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1-22 10:31
글마루 - 코피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7,091  

코피 - 글마루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이 갑자기 코피를 흘리는 장면들이 나온다. 무리한 이후 몸이 피곤하거나, 코를 어디에 부딪혀서 뜻하지 않게 코피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코피가 나면 사실 금방 멈출 것을 알아도 놀라고 걱정이 되는건 어쩔 수 없다. 오늘은 한의학에서 보는 코피의 원인과 치료,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코의 내부 구조를 살펴보면, 코는 출혈의 운명을 타고났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숨을 쉴 때, 폐로 들어가는 공기가 코에서 여과없이, 바로 들어가게 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도 훨씬 더 많은, 감기와 폐렴에 걸리게 될 것이다. 마치 자동차에 에어필터가 없다면, 공기 중의 먼지가 그대로 엔진이 들어가서, 쉽게 고장이 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코는 외부공기를 들여마실 때, 공기의 습도를 조절해주고, 공기를 차갑지 않게 따뜻하게 데워주는, 히터나 필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위해서, 코의 점막은 수많은 작은 혈관들이 외부로 노출되어 있고, 그 혈관들을 덮고 있는 점막은, 얇기 때문에, 사소한 충격을 받거나, 몸이 무리하고, 피곤해져서 혈관이 충혈되면, 조그만 자극에도, 코에서는 쉽게 출혈이 일어나는 것이다.

 

코피의 원인을, ‘화기(火氣)의 역상(逆上)’, 즉 열이 위로 거꾸로 치받쳐 오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과로나, 스트레스, 정신적 자극, 울화, 과격한 운동에 의해서 화기(火氣)가 항진되면, ()이 화기(火氣)를 따라서 역상(逆上)하게 되고, 그 결과 혈액이 상부에 몰리면서 흘리는 것이 코피이다.

 

화기가 위로 올라가는 원인을 한방에서 풀어보면, 심하게 화가 날 때는 간에 열이 쌓여서 위로 올라가게 되고, 또 피곤하고 과로하게 되면, 몸이 허약해지면서 열을 잡아주는 음()이 약해져서, 열이 위로 치솟게 된다.

 

또 평소에 열이 많은 사람이나, 뜨거운 음식을 즐기는 사람, 성격이 급하고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은, 화기가 상부로 올라가기 쉽기 때문에, 이런 분들은, 코피가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

 

코피는 아이들이 자주 흘린다. 아이들이 코피가 자주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의학에서는, 어린이들을 순양(純陽)이란 표현을 썼는데, 이것은 어린아이들의 생리적인 구조가, 마치 봄에 땅속에서 솟아나는 어린 떡잎과 비슷하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아이들은 양()의 성질이 많기 때문에, 열기가 더 쉽게 위로 올라와서 코피가 더 잘 난다고 본다.

 

또 아이들이 코피를 흘리는 가장 흔한 원인은, 코를 후비는 습관인데, 코의 점막이 아직 충분히 형성되지 못하고, 혈관이 쉽게 팽창하기 때문에, 어른들 보다도 코피가 더 잘 난다.

 

문제는 아이가 왜 코 속을 자주 만지는가 이다. 대개는 별 문제가 없이 습관적으로 후비는 경우가 많지만, 간혹가다가 코 알러지가 있어서, 코 속이 간질간질하기 때문에 코를 후비는 경우라면 알러지를 먼저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

 

코피를 예방하는 생활요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우선 코 속이 건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실내 습도를 조절하기 위해서,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운전을 하실 때, 히터를 너무 오래 켜두는 것도 코 속이 건조해지는 원인이되기 때문에, 자주 환기를 시켜주시는 것이 좋다. , 야간에 콧 속이 건조해지면, 아침에 코피가 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는 잠들기 전에 콧 속 안쪽에 바세린을 가볍게 발라주는 것이 좋다.

 

보통 손가락을 집어 넣었을 때, 끝이 닿는 부분을 키셀바흐 영역이라고 하는데, 그 부분은 점막이 얇고 혈관의 분포가 많으니까, 출혈이 쉽게 일어나는 부위기 때문에 그 부위를 집중적으로 발라주는 것이 좋다.

