, 근육통, 만성두통에 어깨와 팔다리가 무겁고 쑤시는 느낌, 오한 등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4. 어떤 분들이 냉방병에 잘 걸릴 수 있습니까?

 

저항력이 약한 어린이나 어르신, 만성질환자 :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외부 환경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항암 환자, 만성피로 증세가 있는 사람, 저혈압, 빈혈, 당뇨병, 심장병, 임산부 등이 있습니다.

 

장기간 운전자 : 차 안은 실내 공간이 협소하고, 탑승자, 운전자의 움직임도 거의 없으므로 냉방병에 아주 취약한 환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냉방기구를 강하게 트는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 : 특히 추위에 민감한 여성은 옷을 두껍게 입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장여성들은 책상이 에어컨 가까이 있으면 여름이 괴롭다고 하소연하기도 합니다.

 

 

5. 여성이 남성보다 냉방병에 더 잘 걸린다면서요?

 

기계도 복잡하고 예민한 기계가 먼저 이상이 오듯이, 여성은 남자들보다 생리적으로 복잡한 신체 구조를 가지고, 추위에 민감한 데다, 여름이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기 때문에 냉방병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6. 찬 다듬잇돌을 베고 자면 입이 돌아간다고 하잖아요. 그러면 한쪽으로 찬바람을 쐐도 구안와사가 올 수 있겠네요?

 

여름철 에어컨, 선풍기를 켜 놓고 자거나, 찬 바닥에서 자고 일어났더니 입이 돌아갔다고 한의원을 찾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찬바람이나 냉기가 계속해서 한쪽 안면의 한쪽 근육에 영향을 주면, 대칭적으로 있는 안면근육의 좌우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안면신경마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어놓고 오랫동안 한쪽으로 바람을 쐬다 보면 종종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7.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한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1시간마다 창문을 열어서 환기를 시키고, 실내온도가 25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실내외 온도 차가 5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냉방기의 찬바람이 신체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틈틈이 손발을 주물러주거나 스트레칭을 해서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것도 냉방병 예방법입니다.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마셔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을 자주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여를 제철 과일은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여 몸을 가볍게 하고 질병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여름철 과일은 의사라고 하죠.

 

 

8, 그럼 또 주의할 점이 있습니까?

 

여름철에는 인체의 신진대사가 빨라져서 열이 많이 나고 노폐물도 많이 생성되기 때문에, 평상시에 어느 정도의 땀을 내서 열을 발산시키고 노폐물도 배설시켜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루 30분 이상 가벼운 걷기나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산 등을 하면서 땀을 흘리는 것이 좋습니다.

 

냉방 바람이 아래위로 나오게 해서 바람을 직접적으로 쏘이지 말고 틈틈이 창문을 열어서 환기하도록 하고, 장시간 운전의 경우에는 중간중간 휴식을 취해서 컨디션을 회복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9. 냉방병에 좋은 한방차가 있다고 들었는데 무엇인가요?

 

박하차가 냉방병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냉방병으로 고생하는 어르신은 박하잎을 엽차처럼 뜨거운 물에 우려 마시면 좋습니다. 박하는 거풍, 해열, 해독 작용이 있어서, 차가운 에어컨 바람으로 인해서 체표에 울체된 나쁜 기운을 발산시켜 주고, 목이 붓고 머리가 아픈 데 효과가 있습니다.

 

또 박하는 향이 강한 방향성 약재로, 소화 기능을 튼튼히 하는 작용이 뛰어나 냉방병으로 인한 복부팽만, 식욕부진, 설사 등의 위장장애 증세에도 효과가 좋고, 피로회복에도 도움이 됩니다.

 

 

10. 우리 어르신들의 냉방병에 도움이 되는 생활요법을 추천해 주신다면요

 

여름에는 강제적으로라도 땀을 내어서 수분을 방출할 필요가 있는데, 땀을 내는 데에는 반신욕이 좋죠.

 

반신욕을 하면 심장에서 말초혈관,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전신의 혈액순환이 좋아지기 때문에, 피부의 모공이 열려서 땀이 배출되게 됩니다. 이처럼 적당히 상쾌할 정도로 땀이 나면, 노폐물이 배설되고 체온도 적당히 유지할 수 있게 되어서 냉방병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욕조에 37~39정도의 물을 명치 정도의 높이로 받아서 20~30분간 들어가 있다가 나오면 됩니다. 그러나 사우나나 찜질방에서 무리하게 땀을 빼면 탈수 현상이 와서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11. 끝으로 음서라고도 불린다는 냉방병을 치료하는 처방이 있으면 소개해 주시겠어요

 

일종의 여름감기인 냉방병에 좋은 처방이 바로 이향산(二香散)입니다. 이향산은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픈 감기 증상에 소화불량, 구토, 설사와 같은 위장장애가 심한 냉방병에 적합합니다.

 

이향산 : 향부자, 향유 각 8g, 소엽, 진피, 창출, 후박 각 4g, 생강 3조각, 파뿌리 2, 모과 2조각, 백편두, 감초 각 2g

 

향부자, 소엽, 진피는 막혀있는 기를 순환시켜주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는 약재입니다.

창출, 후박은 소화 기능을 향상시키는 효능이 있습니다.

향유는 여름감기로 오한, 몸살이 있을 때, 몸을 데워서 땀을 나게 하고 추운 기운을 물리치는 작용이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향유를 여름에 끓여서 차 대신 마시면 열병을 없애주고, 소화기인 중초를 튼튼하게 하며, 특히 위와 장을 따뜻하게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백편두는 까치콩이라 해서 위장의 습기를 제거해주기 때문에, 속이 더부룩하거나 설사에 효과가 좋습니다. , , 나트륨, 칼슘, 비타민 B군의 함유량은 웬만한 육류 못지않게 풍부하므로 여름철 약해진 몸을 보양해주는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