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 보약 이렇게 먹이세요 ]
▶ 보약은 어떤 아이에게 먹여야 하나요?
아이 몸이 어딘가 부실해 보이면 ‘우리 아기 보약 한 제 먹여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시죠? 일반적으로 한약이라고 하면 보약을 떠올릴 만큼 한방은 여러 가지 치료법 중에서 특이나 몸을 보(補)하는 치료 방법에 탁월한 강점이 있습니다. 보(補)라는 것은 부족한 것을 채워준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보약은 몸의 한 부분이나 전체가 약해졌을 때 먹어서 기운을 내게 하고 건강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약입니다. 또는 몸의 이상을 미리 대비하여 예방하는 의미에서 보약을 먹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보약이 허한 것을 보충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병이 없을 때는 예방약이, 병이 있을 때는 탁월한 치료약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다음 몇 가지의 경우 아이에게 보약을 먹일 수 있습니다.
첫째, 선천적으로 허약한 체질을 타고난 경우.
엄마가 임신 중 병을 앓았거나 심한 입덧으로 영양분 섭취를 충분히 하지 못하였거나 조기 출산 또는 저체중아로 태어난 경우에는, 선천적으로 허약 체질을 타고나게 되는 수가 많습니다.
선천적으로 허약한 아이는 다른 아이보다 성장발육 속도가 느리고 걸음마나 말을 늦게 배우는 경향이 있으며, 왜소하고 잔병치레가 잦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엄마에게서 받지 못한 부족한 기운이나 면역력을 보약으로 보충해 주면 다른 아이와 같이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엄마가 임신 중 많이 힘들었거나 아이가 조기 출산되거나 저체중아로 태어난 경우에는 이를 미리 예상하고, 아이가 백일쯤 되었을 때 한의원에 데려가 진찰을 받고 보약을 먹이는 것이 아기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둘째,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자라는 동안 영양 공급이 부족하여 몸이 부실한 경우.
아이가 신체적으로는 건강하게 태어났으나 잦은 잔병치레로 몸이 허약해지거나, 혹은 음식을 잘 섭취하지 못해 성장이 부진한 경우에는 허약한 장부를 찾아 이를 치료해주고, 영양분을 잘 섭취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자주 체하는 아이, 장염에 자주 걸리는 아이, 과자나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어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 잦은 감기 후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는 비위장이 허약해져 음식을 먹어도 그것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실하게 되는 수가 많습니다.
이처럼 후천적인 문제로 인해 허약해진 아이에게는 우선 문제가 되는 장부를 치료해준 다음 비위장의 기능을 강화시켜 섭취한 영양분이 다른 데로 새지 않고 충분히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셋째, 영양공급이 필요이상으로 많아서 이것을 에너지로 바꾸지 못해 몸에 계속 축적된 경우,
쉽게 말해 비만한 경우입니다. 잘먹고 잘 크는데 무슨 보약이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다른 아이에 비해 유난히 살이 많이 찌는 것도 몸에 이상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에너지를 축적시키는 흡수력은 아주 강한 반면, 에너지를 발산시키는 기운은 부족하기 때문에 똑같이 먹어도 살이 더 많이 찌는 것입니다.
통통한 아이들이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고, 숨이 차서 운동을 오래 하지 못하며, 쉽게 피로해하는 것도 기운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아이에게는 부족한 기운을 보충해주는 보약을 먹여, 몸에 쌓여 있는 지방을 활동 에너지로 바꾸도록 도와주고 과다하게 쌓여 있는 노폐물을 배설시켜 줄 필요가 있습니다.
▶ 보약을 먹이면 어떤 효과가 있나요?
보약이라고 모두 다 똑같은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 처방과 구성 약재에 따라 각기 효능이 다릅니다. 특히 한약을 처방할 때에는 아이의 체질과 현재의 건강 상태 즉 장부(臟腑)․기혈(氣血)의 허실(虛實)을 바탕으로 하여 짓기 때문에, 모든 아이에게 똑같은 효과가 나타날 수는 없는 것이죠.
그러나 아이의 보약을 처방할 때에는 아이의 체질과 함께 특별히 성장기 아이의 특성을 고려하여 성장과 면역력, 두뇌 발달에 신경을 써서 처방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보약을 먹이면 특별히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1. 아이의 성장과 발육에 도움을 줄 수 있어요.