 

, 코를 너무 세게 풀거나, 코를 후비는 것은 피해야 한다. 코딱지가 딱딱하게 붙어있다면, 미지근한 물이나 생리식염수를 몇방울 떨어뜨려서, 건조한 부위를 녹인 다음, 적당히 코를 푸는 것이 좋다.

 

, 평소에 충분한 휴식, 충분한 영양공급이 중요하다. 스트레스와 과로로 몸이 피곤하게 되면, 코의 혈관은 더욱 예민해지고 머리로 열이 치솟게 된다. 몸이 건강해야 코피도 예방할 수 있다.

 

코피가 잦은 분들에게는 연근이 좋다. 연근은 한방에서는 우절(藕節)’이라고 하는데, 성질이 차기 때문에 열독을 풀어주고, 혈을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연근은, 지혈 작용이 강한 탄닌 성분을 많기 때문에, 지혈제로 효과가 아주 좋다. 예전에 치료받기가 힘든 상황에서는 코피가 나면, 연근을 생으로 갈아서 탈지면에 묻혀서 콧속에 넣으면, 금방 지혈이 된다. 그리고 평소 코피가 잦으면 연근즙을 꾸준히 마시는 것이 좋다. 연근 200g을 강판에 갈아서 간이 되도록 소금을 조금 타서 마시면, 코피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반찬으로 연근튀김이나 연근조림, 연근부침개 등을 자주 먹는 것도 좋다.

 

사실 연근은 코피뿐만 아니라, 우리 몸을 보하는 아주 좋은 음식이다, 조선시대 대학자인 율곡 선생은 16세 때 어머니 신사임당을 여의고, 오랫동안 실의에 빠져 지내다가, 건강이 몹시 나빠졌었는데, 기록에 의하면 쉽게 회복되지 않는 율곡의 건강을 추스르게 한 것도 바로 연근 잣죽 이었다고 한다.

 

쑥의 한자명은 애엽(艾葉)이다. 약효가 매우 좋아 백병(百病)을 구한다.”는 의미로 의초(醫草)’로 불렸다. 쑥은 흔한 풀이지만 그 효용 가치가 높은매우 유용한 생약이다. 특히 코피를 자주 흘릴 때 좋다. 쑥을 비벼 콧속에 넣으면 피가 금방 멈춘다. 이는 쑥이 지혈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맹자는만성적인 고질병에는 삼 년 묵은 쑥이 최고의 명약이라고 했고, 세계2차대전때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 투하되고 폐허가 되고난 뒤 가장 먼저 돋아난 풀이 쑥이었다. 그처럼 쑥은 다른 풀보다강한 생명력을 가졌다.

 

 

간혹 코피가 났을 때 잘못 대처하는 경우가 있다. 코피가 나면 고개를 뒤로 젖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코피를 삼키게 되기 때문에, 속이 메스꺼울 수도 있고, 실수로 기관지로 넘어가게 되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 ,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휴지나 솜으로 코를 틀어막는 것도 좋지 않은데, 코피가 밖으로 나오질 못하고 코 안의 공간에 거꾸로 고이게 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처치법은, 코피가 나게 되면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서, 콧등 양쪽을 4~5분간 지긋이 눌러주면서. 이 때 목은 앞으로 숙여서, 코피가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해준다.

 

입으로 숨을 쉬고, 입안에 들어온 피는 뱉아내고, 그리고 콧등에 얼음주머니를 대서, 혈관을 수축시켜서 지혈을 시켜서 코피를 멎게 한다. 피가 멈춘 뒤, 최소한 4시간 정도는 심하게 코를 풀거나, 무리하게 힘을 쓰는 일은 피해야 한다.

 

코피가 심할 때는 병원에 가야할 경우도 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지체말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자.

 

응급처치를 했는데도 30분 이상 출혈이 계속될 때

코를 파거나 풀지 않았는데도, 이유 없이 코피가 자주 날 때

코나 머리를 세게 얻어맞고 난 후 코피가 날 때

코피와 함께 구역질과 구토가 생길 때

심한 출혈로 온몸에 기운이 없거나, 의식이

명료하지 않을 때

피가 콧구멍 앞으로 나오지 않고, 주로

코 뒷부분을 통해서 목으로 피가 넘어 올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