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질병관리청이 발표한‘2023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20%는 고혈압을 진단받았고, 이 중 90%는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혈압 진단 경험률은 20.6%로 전년 대비 0.8%p 증가했고, 고혈압 진단 경험자 치료율은 93.6%로 전년과 동일했습니다. 특히 고혈압은 남자 50대에서 2021년 35.8%에서 2022년 41.6%로 5.8%p 크게 증가했습니다.

2022년 건강보험통계에 따르면 단일질환 기준 심뇌혈관질환 중 고혈압으로 집행한 진료비가 약 4조 3000억 원이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2021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고혈압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약 706만 명으로, 전 국민의 약 14%가 고혈압으로 진료를 받은 것입니다. 2021년 기준, 고혈압 환자 진료비는 4조 2863억 원에 달했습니다.

고혈압은 혈압이 여러 원인으로 인해 높아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혈압은 동맥혈관 벽에 대항한 혈액의 압력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약 30%가 이러한 혈압이 높아진 증상인 고혈압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혈압은 치료하지 않으면 뇌졸중, 심장병, 신장병, 동맥경화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30세 이상의 성인들은 정기적으로 혈압을 체크하여 조기 진단과 치료 그리고 관리를 통해 합병증을 예방해야 합니다.

이처럼 고혈압은 초기에 자각 증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아 자신이 고혈압인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혈압이 상당히 높더라도 이렇다 할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일명 ‘침묵의 살인자(silent killer)’라고 불립니다.

1, 고혈압의 진단

혈압은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화가 있으므로 한번 측정 시 혈압이 높게 나왔다고 고혈압이라 단정할 수 없습니다.

혈압은 주간, 야간에 따라서도 변화하며 활동량, 기후, 계절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계속 변합니다. 일반적으로 혈압은 아침에 높고, 낮 동안 점차 감소하여 밤과 수면 중 가장 낮아집니다. 그리고 겨울철과 한랭 상태에는 혈압이 상승하며, 온도가 높아지면 혈압이 하강합니다. 운동이나 배변, 배뇨, 말하기 등에 의해서도 혈압이 상승합니다.

따라서 1주 정도의 간격으로 3번 이상 측정하여 평균치가 140/90mmHg 이상이라면 고혈압이라고 진단합니다. 다만 한번 측정에서 210/120mmHg 이상 상당히 높은 수치가 나오면 바로 고혈압이라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합니다.

2, 혈압 측정 시 유의점

혈압은 활동, 기호식품 복용 여부, 자세 등에 따라 크게 변화될 수 있어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는 다음의 유의 사항을 숙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① 혈압 측정 30분 전에는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시지 않습니다.

② 방광이 꽉 차게 되면 혈압이 높아지므로 미리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이 좋습니다.

③ 측정 전, 발은 평평한 바닥을 디디고 의자에 등을 편하게 기대어 5분간 앉아 있습니다. 이때 팔은 심장 높이 정도의 탁자 위에 올려놓습니다.

④ 팔이 편하게 노출될 수 있도록 가능하면 짧은 소매의 옷을 입는 것이 좋으며, 두꺼운 상의는 벗습니다.

⑤ 혈압을 잴 때는 위팔 동맥의 박동을 촉진하며 불규칙한 경우에는 수동 혈압계가 더 정확합니다.

⑥ 양쪽 팔의 혈압을 각각 재고 차이가 나면 더 높은 쪽을 기록합니다. 양쪽 팔의 혈압 차이가 20mmHg 이상 나면 다시 측정합니다.

3, 수축기 혈압, 이완기 혈압

① 수축기 혈압 : 혈액의 압력은 심장이 수축하여 동맥혈관으로 혈액을 보낼 때 가장 높은데, 이때의 혈압을 수축기 혈압이라고 합니다.

② 이완기 혈압 : 또한 심장이 늘어나서 혈액을 받아들일 때 가장 낮은데, 이때의 혈압을 이완기 혈압이라고 합니다.

4, 혈압의 분류

① 정상 혈압 : 수축기 혈압 120mmHg 미만, 확장기 혈압 80mmHg 미만

② 경계 혈압 : 수축기 혈압 120~139mmHg이거나, 확장기 혈압 80~89mmHg

③ 1기 고혈압(경도 고혈압) : 수축기 혈압 140~159mmHg이거나, 확장기 혈압 90~99mmHg

④ 2기 고혈압(중등도 이상 고혈압) : 수축기 혈압 16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 100mmHg 이상

5, 고혈압의 원인에 따른 분류

고혈압은 발생 원인에 따라서 본태성 고혈압(일차성 고혈압)과 이차성 고혈압으로 나뉩니다.

① 본태성 고혈압(일차성 고혈압)

본태성 고혈압이란 발생 원인을 잘 모르는 경우로, 전체 고혈압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현재로서는 유전, 짠 음식, 비만증, 지속적 스트레스, 흡연, 장기간 과음, 운동 부족 등이 유발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야심적, 공격적이고 성급하며 긴장을 잘하는 사람에게 고혈압이 잘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성격 또한 고혈압 발생과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요인 중 어느 한 가지로만 설명할 수 없고,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고혈압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② 이차성 고혈압

특별한 원인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고혈압으로, 고혈압 환자의 10%를 차지합니다. 발생 원인으로는 신장 질환, 내분비 질환, 임신, 약물(경구용 피임약, 스테로이드 등), 폐 질환, 중추신경계 질환 등이 있습니다.

- 만성 신장질환

- 쿠싱 증후군

- 대동맥 축착

-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 부갑상선 질환

- 갈색세포종

- 원발성 알도스테론증

- 신혈관성 질환

- 갑상선 질환

③ 유전과 고혈압

부모 중 한쪽이 고혈압이면 자녀의 50%가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있고, 부모 모두 고혈압이면 자녀의 70%가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님 중 한 분이라도 고혈압의 병력이 있다면 30대 이후부터 꾸준히 혈압을 측정하고, 평소 고혈압 예방에 힘써야 합니다.

④ 백의 고혈압

어떤 사람들은 진료실에서 잴 때만 혈압이 높은 경우가 있는데, 이를 ‘백의 고혈압(white-coat hypertension)’이라고 합니다. 백의 고혈압이 의심된다면 집에서 혈압을 측정하거나 24시간 동안 15~30분마다 자동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24시간 활동혈압 측정기를 이용해서 진단할 수 있습니다.

반면 가면고혈압(숨은 고혈압, masked hypertension)은 병원에서 혈압을 재면 정상으로 판정되나, 일상생활에서 혈압을 재면 높게 나오는데 이 경우에는 실제로 평균혈압이 높은 경우로서 치료가 필요합니다.

6, 고혈압을 유발하는 요인

① 심혈관 질환의 유전적 요인, 가족력

② 흡연과 음주, 짠 음식

③ 고지혈증

④ 당뇨병

⑤ 노화, 60세 이후 노년층

⑥ 성별(남성과 폐경 이후 여성)

⑦ 운동 부족과 비만

⑧ 스트레스 화병

⑨ 식사 문제 : 소금 과다섭취, 지방 과다섭취, 과다한 음주, K, Mg, Ca의 섭취 부족

⑩ 약물 요인 : 경구 피임약, 제산제, 항염제, 식욕억제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