부모님이 키가 작아 아이의 키가 걱정되는 경우, 유난히 또래보다 성장발육이 부진한 경우에는 보약을 먹이면 성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 부모님의 작은 키를 물려받은 아이는 선천적으로 신장(腎臟)의 기운이 허약하기 때문에 신장(腎臟)을 보강하는 보약을 꾸준히 먹이면 키가 좀 더 잘 자랄 수 있어요.
그 대표적인 처방인 ‘성장탕’은 신장(腎臟)을 보강하는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에 뼈와 근육의 성장을 도와주는 약재들을 가미하여 만든 것으로, 실제로 한의원에서 아이들에게 성장탕을 먹였을 때 부모님 키로 평균을 내어 계산한 예상 최종키보다 더 크게 자라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키에 비해 유난히 깡마른 아이의 경우에는 비위 기능을 강화하는 향사육군자탕(香砂六君子湯)이나 태화환(太和丸)으로 입맛을 돋우고 영양분의 소화흡수를 도와 살이 포동포동 오르게 할 수도 있습니다.
2. 아이의 두뇌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어요.
녹용, 구기자, 오미자 등의 한약재는 뇌의 신경세포분열을 왕성하게 하여 두뇌성장 단계에 있는 아이들의 두뇌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특히 녹용은 뇌수를 충만하게 하여 뇌신경 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해주며, 또한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활성화시키므로 성장기 어린이의 신체․지능 발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게 해줄 수 있는 뛰어난 약재입니다.
오미자는 두뇌반사잠복기를 단축시키고 대뇌피질을 흥분시키는 작용이 있어서, 사고와 계산을 민첩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약재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약재를 가미하여 아이에게 보약을 지어 먹이면 소위 ‘머리 좋은 아이’로 만들 수도 있는 것이죠. 《동의보감》에서도 ‘총명탕을 먹이면 건망증을 치료하고 오랫동안 먹으면 하루에 천 마디의 문장을 외울 수 있다’고 하였을 정도로,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보약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똑똑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아기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신경을 써야 합니다. 태아의 뇌세포는 임신 2개월부터 5개월 사이에 그 수가 갑자기 증가했다가 7개월경에는 총 뇌세포수가 정해집니다. 따라서 태아의 두뇌발달을 위해서는 산모가 임신 2개월부터 6개월 사이에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질 좋은 식품과 약재를 먹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리고 태어난 이루로는 뇌세포 사이에 신경조직이 형성되어 대부분 3살 이전에 재능이나 소질이 결정되므로, 3살 때까지 열심히 보약을 먹일 필요가 있습니다.
3. 면역력을 강화하여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줄 수 있어요.
유난히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여행을 가거나 물이 바뀌면 금방 배탈이 나고, 유행성 전염병에도 잘 걸리는 아이가 있어요. 이런 아이들은 몸 속의 저항력이 약해 기회만 났다하면 병균이 쉽게 침입할 수 있는 상태여서, 무엇보다 저항력을 길러 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한방에서는 고전적으로 ‘治未病’(병이 걸리지 않을 때 미리 예방한다) 즉, 병이 났을 때 치료하는 것보다는 병에 걸리지 않았을 때 인체의 저항력을 길러 병에 걸리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것을 더욱 중요시 해왔습니다.
특히 발달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아이의 경우에는 면역력이 약해 감기나 폐렴 등 질환에 쉽게 걸리므로 어렸을 때부터 보약으로 면역력을 길러줄 필요가 있어요. 일반적으로는 만 한 살이 될 때부터 매년 꾸준히 보약을 먹여주면, 잔병치레를 줄여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일생의 건강까지도 보장해줄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 들어서는 아토피,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등 면역계통 질환에 걸려 오랫동안 고생하는 아이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혹시 우리 아이도 이런 질병에 걸리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부모님들이 많으세요.
