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을 자다가, 다리가 아프다며 울어요. 】
아이들이 잠을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 다리가 아프다면서 울며 보채는 경우가 있어요. 한참 성장이 왕성한 4~10세 정도의 아이들에게서 이런 증상이 많이 나타나 흔히 ‘성장통’이라고 하며, 대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없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른 질환에 의해서도 다리가 아플 수도 있으므로, 무조건 성장통이라 넘겨짚지 말고 계속해서 통증을 호소하면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도록 하세요.
▶ 성장통은 왜 생기나요?
성장통의 원인은 의학적으로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그에 대한 몇 가지 의견이 있습니다. 즉 ‘성장하면서 뼈를 싸고 있는 골막이 늘어나 주위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라는 의견과 ‘뼈는 빠른 속도로 자라는데 비해 근육은 더디게 자라기 때문에, 근육이 당겨지면서 통증이 생긴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리고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 무리한 운동 등으로 인해서도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성장통이 있으면 어떤 증세가 나타나나요?
아이가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 ‘클 땐 다 그래’라고 하죠? 하지만, 성장통으로 인한 것인지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은 성장통의 특징적인 증상으로, 이러한 증상이 있을 때에만 성장통을 의심할 수 있어요.
① 다친 적도 없는데 잠을 자다 다리가 아프다고 하며, 아픈 다리를 주물러주면 편안해하면서 다시 잠을 잡니다.
② 주로 종아리 앞쪽이나 바깥쪽, 그리고 장딴지 쪽이 아프다고 해요.
③ 양쪽다리가 모두 아프다고 해요.
④ 아침이 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말짱하며, 낮에도 아무 문제없이 잘 뛰어 놀아요.
⑤ 병원에서 진찰을 해요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하고, 아이의 성장도 정상이라고 해요.
⑥ 성장통은 수개월에서 2년 동안 계속 될 수 있어요.
▶ 성장통이 있을 때, 집에서 해줄 수 있는 방법은요?
아픈 다리를 조물조물 주물러 주거나, 따뜻한 찜질을 해주면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큰 병이 아니니 무서워하지 말라고 안심시켜 주세요.
너무 심하게 뛰어 놀지 못하게 하고, 그 대신 하루 두 번 정도 다리를 스트레칭 해주세요. 뼈의 성장과 비슷하게 근육이 성장해야 통증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다리 근육을 스트레칭 하는 것이 통증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성장통을 예방하는 스트레칭
① 똑바로 서서 무릎을 약간 구부린 채 양쪽 무릎을 잡고서 무릎을 시계방향과 반시계방향으로 각각 다섯 번씩 돌려주세요.
② 똑바로 서서 한쪽 발을 들어 엄지발가락을 바닥에 대고 발목을 시계방향과 반시계 방향으로 각각 다섯 번씩 돌려주세요. 반대쪽 발목도 똑같이 실시하세요.
③ 다리를 곧게 펴고 앉아서 두 손으로 발끝을 잡아 당겨서 다섯까지 센 후 풀어주세요. 이때 무릎이 구부려지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이 동작을 5회 정도 반복하세요.
▶ 성장통을 예방할 수 있는 식이요법은요?
인스턴트나 가공 식품에 들어간 첨가물은 아이의 뼈에서 칼슘을 빼서 몸밖으로 배설시키므로, 가급적 먹이지 않는 것이 좋아요. 그 대신 근육과 인대의 성장을 도와주는 양질의 단백질과 콜라겐을 먹이면 성장통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는 우유, 콩, 소의 뼈와 연골을 곤 곰국, 달걀, 등푸른 생선 등이 있어요.
▶ 성장통에 도움이 되는 차는 무엇이 있나요?
우슬 두충 모과차
두충과 모과는 다리 근육의 성장을 도와주는 효과가 있으며, 하체로 기운을 통하게 하여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 아이들 성장통이나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에도 두루 사용할 수 있어요. 우슬은 소 무릎 모양의 약재로 무릎 관절의 유연성을 증가시키면서 진통효과가 좋아,
예로부터 일체의 무릎 질환에 두루 써 왔답니다. 이처럼 다리에 도움이 되는 한약재들을 함께 달여 먹이면 성장통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다리의 성장도 촉진시킬 수 있답니다. 우슬, 두충, 모과를 따로 씻어 말린 다음, 각 약재를 6g씩 물2컵으로 끓여 반으로 줄면 하루에 여러번 나누어 먹이세요.
