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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2-03 11:47
치매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157,640  

치매

● 관련상식
  ▶ 뇌졸중
  ▶ 파킨슨병


저승사자보다 무서운 치매

흔히 ‘노망들었다’ ‘망령 났다’고 하는 치매는 그 사람의 과거 인품과는 상관없이 한 개인을 추한 모습으로 전락시켜버립니다. 더구나 가족과 주변사람들에게까지 고통과 희생을 분담시켜, 결국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와해되는 파국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은 행여 건강이라도 나빠지면 ‘치매나 중풍에 걸려 자식 고생시키는 일이 없어야 할텐데’라며 걱정하십니다. 그만큼 노인들에게는 치매와 중풍이 저승사자보다도 더 두려운 대상인 것이죠.


우리 나라 치매 인구

노령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심각한 사회 문제 중의 하나가 바로 ‘치매환자의 증가’입니다. 노령화 시대란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인구의 7% 이상일 때를 말하는데, 우리 나라는 2000년에 7.2%로 노령화 시대가 시작되었고 2019년이면 14.4%가 되리라고 추산합니다. 이처럼 노령 인구가 매년 급증함에 따라 치매환자수도 꾸준히 증가하리라는 것은 쉽게 예측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1998년 4월 7일 발표한 ‘치매노인 실태 조사및 관리대책’이라는 보고서를 참고하면 현재의 국내 치매환자 수와 미래의 환자 수의 증가에 대한 심각성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즉 우리 나라의 1995년 치매 유병율은 65세 이상 노인 중 8.3%(218096명)이며, 이 중 여성환자의 유병율은 10.9%(181918명)이며 남성환자의 유병율은 3.7%(36177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3배나 높습니다. 그런데, 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치매인구가 급증하여 2010년에는 8.6%(433918명), 2020년에는 9.0%(619132명)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 증가율을 도표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치매란?

사람의 평균 뇌세포 수는 약 140억 개 정도인데, 중년이 넘으면 정상적으로 하루에 약 10만개 정도의 뇌세포가 죽어 갑니다. 그 결과 일생동안 뇌세포의 10%가 죽게 되고, 이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나 활동력이 저하되는 ‘정상적 노화과정’을 거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와는 달리 뇌세포가 하루에 수십만에서 수백만 개 정도로 비정상적으로 많이 죽게 되어 뇌 기능이 뚝 떨어지는 것이 치매입니다. 그 결과 기억력, 사고력, 언어능력, 판단력, 공간지각능력 등을 상실하고, 시간이 갈수록 행동과 인격의 변화를 초래하여 더 이상 사회생활, 업무수행 또는 대인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됩니다. 따라서 치매는 정상적인 노화과정에서 오는 정신기능의 감퇴와는 엄연히 다른 ‘질병’인 것입니다.


치매의 종류

치매의 종류는 크게 알츠하이머병 치매와 혈관성 치매가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미국의  레이건 전 대통령이 앓아서 유명해진 것으로 현재까지는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 또한 어려움이 있는 유형입니다. 혈관성 치매는 중풍 후유증으로 뇌신경세포가 파괴되어 발병하는 치매로 평소 중풍이 생기지 않도록 건강관리를 한다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한 유형입니다. 동서양의 치매 발병 유형에 관한 연구 결과 서양에서는 알츠하이머병 치매가 50% 혈관성 치매가 20%를 차지하는 반면, 우리 나라를 포함한 동양에서는 혈관성 치매가 50% 알츠하이머병 치매가 20%를 차지한다고 보고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 나라 사람이 많이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는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므로 다소 희망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외 연탄가스 중독, 수두증, 머리의 외상, 알코올 중독, 약물 중독, 파킨슨병, 갑상선 질환 등도 치매의 원인이 됩니다. 


알츠하이머병 치매(서구형 치매)

주변에서 어르신이 중풍이나 사고와 같이 뇌를 손상 받을 일이 없었는데 언제부턴가 치매 기가 보이시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알츠하이머병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이처럼 원인불명의 진행성 치매를 초래하는 질환으로서, 1906년 독일의 정신과의사 알로이드 알츠하이머 박사가 처음으로 학회에 보고해 알려진 병입니다.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까지는 뇌에서 β-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뭉쳐 덩어리를 형성하여 뇌신경세포를 파괴한다는 가설이 지배적입니다. 이 단백질 덩어리가 독성물질로 작용하여 신경세포벽을 파괴하는데, 특히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을 만드는 대뇌부분과 정신활동에 중요한 대뇌피질 부분을 공격하기 때문에 치매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 환자가 죽고 나서 뇌를 부검하면 뇌 실질 조직은 아주 작아지고, 그 대신 뇌척수액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은 커져 있는 소견을 볼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증상은 아주 가벼운 건망증입니다. 병이 진행하면서 언어 구사력, 이해력, 읽고 쓰기 능력 등의 장애가 오고, 더 진행하면 불안해하기도 하고, 매우 공격적이 될 수도 있으며, 집을 나와서 길을 잃어버리고 거리를 방황하는 등의 전형적인 치매증상을 보입니다.


이러한 알츠하이머병의 발생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위험요인이 있습니다.

1. 고령 : 알츠하이머 치매는 60세 이후 급증하는데, 유병율은 매 5년마다 2배로 증가합니다.

2. 유전 : 부모 모두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던 사람은 한쪽 부모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던 사람보다 1.5배 위험하며, 부모 모두가 정상인 사람보다는 5배 위험합니다.

3. 여성 :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남녀 비는 7:3으로 여성이 훨씬 많습니다.

4. 교육수준, 사회계층 : 교육수준이 낮고, 단순한 일을 하는 사람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그 이유는 머리는 쓰면 쓸수록 뇌세포의 수명은 길어지지만, 머리를 쓰지 않으면 뇌세포는 빨리 퇴화하기 때문입니다.