과거에는 이런 질환의 원인을 유전에 큰 비중을 두었으나, 현대에는 유전보다는 환경오염과 인스턴트 식품의 과다 섭취로 인해 인체 면역계통에 균형을 잃어버려 이런 질병에 걸린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질환은 한번 걸리면 평생을 달고 살아야 할 정도로 고질적이기 때문에, 병에 걸리지 않도록 미연에 막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보약은 인체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주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항진된 면역 기능은 낮춰주고 떨어져 있는 면역 기능은 올려주어 이러한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치료하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 아이들 보약은 언제부터 먹이면 좋을까요?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태독(胎毒)을 없애기 위해 감초 달인 물이나 황련 달인 물을 먹였으나, 요즘은 병원에서 출산을 하기 때문에 한약을 먹일 방법이 없을 뿐더러 아이가 태어나면 워낙 위생적으로 처리를 하기 때문에 굳이 그런 한약재를 먹일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또한 신생아의 경우에는 아직 장기 발달이 미숙하므로 태어나서 바로 약을 먹이는 것은 좀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보약은 첫돌이 되면, 한의원에 데려가서 진찰을 하고 그때부터 매년 규칙적으로 보약을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한약 맛이 요즘 나오는 양약처럼 달지 않기 때문에 한 살 된 아이가 먹기에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런 것이 염려될 경우에는 만 2세가 되어서 먹이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돌 이전에 병을 앓거나 발육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백일 때부터 먹일 수도 있습니다.
한약을 언제까지 먹여야 하는지 궁금해하시는 엄마들도 많으실 텐데요. 한 돌부터 최소한 3년 이상은 꾸준히 먹이는 것이 좋으며, 가장 좋은 방법은 성장이 이루어지는 중학교 때까지 계속 먹여주는 것이 성장발육에 도움이 되며 면역력을 강화시켜 잔병치레를 예방하고 또한 두뇌발달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 보약을 먹이는 횟수와 용량은 어떻게 되나요?
일반적으로 아이들 보약은 계절에는 상관없이 6개월 단위로 1년에 2회 정도 먹이는 것이 원칙이나, 허약한 아이들이나 병이 있는 아이들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엄마들은 매번 약을 먹일 때마다 녹용을 먹여야 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일반적으로는 1년에 한 번은 녹용이 들어간 보약을 먹이고 다음 번에는 녹용이 들어가지 않은 일반 보약으로 먹여도 괜찮습니다.
용량은 나이에 따라서 다릅니다. 즉 녹용이 들어가지 않은 일반 보약은 아이 나이와 같은 첩 수나 약간 더 먹이고, 녹용이 들어간 보약은 아이 나이의 반이나 그보다 조금 더 먹이면 됩니다. 예를 들어 4살인 아이는 녹용이 들어가지 않은 일반 보약은 4~5첩을 먹이고, 녹용이 들어간 보약은 2~3첩을 먹입니다. 그러나 발육이 크게 떨어지거나 특정한 병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정확한 진단과 처방에 따라 약의 내용과 분량을 알맞게 조절해야 합니다.
소아 보약 복용기준 |
회수 |
6개월 단위로 1년에 2회
┏1회는 녹용이 들어간 보약
┗1회는 녹용이 들어가지 않은 일반 보약 |
첩수 |
녹용 보약 |
일반 보약 |
나이의 반이나 그 이상
예) 4살 2~3첩 |
나이와 같은 수나 그 이상
예) 4살 4~6첩 |
▶ 보약은 어느 계절에 먹여야 하나요?
특별히 보약 먹일 때는 계절을 가릴 필요가 없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봄에는 만물이 소생하는 기운을 받아 아이들의 키가 성장하고, 가을에는 만물을 거두어들이는 기운을 받아 체중이 증가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런 이유로 기존에는 봄철과 가을철로 보약을 먹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특이나 여름에 보약을 먹이면 땀으로 다 나와서 효과가 없어진다는 말이 있어서 여름에 보약 먹이는 것을 더욱 기피해 왔습니다. 이는 봄과 가을이 약을 달이거나 먹기 편한 데서 나온 이야기로, 요즘은 약을 달이는 것이 편하고 냉장고가 있어 상할 염려가 없기 때문에 여름에도 보약을 먹여도 됩니다.
특히 감기에 잘 걸리는 아이,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아이의 경우에는 오히려 호흡기가 편해지는 여름철에 한약을 미리 먹여주면 가을과 겨울을 편하게 지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약을 먹일 때는 계절을 따지지 않고 먹이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합리적인 방법입니다.
▶ 엄마가 임신 중 보약을 먹어도 되나요?
아이를 영리하고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개 어린이의 뇌 발달은 임신 초기에서 3세까지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100억~150억 개의 뇌세포는 이미 태아시기에 정해집니다.