▶ 성장통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은요?
성장통은 말 그대로 성장하면서 겪는 통증입니다. 뼈의 성장 속도에 근육의 성장이 따라가지 못해서 근육통이 오는 것이므로, 근육의 성장을 돕고 근육을 부드럽게 해주는 한약을 먹이면 큰 도움이 됩니다.
‘독활기생탕’은 다리의 근육을 보강하는 우슬과 두충, 다리의 통증을 줄여주는 진교, 방풍, 그리고 다리의 기혈을 통하게 해주는 독활, 세신이라는 약재로 구성되어 아이들 성장통을 효과적으로 줄여줄 수 있어요.
또한 피의 생성을 도와주는 천궁, 당귀, 백작약, 숙지황에 기운을 북돋워주는 인삼, 육계, 복령, 감초도 들어있어 아이의 성장과 발육을 증진시키고 면역력도 강화시키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답니다.
▶ 이럴 땐 병원으로
다음은 성장통 이외 다른 원인으로 인해 다리가 아플 수 있는 경우로, 각 질환이 의심될 때에는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도록 하세요.
① 열이 나면서 팔다리가 아프다 - 감기 몸살
② 열이 나면서 다리의 특정 부위가 아프다고 한다 - 무릎관절염, 근염, 골수염
③ 감기를 앓은 후 갑자기 고관절이 아프다면서 다리를 잘 움직이지 못한다 - 고관절 활막염이 의심되며, 증상이 1주일 이상 계속되면 입원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④ 고관절이 붓고 사타구니와 엉덩이가 아파 잘 움직이지 못하고 다리를 전다, 양반다리를 못한다, 무릎이 아프다 -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으로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고관절이 아플 땐 무릎의 통증이 먼저 오는 경향이 있으므로, 아이가 무릎이 아프다고 한다면 무릎뿐만 아니라 고관절의 통증은 없는지 고관절을 잘 움직이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⑤ 아침에 일어나면 손발이 붓고, 피로해하고 잠이 많아졌다, 다리와 팔의 관절부위가 아프다고 한다 - 소아 류머티스 관절염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⑥ 다치고 나서 다리가 붓고 아프며 잘 못 움직이지 못한다 - 염좌나 골절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 성장통과 비슷한 다리 통증을 동반하는 질병
1. 피로로 인한 야간 통증
낮 동안 다리를 너무 많이 움직이는 놀이를 하거나 심한 운동을 했을 때 근육에 피로와 긴장이 쌓여 밤에 다리가 아플 수 있습니다.
평발인 아이의 경우에도 다리가 쉽게 피로해 밤중에 다리가 아프다고 보챌 수 있습니다. 6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주로 나타나지만 간혹 초등학생 중에도 장딴지 근육 경련 등에 의해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종류의 통증은 성장통과 마찬가지로 부드럽게 주물러 주면 금세 회복될 수 있고, 따뜻한 찜질을 해주면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평소보다 심한 운동을 한 날, 많이 걸은 날, 놀이 활동이 많았던 날 등은 아이가 다리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더라도 잠자리에 들기 전 뜨거운 물에 발을 담가 부드럽게 마사지해 주면, 아이는 훨씬 더 편안한 기분으로 잠을 청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아이가 몇 시간 동안 계속해서 뛰어다니는 등 운동량이 평소보다 많아진다 싶으면, 활동을 자제시키는 것이 다리 통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2. 류머티스성 관절염
무릎이나 발목에 류마티스 질환이 침범되었을 경우 아이는 심한 다리 통증을 호소하게 되는데 손으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아픔을 느낀다는 점이 성장통과 다릅니다. 또 손발의 관절 부위가 빨갛게 붓고, 열이 동반됩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면 관절이 뻣뻣하고 통증이 생기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따라서 아이가 다리가 아프다고 할 때 관절염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려면 일단 다리를 주물러 주며 아이의 반응을 살피도록 합니다. 마사지를 해주면 오히려 통증을 심하게 느끼는 것은 물론 담요와 같이 가벼운 물건을 올려놓기만 해도 아플 수 있으므로 아이가 조금 부딪쳐도 인상을 찌푸리거나 울고 보챌 때는 관절염이 아닌가 진찰을 받는 편이 좋습니다.
