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피가 잦아요 】
● 관련상식
▶ 빈혈
▶ 허약체질
아침에 자다 일어난 아이의 코에서 빨간 코피가 흐르면, 엄마의 가슴은 두방망이질을 하고 마음은 또 그렇게 아플 수가 없어요.
한두 번도 아니고 코피를 자주 흘리면 더구나 밤에 베개를 흠뻑 적실 정도로 코피를 흘리면 혹시 백혈병은 아닐까, 뇌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닐까 별별 생각을 다 하게 됩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한두 번쯤 코피를 흘리는 경우가 있지만, 횟수가 너무 잦다거나 흘리는 코피의 양이나 색깔이 예사롭지 않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도록 합니다.
▶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코피가 잘 나는 걸까요?
아이들이 코피를 흘리는 가장 흔한 원인은 ‘코파기’입니다. 습관적으로 코를 문지르거나 코를 후비고, 코를 세게 풀면 약한 코 점막에 상처가 나 코피가 나는 것이죠.
특히 공기가 건조한 겨울철과 봄, 가을에 따뜻한 방에서 잠을 자면 코가 마르면서 코딱지가 생기게 되는데, 아이들이 이 코딱지를 손톱으로 떼다가 상처가 생겨 코피가 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리고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아이도 콧속 점막이 충혈 되고 얇아져 있기 때문에, 가벼운 자극에도 쉽게 코피가 나게 됩니다.
또한 아스피린과 같은 특정 약물을 먹었을 때에도 코피가 날 수 있습니다.
물론 백혈병이나 혈우병 등 심각한 질환이 있는 경우 코피가 자주 날 수 있습니다. 이런 혈액응고 장애 질환이 있으면 코피 외에도 양치할 때 잇몸에서 피가 자주 난다, 피부에 얼룩덜룩 멍이 잘 든다, 상처가 나면 피가 잘 멈추지 않는다,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럽다는 증상도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이 자주 보이면 병원에서 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코피가 잘 나는 부위 - 키셀바흐 영역(Kisselbach’s area)
코피의 90%는 양쪽 코구멍을 나누는 막인 비중격의 앞부분에서 발생합니다. 코에 분포한 여러 혈관들은 비중격 앞에 모여 그물과 같은 망을 형성하는데, 이 곳은 점막이 유난히 약하여 작은 충격이나 염증으로도 혈관이 쉽게 터질 수 있어요.
더군다나 손이 쉽게 닿을 수 있는 곳이어서, 코를 후비다가 점막에 상처가 나면 코피가 터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따라서 코피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코를 파지 않도록 주의시키는 것이 우선입니다.
▶ 코피가 날 때는 일단 응급처치를 해주세요.
① 등을 등받이에 비스듬히 기대어 편안히 앉히고 머리를 약간 앞으로 숙여서 코에서 코피가 흐르도록 하세요. 절대로 똑바로 눕히거나 목을 뒤로 젖혀 콧구멍을 휴지 등으로 틀어막지 마세요.
② 목과 가슴부위의 옷을 느슨하게 풀어주어 호흡을 편하게 해주세요.
③ 입으로 숨을 쉬게 하며, 입 속에 있는 피는 뱉어 내도록 하고 입과 코 주위의 피를 닦아주세요.
④ 코의 앞부분을 엄지와 검지로 10분 정도 눌러주고, 얼음주머니를 콧등에 대주세요.
⑤ 피가 멈춘 후, 최소한 4시간동안은 코를 심하게 풀거나 심하게 뛰어 놀지 못하게 하세요.
▶ 코피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① 바세린연고를 하루 한번정도 콧속에 발라주세요. 특히 잠자기 전에 발라주면 자는 동안 코가 마르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② 공기가 건조한 공기가 건조한 봄과 가을, 겨울에는 가습기를 틀어서 코가 마르지 않게 해주세요.
③ 코를 너무 세게 풀거나 코를 후비지 못하게 하세요. 코딱지로 코가 막혔을 때는 코 속에 미지근한 물이나 생리식염수를 2~3방울 떨어뜨려 코딱지를 녹인 후, 코를 풀게 하거나 닦아주도록 하세요.
▶ 코피를 자주 흘리는 아이에게 효과적인 민간요법은요?
연근은 지혈효과가 매우 좋기 때문에, 코피가 날 때 연근을 생으로 갈아서 탈지면에 묻혀 콧속에 넣으면 금방 지혈이 됩니다.
코피를 자주 흘리는 아이는 연근 200g을 강판에 갈아 소금을 조금 타서 마시게 하면 코피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연근 200g을 강판에 갈아 약한 불로 고아서 하루 2-3회씩 나누어 먹이거나, 연근을 반찬으로 자주 먹이는 것도 좋습니다.
▶ 코피가 잦은 아이를 치료하는 처방은요?
원래 아이들은 양(陽)의 기운이 많아서, 열심히 뛰어 놀거나 흥분을 하거나 울면 열(熱)이 쉽게 머리 위로 떠오릅니다. 그런데 코의 혈관과 점막이 약한 아이들의 경우 열(熱)이 머리 위로 떠오르면 콧속 혈관이 충혈 되었다가 견디다 못해 코피가 나는 것이죠.
따라서 한방에서는 위로 너무 많이 떠오른 양(陽)의 기운과 열(熱)을 내려주는 약물로 코피의 근본 원인을 교정하고, 코의 혈관과 점막을 튼튼히 하는 약물을 가미해서 코피를 예방하는 치료를 합니다.
그런 효능이 있는 우수한 처방으로 ‘서각지황탕(犀角地黃湯)’이 있어요. 이 처방은 열을 내려주면서 지혈을 시키는 효능이 우수한 생지황과 서각(무쏘의 뿔)으로 구성되어 있어 일반적인 코피에서 혈액응고 질환으로 인한 출혈까지 다스릴 수 있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서각(무쏘의 뿔)은 사용이 금지되어, 현재는 효능이 비슷한 승마나 우각(소의 뿔)로 대용하고 있습니다.
▶ 코피를 안 나게 하는 수술이 있다던데.
코피가 심한 경우 병원에서는 코피가 잘 나는 부위의 점막을 레이저로 지지는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이 수술은 코피가 나는 혈관을 막아 코피가 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요. 그러나 콧속에는 워낙 작은 혈관이 많아 수술로 모든 혈관을 막기 어려운 단점이 있어요.
그래서 코피가 날 때마다 여러 번 수술을 하는 경우 비중격이 뚫어질 가능성도 있으므로, 수술을 여러 번 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코피가 심할 때는 피가 나는 혈관을 찾아 그 위쪽을 묶어주는 ‘동맥결찰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방법은 코피를 막을 수는 있으나 혈액이 필요한 부위에 혈액공급을 막을 수 있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의사선생님과 수술의 이득과 손실에 대해 논의를 한 후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이럴 땐 병원으로
① 30분 이상 압박해도 지혈이 되지 않는 경우
② 코에 자극을 주지 않았는데도 코피가 자주 나오는 경우
③ 코나 머리를 세게 얻어맞고 난 후 코피가 나는 경우
④ 코피와 함께 구역질이나 구토를 하는 경우
⑤ 심한 출혈로 아이가 힘들어하거나 의식이 뚜렷하지 않는 경우
⑥ 피가 콧구멍 앞쪽으로 나오지 않고, 주로 코 뒷부분을 통해 목으로 피가 넘어 가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