즉 태아의 뇌세포는 임신 2개월부터 5개월 사이에 갑자기 증가하여 7개월경에는 거의 그 수가 정해집니다. 때문에 태아의 뇌세포 분열이 활발한 임신 초기에 산모가 보약을 먹고, 질 좋은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면 똑똑하고 영리한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임신 중 보약을 먹는 것이 아주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임산부들이 보약을 먹지 않는 추세입니다. 임신 중 방사선을 조사하거나 태아에게 해로운 약을 복용하면 뇌 발달에 큰 지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보편화되어, 임산부들이 보약 복용도 상당히 꺼려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임산부에게 먹이는 보약은 태아와 임산부에게 아주 안전한 한약재로 처방을 하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 과거에는 임산부가 입덧이 심하거나 몸이 허약하면 태아의 건강을 위해 한약을 많이 먹어왔으며, 별다른 문제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임산부들이 원해도 한의사들이 임산부에게 보약을 지어주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유전자 이상으로 장애아가 태어났더라도 임신 중 산모가 먹은 보약 때문이라고 하는 경우에는 한의사가 책임을 져야 하므로, 의료사고를 피하기 위해 임산부에게는 한약을 처방하지 않는 것이 일반화되었습니다.
▶ 녹용은 어디에 좋은가요?
일반인들이 보약이라고 하면 녹용을 떠올릴 정도로, 녹용은 신체의 활력을 증강시키는 최고의 약제입니다. 특히 녹용은 위로 뻗어 올라가는 특징이 있어서 성장기 아이들에게 유용한데요, 그 효능은 다음과 같아요.
첫째, 성장 발육을 촉진합니다.
만물이 싹을 틔우는 봄철에는 사슴의 기운이 최대한 위로 샘솟기 때문에, 녹용에는 그 영양분과 기운이 가장 충만해 모여 있어요. 특히 성장을 도와주는 판토크린이라는 성분과 뼈의 구성성분인 콜라겐, 칼슘, 마그네슘이 풍부하여성장기 아이들의 뼈와 근육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둘째, 조혈기능을 촉진하여 깨끗한 피가 생기도록 도와줍니다.
녹용은 골수의 혈액생산 기능을 촉진하는 기능이 있어요. 실제로 녹용을 쥐에게 먹인 결과 적혈구, 헤모글로빈, 망상적혈구 수가 증가되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녹용은 피가 부족하여 얼굴에 핏기가 없고, 어지럼증을 자주 호소하며, 밥을 잘 먹지 않고, 추위를 많이 타는 아이에게 먹이면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백혈병이나 혈우병 등골수의 조혈기능이 약화된 질환에 걸린 아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셋째, 면역력을 강화하여 병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시켜줍니다.
녹용은 백혈구나 면역에 관련된 세포의 분화를 도와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따라서, 세균과 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도 이를 물리칠 수 있는 강한 면역력이 생겨, 잔병치레를 덜 하게 할 수 있어요.
넷째, 근육을 튼튼하게 해줍니다.
녹용은 내장에 있는 평활근과 사지에 있는 수의근의 장력을 높이고 탄력성을 강화시킵니다. 따라서 팔 다리에 근육 흐물흐물한 아이, 운동을 하면 금새 지치고 힘들어하는 아이, 내장 근육에 힘이 없어 설사를 잘 하는 아이, 위장 근육이 힘이 없어 먹으면 오랫동안 소화가 안 되어 배가 더부룩한 아이, 그로 인해 입에서 살이 잘 찌지 않는 아이에게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녹용은 기운을 강화하고 혈액을 생성하도록 도와주므로, 거의 모든 허증(虛症)의 질환에 보편적으로 많이 쓰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녹용이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효과가 좋다고 하여, 우리 아이에게도 먹이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의외로 녹용에 맞지 않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녹용은 위로 상승하는 기운이 강하여, 고열이 있는 아이에게는 뇌압을 오르게 하여 뇌세포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따라서 모든 한약재와 마찬가지로 녹용 또한 반드시 한의사와 상담을 해서 아이의 체질과 증상에 맞는지 알아보고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 녹용을 먹이면 머리가 나빠지나요?
한때는 녹용을 먹이면 아이가 바보가 된다고 소문이 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엄마들이 한의원에 와서 ‘녹용을 먹이면 머리가 나빠지나요?’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녹용 자체에 머리를 나쁘게 하는 성분은 없습니다. 오히려 녹용에는 뇌수를 보충해주는 성분이 많아 아이의 머리를 영리하게 만들어줄 수 있어요.