또 아이를 눕혀 놓고 자전거를 타는 동작처럼 아이의 다리를 움직여 보는 것도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염증이 있다면 다리의 움직임은 뻑뻑합니다. 아이의 다리가 자연스럽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면 관절 부위를 중심으로 빨갛게 부어 오른 곳은 없는가 살펴보도록 하세요.
3. 일과성 고관절 활막염
일과성 고관절 활막염이란 고관절의 활막(관절을 싸고 있는 두 겹의 막 중에 안쪽에 위치한 막을 말함)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을 말합니다.
주로 4~8세의 남자아이들에게 갑자기 찾아오는데 여느 관절염과는 달리 눈에 보이게 그 주변이 붓거나 열이 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엉덩이 부분에 통증이 유발되기 때문에 걸을 때 다리를 절름거리는 것은 물론 심하면 걷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하게 잘 놀던 아이가 갑자기 다리가 아프다고 보채거나 다리를 절 때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할 때, 옷을 입히기 위해 세웠는데 서지 못하고 힘없이 주저앉으려 할 때 고관절 활막염이 아닌가 체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감기를 앓은 다음이나 기관지염에 걸린 후에 많이 나타나므로, 그런 감염성 질환 후 다리를 잘 움직이지 못하면 이 병을 의심해보세요. 별도의 치료를 받지 않아도 안정을 취하면서 쉬면 1, 2주만에 자연히 낫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픈 부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다리를 많이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절대 안정이 고관절 활막염을 치료하는 최상의 방법입니다.
4. 결핵성 관절염
결핵균은 신체 어느 부위라도 침입할 수 있지만 아이들의 경우 특히 척추나 고관절 부위에 들어가 문제를 일으키는 수가 종종 있습니다.
결핵성 고관절염에 걸리면 일단 다른 관절염처럼 다리에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조금이라도 걷거나 뛰고 난 후에는 고관절은 물론 무릎, 허벅지, 사타구니로도 통증이 옵니다.
결핵성 관절염의 경우 미열이 올랐다 내렸다가 반복하기도 하며, 아이가 갑자기 쇠약해지며 식욕이 떨어집니다. 우리 나라는 생각보다 결핵 발생률이 높아, 그만큼 결핵균으로 인한 관절염의 발생 가능성도 많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5. 백혈병
흔히 영화에서 불치의 병으로 등장하는 백혈병 역시 다리에 통증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백혈병이라면 다리의 통증 외에 두통, 피로, 출혈의 증상을 동반합니다. 얼굴이 창백하고 피가 났을 때 잘 멎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 목 뒷부분에 조그만 몽우리가 만져지기도 합니다.
여느 질병과 마찬가지로 백혈병 역시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다리 아프다는 말을 반복해서 할 때 의례적인 일이겠거니 하며 흘려듣지 말고 혹 다른 증상은 없는가 꼼꼼하게 살펴보도록 합니다.
6. 외상
아이들은 놀다가 발목을 삐거나 뼈에 금이 가는 일이 종종 생기곤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충분한 의사 표현 능력이 없기 때문에 그러한 상태를 부모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평소 아이의 행동에 달라진 점이 없는가 눈 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아이의 걸음이 편안해 보이지 않고 걸으면서 인상을 쓰거나 절룩거릴 때는 혹시 어디에 부딪치거나 넘어진 적이 있는가 물어보세요. 그리고 아파하는 부위가 부어오르고, 손으로 살살 눌러봤을 때 인상을 찡그리거나 아파한다면 염좌나 골절 상태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만약 골절 상태라면 골절된 뼈 끝에 신경이나 근육, 혈관 등이 다칠 수 있으므로 심하게 당기거나 밀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또 높은 곳에서 떨어졌다거나 책상 모서리 같은 곳에 부딪쳤을 때는 상처가 없는지 즉시 체크하세요.
7.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한 방법
간혹 부모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다리가 아프다는 핑계를 대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별다른 증상도 없고 멀쩡하게 잘 놀다가 갑자기 아프다는 말을 하는 경우가 바로 그런 케이스입니다. 거짓말로 다리가 아프다고 하기도 하지만 아이 스스로 다리가 아프다고 믿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럴 땐 부모의 따뜻한 애정 표현이 최상의 치료제입니다. 아이의 다리를 부드럽게 마사지 해주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거나 노래를 불러주면, 아이는 훨씬 편안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