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에 좋은 한방차 요법
  
 작성자 : 이광연한의원
작성일 : 2024-02-05     조회 : 242  


고혈압에 좋은 한방차 요법

 

 

희렴(豨薟, 희첨, 진득찰)

 

희렴초는 국화과에 속하는 일년생 풀인 진득찰 또는 털진득찰로, 사용 시에는 전초를 말려서 사용합니다. 희렴(豨薟)이라는 이름은 풀의 냄새가 돼지 냄새()와 비슷하고 맵고 쏘는 맛()이 있어 붙은 이름으로, 다른 이름으로 희첨이라고도 부릅니다.

 

약리 실험에서도 희렴은 뚜렷한 혈압강하 작용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희렴을 차로 마실 때는 생것 혹은 술에 찐 희렴 9~15g을 물에 달여서 복용합니다.

 

또는 희렴을 막걸리와 함께 시루에 넣고 쪄서 이것을 잘 말린 뒤 다시 막걸리에 넣고 찝니다. 이렇게 아홉 번을 거듭한 것 12g을 물 500mL에 넣고 끓여 반으로 줄어들면 3~4회에 나누어 마시면 좋습니다.

 

상지(桑枝, 뽕나무 가지)

 

상지란 뽕나무의 어린 가지를 말린 약재입니다. 뽕나무는 누에가 먹는 식물이라 동방의 신목(神木)이라 불릴 정도로 귀중하게 여겨졌습니다. 상지를 채취할 때는 봄에 잎이 나기 전의 가지를 잘라 햇볕에 말려 사용합니다. 말리기 전에 불에 볶아서 사용해도 됩니다.

 

상지는 예로부터 풍사(風邪)를 몰아내고 습()을 없애는 효능으로 관절 질환에 좋으며, 체내 수분대사를 원활히 하는 약으로 사용되어왔습니다. 따라서 모든 풍증(風症), 수기(水氣), 각기(脚氣), 기침 등에 사용하였으며, 이 외에도 위()에 머물러 있는 음식물을 잘 삭이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하였습니다.

 

고혈압 환자에게는 열()을 식히면서 풍습(風濕)을 제거하고 경락(經絡)을 통하게 하여 사지의 저림, 통증을 치료하고 혈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 중에서 살집이 있어 체형이 큰 환자에게 과도한 식욕을 억제하고 수분대사를 돕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팔다리가 저리고 관절통이 있는 환자에게 좋습니다.

 

상지를 차로 끓여 마실 때는 3~15g 정도를 맑은 물에 달여서 하루 3회 나누어 먹으면 됩니다.

 

국화(菊花)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서 가을에 피는 대표적인 꽃입니다. 옛날부터 관상용으로 널리 가꾸어 왔으며 꽃의 빛깔이나 모양이 여러 가지이고 원예 품종도 매우 많습니다.

 

감국(甘菊)은 들국화 말린 것을 말하는데 한방에서 약재로 씁니다. 옛날에는 감국으로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들어 먹어서 감국을 요리국(料理菊)이라 부르기도 했으며 한의학에서는 감국의 꽃을 주로 두통약으로 쓰고 있습니다.

 

국화에는 눈과 간 기능 회복에 좋은 비타민 A, 비타민 B1, 콜린(choline), 스타키드린(stachydrine), 아데닌(adenine) 등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아미노산, 호박산 등의 유기산과 정유 성분들은 중추 신경의 진정 작용 및 혈압 강하, 결핵균 및 각종 바이러스에 대한 억제 효과가 있습니다.

 

국화는 고혈압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 환자에게 유익한 차입니다. 국화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관상동맥 혈류량 증가 및 심박동 감소, 심근의 산소 소비율 증가 등의 효과가 입증된 바 있습니다. 국화 추출물은 아드레날린에 저항해서 말초혈관을 확장하고 혈관운동중추를 억제하기 때문에 혈압을 강하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고혈압 초기 두통에 좋습니다.

 

감국차를 마실 때는 말린 꽃 10g을 물에 달여 하루 3번 정도 끼니 사이에 마시면 됩니다. 또는 꽃을 깨끗이 손질하여 꿀과 고루 섞어서 재어 두었다가 밀폐용기에 담아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 3~4주 보관한 것을 찻잔에 넣고 끓는 물을 부어 마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뜨거운 것보다 식혀서 차게 마시는 것이 고혈압과 두통에 더 효과적입니다.

 

음양곽(淫羊藿, 삼지구엽초)

 

음양곽은 쌍떡잎식물 미나리아재비목 매자나무과에 속하는 다년초로, 삼지구엽초라는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예부터 전초를 강장약의 대명사로 여겨졌으며 관상용 또는 약용으로 재배되었습니다.

 

음양곽에는 에티피딘, 플라보노이드 배당체인 이카리인과 비타민 E, 팔미틴산, 리놀렌산 등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성분들이 성선 자극 효과를 나타내고, 말초혈관을 확장하여 혈액순환이 촉진되며 혈압을 떨어뜨려 줍니다. 따라서 갱년기 고혈압, 신경성 고혈압에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음양곽을 차처럼 마실 때는 하루 6~15g 정도를 달여서 3회로 나누어 먹으면 됩니다.

 

옥수수수염차(玉蜀鬚)

 

옥수수는 벼과에 속하는 일년생 초본식물로, 옥수수수염은 한약명으로 옥촉수(玉蜀鬚)’, ‘옥미수(玉米鬚)’ 또는 옥촉서예(玉蜀黍蕊)’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맛이 달고 싱거우며 성질은 평()하고 독이 없습니다.