다만 녹용을 잘못 사용했을 경우 뇌를 다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말초신경계보다 뇌가 있는 중추신경계가 더 발달해 있기 때문에 고열로 인해 뇌압이 오르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만약 아이가 고열이 있을 때 녹용을 먹이면 뇌압이 상승하게 되어 간혹 뇌세포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의사가 진찰을 하고 녹용을 먹였다면 이것을 모를 리가 없기 때문에, 녹용을 먹고 머리가 나빠지는 일은 없습니다. 오히려 제대로 진찰을 하고 먹이면 튼튼하고 영리한 아이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에게 녹용을 먹이려면 반드시 한의사에게 진단을 하고 먹이며, 약을 먹는 도중에 열병에 걸린 경우에는 약의 복용을 중단하고 한의사에게 문의를 하도록 하세요.
♣ 녹용 감별 상식
녹용은 사슴의 나이와 종류, 산지, 채취 시기, 건조 방법, 부위 등에 따라서 약효가 다르고 가격이 차이납니다.
① 녹용을 부위에 따라 분류하면 뿔의 끝에서 밑 둥까지 분골, 상대, 중대, 하대로 나뉘는데, 그 효능과 가격도 분골, 상대, 중대, 하대 순 입니다. 녹용은 분골(10%), 상대(20%), 중대(30~40%), 하대(30~40%)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분골 : 녹용 중 세포활동이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부분으로 녹용의 약효성분인 판토크린이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 성장을 위해 약을 지을 때는 분골을 가장 많이 씁니다.
․상대 : 분골 다음으로 판토크린이 많은 부분입니다.
․중대 : 딱딱해 지기 시작하는 부분으로서 혈관과 세포가 굳기 시작하는 부분입니다.
․하대 : 녹용 중 판토크린이 가장 적은 부분입니다. 하지만 칼슘이 많아서 여성이나 노인의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자주 쓰이는 부분입니다.
② 원가지에 비해 가늘고 뾰족한 곁가지는 약효가 떨어집니다.
③ 채취시기에 따라 분류하면 4~5월에 막 돋아난 사슴의 뿔은 혈액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하여 혈용이라 합니다. 이때는 뿔에 혈관과 신경이 가득 차 있어 성장이 빠르고, 갓 자란 뿔은 연하고 털이 고루 덮여 있는데 이 신선한 뿔이 바로 녹용입니다. 채취시기를 놓치고 8월쯤 되면 뿔에 칼슘이 침착되어 단단해지고, 털이 없어져 번들거리게 되는데, 이것은 녹각이라 합니다. 가을이 되어 뿔이 완전히 뼈로 바뀌어 탄력성이 아주 없어지고, 사슴 머리에서 저절로 떨어져 나간 것을 낙각이라 합니다.
약효는 뿔에 물이 가장 많이 오른 4~5월 봄에 채취한 녹용이 가장 좋고, 그 다음이 녹각, 낙각 순 입니다. 녹각과 낙각은 녹용에 비하여 위로 뻗는 상승의 기운은 부족하지만, 칼슘이 침착되어 석회화된 것이므로 칼슘은 아주 풍부합니다.
♣ 녹용 복용법
아이가 허약한 체질이라면 가까운 한의원에 가셔서 녹용을 먹여도 되는지 문의를 해보고, 먹여도 된다고 할 경우에는 녹용을 가루 내어 먹여보세요.
《가루 내어 먹는 법》
① 녹각을 잘게 썰어 꿀을 고루 발라주세요.
② 녹각을 프라이팬에 넣어 약한 불에서 색이 노릇하게 변할 때까지 구우세요.
③ 구워진 녹각을 분쇄기로 갈아 유리병에 보관해두세요.
④ 녹각 가루를 하루 두세 번, 한 번에 1큰 스푼 씩 따뜻한 우유에 타서 먹이세요.
▶ 아이에게 보약을 먹이면 살찌지 않을까요?
예전에는 엄마들이 애들 한약을 지으러오면 ‘밥 잘 먹고, 살찌게 해주세요’라고 했는데, 요즘은 ‘애가 살찌지 않게 지어주세요’라고 요구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실제로 보약을 먹고 난 후 살이 쪘다고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오해를 하십니다.
어떤 사람들은 한약이 칼로리가 높아서 먹으면 살이 찐다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사실 한약 자체는 칼로리가 별로 나가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한약재들은 대부분 자연에서 채취한 식물의 일부분으로, 성분으로 따지자면 섬유질과 비타민, 무기질, 당질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그렇기 때문에 칼로리는 적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칼로리가 낮은 보약을 먹어서 어떻게 살이 찔 수 있는 것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기실 텐데요. 한약은 그것에 함유된 성분에 의해 약효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한약재 자체가 가지고 있는 기운의 작용으로 인체의 기능에 변화를 주어 약효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소화기능이 강화하는 작용이 있는 보약을 먹으면 음식물의 소화흡수가 잘 이루어져 살이 찔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보약이란 무조건 살을 찌우는 약이 아니라, 몸의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그것을 보충을 해주고 반대로 과다한 부분이 있으면 그것을 억제하여 적절한 균형을 맞춰주는 약입니다. 즉 아이들 보약이라고 천편일률적으로 다 같은 약이 아니라, 한의사가 아이를 진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그 아이의 건강상태와 체질에 따라 맞춤 처방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밥을 잘 먹지 않고 살이 마른 아이의 경우 소화기를 보강하는 보약을 먹이면 밥도 잘 먹고 살이 오르게 되고, 뚱뚱한 아이의 경우 기(氣)를 보강하는 보약으로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면 지방 분해가 잘 이루어져 체중 증가 속도가 느려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약의 도움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보약을 먹이고는 싶은데, 보약을 먹이면 살이 찌지 않을까’라는 어리석은 고민은 훌훌 털어 버리시고, 오직 아이의 건강만을 생각하고 마음 편히 한의원을 찾으셔도 좋습니다.
▶ 보약을 먹으면 밥을 잘 먹을 수 있을까요?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아 걱정이에요’라고 하는 아이들을 보면, 실제로 몸에 큰 이상이 있는 경우는 별로 없고 군것질을 많이 하거나 편식을 하거나 규칙적으로 밥을 먹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즉 2~3살 무렵 밥 먹는 것을 배울 때 식사습관을 제대로 들이지 않아 잘못된 식습관이 계속 반복되는 것인데, 어른들 눈에는 밥을 잘 먹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무엇보다도 규칙적인 식사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나 ‘잘 먹지 않는 아이’ 중에도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통 음식을 먹지 않아서 또래 보다 성장이 느리고 체중도 잘 늘지 않고, 잔병치레가 잦은 아이는 빨리 치료를 해 주어야 해요. 식욕이 없을 뿐만 아이라, 음식을 먹으면 잘 토하고 구역질도 하며, 배가 자주 아프며 설사나 무른 변을 봅니다. 얼굴에 핏기가 없고, 눈에 광채가 없이 눈물이 어려있는 듯하며, 목소리에 힘이 없고 매사 의욕이 없어 보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두 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선천적으로 비위(脾胃)기능이 약하게 태어나 신생아 때부터 젖 빠는 힘이 부족하고 젖을 먹으면 구토를 했던 경우, 둘째는 후천적으로 모유수유를 하지 않았거나 영양 관리를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경우 또는 잦은 잔병치레로 비위가 약해진 경우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대개 약해진 비위(脾胃)를 보강하는 보약을 먹여 소화흡수 기능을 증진시키면 식욕이 생겨 밥도 잘 먹고, 또한 섭취한 영양분이 몸으로 충분히 흡수가 되니 몸에 살도 붙고 잔병치레도 덜하게 됩니다. 확실한 치료를 위해서는 한의사에게 진찰을 하여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후 아이의 증상에 따라 보약을 먹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여름철에는 보약을 먹지 말아야 하나요?
‘여름에 보약을 먹으면 땀으로 다 빠져나가 버린다’는 속설 때문에, 여름철에는 아이에게 보약 먹이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약을 먹고 땀을 흘리면 약효가 다 빠져나간다는 말이 언뜻 보면 맞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혀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말입니다.
우리 몸의 대사과정을 살펴보면 그 이유는 간단해집니다. 사람이 약이나 음식물 등을 섭취하면, 장에서 흡수되고 그것의 유용한 성분을 몸에서 다 이용한 후 생성된 찌꺼기를 땀과 소변, 대변으로 배설시킵니다. 그러므로 땀과 소변과 대변에는 약이나 음식물이 그대로 배출되는 것이 아니라 몸에서 쓰고 남은 찌꺼기가 배출되는 것이므로 땀이나 소변, 대변으로 약 성분이 빠져나갈까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여름철 땀에 한약 성분이 배설된다면, 여름에 양약을 먹어도 다 땀으로 배설되어 약효가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양약을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 먹어도 효과의 차이는 별로 없다는 것을 약을 먹어본 사람들은 다 알 것입니다. 한약도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다른 계절보다 특별히 여름철에 보약을 먹는 것이 더 좋을 듯합니다. 동의보감에 이르기를 ‘여름에는 기운이 많이 소진되므로 기력을 보충하는 치료를 해야한다’고 하여 여름철 보약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제때에 진액과 기운을 보충해주어야 가을, 겨울을 잘 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왜 이런 속설이 생긴 것일까요?