 

옥수수수염은 소변을 배출시키는 효능이 있어 예로부터 부종을 제거하는 약으로 사용해왔습니다. 토끼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뇨 작용과 염화물의 배출량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혈압과 혈당이 저하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고혈압,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좋습니다.

 

옥수수수염차를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옥수수수염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후 그늘에 말립니다. 말린 옥수수수염을 물에 넣고 끓이는데,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인 후 은근하게 오랫동안 끓인 뒤 불을 끕니다. 충분히 우러난 뒤에 건더기는 체로 걸러 내고 국물만 따라 내어 식힌 후 냉장고에 넣어 두고 물처럼 수시로 마시면 됩니다.

 

갈근(葛根, 칡뿌리)

 

칡은 콩과의 갈잎큰잎 덩굴나무입니다. 칡을 뜻하는 한자인 ()’막을 알()’에서 유래했는데, 칡덩굴이 지나치게 빠르고 질기게 자라 길을 가로막기 때문에 비롯된 이름입니다. 칡의 뿌리인 갈근(葛根)은 예로부터 한약재로 많이 이용되어 왔습니다.

 

칡은 성질이 서늘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는 약입니다. 주로 열로 인해 번갈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고 피부에 쌓인 열을 제거하며 땀구멍을 열어줍니다. 열 증상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에게 적합합니다. 서늘한 진액(津液)을 체표 근육과 살갗으로 공급하여 감기나 다른 질병으로 인해 뒷목과 어깨가 뻐근하고 아플 때 많이 활용하는데, 고혈압으로 인한 두통, 어깨와 뒷목의 통증, 귀울림, 협심증 및 발작성 이명에 좋습니다.

 

칡에 포함된 항산화 물질인 푸에라린(Puerarin)’은 말초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관상동맥을 확장하여 혈류량을 증가시킵니다. 또한 혈전을 용해하여 심장의 운동능력을 향상시키며 혈압이 내려가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칡에 함유된 플라본(flavone) 성분은 뇌, 관상동맥의 혈류량을 증가시키며 대뇌피질과 해마에도 작용하여 기억력 증강에도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고혈압 환자의 뇌혈류 상태를 개선하며, 긴장과 과로, 스트레스로 인한 뒷목 통증과 뒷머리 두통 증상에도 좋습니다.

 

갈근을 차처럼 마실 때는 5~12g 정도를 달여 하루 3회로 나누어 먹습니다. 다만, 평소에 소화불량이 있는 사람은 오래도록 복용하지는 않도록 해야 합니다.

 

죽엽(竹葉, 참대잎)

 

죽엽은 대나무의 잎으로 성질이 차고 맛은 씁니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의하면 대나무 잎은 맛이 쓰고 성질이 차서 해수(咳嗽), 상기(上氣), 종양, 해열, 상충(上衝)에 효과가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죽엽은 심장(心臟)과 위장(胃腸)의 열을 식혀주는데, 주로 열병으로 인해 번갈증(煩渴症)이 나고 입과 혀에 종창이 생기는 증상에 사용합니다.

 

따라서 몸에 열이 많으면서 혈압이 높은 환자에게 적합한 차입니다. 특히 가슴에서 열이 나는 것 같고 구내염이 잘 생기는 사람에게 더욱 적합합니다. 차로 마실 때는 3~15g을 달여서 수시로 나누어 마십니다.

 

곤포(昆布, 다시마)

 

다시마는 뿌리, 줄기, 잎으로 구성된 대형 다년생 해조류로, 잎이 두껍고 거죽이 미끄러우며 쭈글쭈글한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고려시대에 송나라 사신 서긍이 고려에 와서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고려도경(高麗圖經)>다시마는 귀천을 막론하고 모두 즐기고 입맛을 돋우는데, 냄새가 비리고 맛이 짜므로 오래 먹을 것은 못 된다라는 기록이 있기도 합니다.

 

일본의 오키나와는 세계 4대 장수마을로 유명한데, 이곳 주민들은 다른 일본인보다 다시마를 2배 이상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키나와의 암 발병률이 일본인 평균의 3분의 2밖에 되지 않는데, 이 지역 사람들은 하루에 한 번 곤포차(昆布茶)’라는 짭짤한 분말 다시마차를 마셔왔고, 커피보다 더 즐겨 마신다고 합니다.

 

다시마는 맛이 짜고 미끄러운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 단단한 것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파적(破積) 효과와 기운을 아래로 내려주는 하기(下氣)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이뇨 작용이 있어 부종이나 방광염에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막힌 것을 뚫어주고 기운을 내리며 이뇨를 돕는다는 점에서 고혈압 환자에게 적합한 약이 됩니다.

 

또한 다시마에 함유된 라미나린(laminarin)이라는 성분이 혈압을 낮추고 혈액 내의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흡착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칼륨 함량도 높아 나트륨을 체외로 배출시켜 소금의 과잉 섭취로 인한 혈압 상승을 억제해 줍니다. 또 다시마와 같은 갈조류에 들어 있는 황 함유 다당류에는 혈액 응고 작용을 방지해서 피를 맑게 유지해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혈압이 높은 사람은 자기 전에 다시마 한 조각을 물 한 컵에 담가 냉장고에 넣어둔 뒤 다음 날 아침에 마시면 좋습니다. 혹은 물 500cc에 깨끗이 씻은 다시마 100g을 넣은 후 찻잔으로 3잔 양만큼 졸아들 때까지 끓여 하루 3회 마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