요즘과 같이 편리한 약탕기가 없던 옛날에는 뜨거운 불 앞에서 몇 시간을 지키고 앉아서 약을 달여야 했기 때문에, 더운 여름날에 한약을 달인다는 것이 보통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약을 달이기 쉬운 봄과 가을에 보약 먹기를 권장하기도 했었죠.
또한 옛날에는 한약을 무균 처리하는 방법이 없어 원래 변질되기 쉬운데다, 특히 여름에는 냉장고가 없어 달여두면 금새 상하기 때문에 이를 피하려고 지어낸 말이 지금에 와서 와전된 것입니다. 그러니 무균 처리 시설과 냉장시설이 잘 되어 있는 요즘, 한약 먹는데 굳이 계절을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 건강한 아이도 보약이 필요합니까?
‘우리 아이는 밥 잘먹고, 잘 뛰어 놀고, 잘 크는데 보약은 안 먹어도 될 것 같아요’라고 하는 부모님이 많습니다. 그러나 건강은 겉으로만 판단할 수 없음을 아셔야 합니다.
겉으로 건강하게 보여도 자세히 살펴보면 아이가 감기만 걸리면 목이 유별나게 아프던가, 코감기만 걸린다던가, 긴장을 하면 소변을 자주 본다던가, 평소 지나치게 산만하거나 안절부절 하는 특징적인 증상들이 있습니다.
이는 겉으로 보면 특별한 질환이 없어 보여도 속에는 기운이 한쪽으로 편중되어 몸의 정상적인 균형이 잃어가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어릴 때는 건강하던 아이들이 자라면서 병이 발견되거나, 최종 성장키가 작은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릴 때부터 아이 체질과 증상에 맞추어 정기적으로 보약을 복용시킨다면 훨씬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보약 잘 못 먹이면 흰머리가 생기나요?
엄마들이 아이들 약을 지어가면서 ‘원장님, 어렸을 때 보약 잘 못 먹어 새치가 생겼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던데요’라고 묻는 경우가 있어요. 이는 ‘한약 먹을 때 무를 먹으면 흰머리가 생긴다’라고 하는 속설 때문인데,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입니다.
이 속설의 근원을 살펴보면, 한약재 중 숙지황과 나복자(무씨)의 나쁜 궁합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숙지황은 보혈(補血)작용이 매우 뛰어난 약재인데, 단점이 소화가 잘 안 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숙지황이 들어가는 처방에 소화를 도와주는 나복자(무씨)를 배합을 했더니, 오히려 숙지황의 효능이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숙지황은 무씨인 나복자와 상극관계라는 것을 알고, 숙지황이 들어간 한약을 먹을 때는 무를 같이 먹지 말라고 한 것입니다.
실제로 옛날부터 지황 밭에 무를 심으면 자라지도 못하고 죽었다고 할 정도로 둘 사이의 궁합이 매우 나빴습니다. 그래서 숙지황이 들어 있는 한약을 먹을 때 무를 같이 먹으면 약효가 떨어지므로, 그 금기사항을 강조하기 위해 ‘한약을 먹을 때 무를 먹으면 흰머리가 난다’ 고 겁주던 것이 현재 속설로 남아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간혹 주변에서 한약 먹고서 흰머리가 난 사람을 봤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원래 새치가 잘 나는 사람인데 주변에서 ‘한약 잘못 먹으면 흰머리가 생긴다’고들 하니 괜히 엉뚱하게 한약에다가 분풀이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약 먹을 때 무를 먹으면 흰머리가 생긴다’는 말은 전혀 과학적으로 근거 없는 이야기이므로 안심을 해도 좋습니다.
▶ 보약 먹일 때 음식을 반드시 가려먹어야 하나요?
흔히 보약을 먹을 때는 무, 돼지고기, 닭고기, 녹두, 밀가루 음식 등을 같이 먹지 않아야 한다고 알려져 있어서, 엄마들이 아이들 보약을 먹일 때 이런 음식을 못 먹게 하느라 진땀을 뺀다고 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로부터 보약에 들어간 한약재에 따라 함께 먹으면 안 되는 금기음식이 있었는데, 이러한 금기음식의 대부분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며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이어서 약을 챙겨 먹이는 것보다 음식을 가려 먹이는 것이 더욱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한약에는 왜 이렇게 금기음식이 많은 것일까요? 물론 치료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 인데 다음과 같은 이유로 특정 음식을 금합니다.
첫째, 한약의 성질 때문입니다.
한방에서는 환자를 진찰하여 환자의 한열(寒熱) 상태에 따라 약재의 한열(寒熱)을 가려서 처방을 합니다. 음식도 한약처럼 한열(寒熱)의 성질이 있어서, 음식을 먹을 때도 가능하면 비슷한 성질의 음식을 먹는 것이 좋으며 반대의 성질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어 몸이 차가운 사람이 따뜻한 성질의 약을 복용할 때 지나치게 찬 음식을 먹으면 약효가 떨어지므로 피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둘째, 한약을 복용할 때 어떤 음식들이 한약의 소화, 흡수, 대사속도에 영향을 주어서 약의 효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약 중 유효성분의 배설을 늦추는 음식과 함께 복용하면 배출이 늦어져 효과가 높을 것이고, 배설을 빠르게 하는 음식과 함께 복용하면 배출이 빨라져 효과가 금방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또한 소화를 방해하는 음식(기름진 음식, 밀가루 음식)과 함께 복용하면 한약의 흡수도 방해되므로, 같이 먹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환자의 증상과 약재에 따라 금해야 하는 음식의 종류는 매번 달라집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지나치게 찬 음식, 익히지 않은 날 것, 기름진 음식, 지나치게 맵거나 자극성이 강한 음식, 과음 등은 공통적인 금기입니다. 이 금기는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한방이론과 한의사의 경험에 의해 이루어져 온 것이므로 한의사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현명한 복용 태도입니다.
그런데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단체 급식을 하는 아이들이 이러한 사항을 잘 챙기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어떤 엄마들은 아이가 밀가루 음식을 먹었다고 하면, 겁을 내고는 아예 한약을 먹지 않고 건너뛰라고 하며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나 금기음식을 먹었더라도 한약은 제때 챙겨먹는 것이 더욱 좋습니다. 한약은 그 사람의 상태에 따라 처방된 것이므로, 금기음식을 먹었더라도 한약이 그 상황을 좀더 개선시켜줄 것이므로 보약을 제때 챙겨먹는 것이 더욱 현명합니다.
[잘 알려진 금기음식]
⑴ 돼지고기
① 돼지고기는 찬 성질이 있습니다. 따라서 몸이 찬 태음인이나 소음인 아이의 경우는 돼지고기가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② 몸이 찬 아이가 더운약을 복용 시 돼지고기의 찬 성질이 약효를 줄일 수 있습니다.
③ 돼지고기의 기름기가 약물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⑵ 닭고기
① 닭고기는 더운 성질이 있으므로, 몸이 뜨거운 소양인이나 태양인 아이의 경우에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②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의 아이가 차가운 약을 복용할 때 닭고기의 더운 성질이 약효를 줄일 수 있습니다.
③ 닭고기에도 돼지고기와 같이 기름기와 콜레스테롤이 많아서 약물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⑶ 밀가루 음식
밀가루 음식은 위장병을 앓고 있거나 위가 약한 아이의 소화에 무리를 주므로, 약물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⑷ 녹두로 만든 음식은 모든 한약의 복용 시에 금합니다.
녹두는 약물의 독을 없애주는 해독제의 역할을 하므로, 한약을 먹을 때 녹두음식과 함께 먹으면 약효가 파괴되어 아무런 효과가 없을 수 있습니다.
⑸ 무
무는 한약 중 지황이라는 약제의 효능을 저하시키므로 지황이 들어간 약을 복용 할 때는 무를 먹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⑹ 맵고, 짠 음식과 커피, 콜라
이런 자극성식품은 위장과 장이 약한 사람의 소화를 방해하므로, 보약과 함께 먹으면 소화흡수가 잘 안될 수 있습니다.
⑺ 양약은 한약과 1시간정도의 시간 간격을 두어서 복용하되, 반드시 의사와 한의사와 상의하여 먹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