5. 머리 손상 : 과거에 머리에 손상이 있었던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배나 위험합니다. 그리고 특별한 금속에 장기간 노출된 사람도 발병율이 높아집니다.

6. 흡연 : 흡연량이 증가함에 따라 알츠하이머병 위험빈도가 비례적으로 높아집니다. 이는 담배로 인해 뇌세포가 빨리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 혈관성 치매(동양형 치매)

혈관성 치매란 어떤 원인으로 인해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진 결과 뇌신경에 영양분 공급이 안되어 뇌신경이 파괴되어 나타나는 치매입니다. 흔히 중풍이 온 후 환자가 기억력이나 인식능력, 정신기능이 떨어진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혈관성 치매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혈관성 치매의 가장 흔한 경우는 ‘다발성 경색 치매’인데, ‘다발성 경색’이란 뇌의 작은 모세혈관이 여기저기 반복하여 막히는 것으로 이것도 흔히 말하는 중풍의 일종입니다. 뇌의 모세혈관 굵기는 머리카락의 1/100 정도로 아주 가늘어서 혈전이나 동맥경화에 의해 쉽게 막힐 수 있습니다. 이렇게 뇌의 모세혈관이 막히면 그 뒤로 이어지는 뇌세포는 영양분과 산소가 보급되지 않아 죽게 되며, 이러한 경색이 자주 반복되다보면 뇌의 여러 부위가 파괴되어 치매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뇌출혈, 뇌진탕 등으로 뇌혈관이 손상을 당한 후 뇌신경이 영양분과 산소 공급을 받지 못해 치매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데 비해,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이 장애를 받는 순간 갑자기 증상이 발생하고, 단계적으로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발병과 동시에 갑자기 정신능력이 조금 나빠졌다가는 그 수준을 유지하고 또 갑자기 조금 나빠졌다가 유지되고 하는 식의 양상이 보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쪽 팔 다리의 마비, 언어장애, 보행장애, 시야장애 등 중풍에 의한 전신 증상이 동반되므로 혈관성 치매는 쉽게 판별이 됩니다. 따라서 환자가 이러한 전신 증상들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알츠하이머병에 해당한다고 보면 됩니다.

혈관성 치매도 일단 발생하면 완치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초기에 진단을 받고 뇌혈관 치료를 적절히 받으면 더 이상의 악화는 막을 수 있으며, 발병하기 전에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면 예방 또한 가능합니다. 더욱이 우리 나라는 혈관성 치매가 절반 이상이므로 예방이 중요합니다.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려면 우선 위험인자를 빨리 제거해야합니다. 즉 혈당과 혈압 관리를 철저히 하며, 담배와 술을 반드시 끊도록 합니다. 비만인 사람은 식사요법과 운동, 약물 등으로 혈중 콜레스테롤을 정상으로 회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짠 음식을 즐기는 사람은 뇌졸중이 걸리기 쉬우므로, 음식을 싱겁게 먹도록 합니다.


치매의 초기증상

치매환자는 보통 증상이 나타나기 7년 전부터 뇌의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에 조기진단이 절실합니다. 그런데 치매는 노령에 찾아오는 병이라 정상적인 노화과정으로 착각하여 조기진단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구나 특징적인 발증(發症:병이 시작되는 증상) 없이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므로 환자 자신이나 가족들도 이를 쉽게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따라서 나이가 들면 본인이나 가족들이 치매 초기 증상을 잘 알아두었다가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치매 전문의를 찾아 조기진단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보통 가장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은 기억력 감퇴와 하고 싶은 말이 즉각적으로 나오지 않는 증상입니다. 그리고 방향감각이 없어지고, 계산이 잘 안 되는 등 전반적 정신기능이 둔해집니다. 다음은 치매의 초기에 흔히 나타나는 5대 증상입니다.

1. 기억장애

전화번호나 사람 이름을 기억하기 힘들다.

어떤 일이 언제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할 때가 있다.

며칠 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잊어버린다.

오래 전부터 해오던 일은 잘 하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기 힘들다.

배우자 생일, 결혼 기념일 등 중요한 사항을 잊을 때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같은 이야기나 질문을 반복할 때가 있다.

이야기 도중 방금 한 말을 잊을 때가 있다.

어떤 일을 하고도 잊어버려 다시 한 적이 있다.

밥을 먹고도 다시 밥상을 차린다.

약속을 해 놓고 잊을 때가 있다.

약 먹는 시간을 놓치기도 한다.

물건을 사러 가면 한두 가지 빠뜨리기도 한다.

가스 불 끄는 것을 잊은 적이 있다.

어떤 일을 하고도 기억이 나지 않아 확인해야 한다.

물건이 있는 장소를 잊어버려 엉뚱한 곳에서 찾는다.

물건을 두고 다니거나 가져갈 물건을 놓고 간다.

전에 가 본 장소를 기억하지 못 한다.

자주 만나는 친구나 친척을 바로 알아보지 못한다.

2. 언어장애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물건 이름이 금방 생각나지 않는다.

편지나 글을 쓰기가 힘들다.

갈수록 말수가 줄어든다.

신문이나 잡지, 책을 읽을 때 이해가 잘 안 된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이야기를 따라가기 힘들다.

3. 방향감각의 상실

집으로 가는 길을 못 찾거나 매일 다니던 전철역에서 출구를 잃어버린다.

익숙한 길을 잃거나 헤맨 적이 있다.

4. 계산능력 저하

계산능력이 떨어진다.

돈을 내고, 거스름돈 받는 것에 실수가 있다.

5. 성격 및 감정의 변화

사교적이던 사람이 외출을 싫어하거나 집에만 있으려 한다.

이전에는 의욕적이었으나 요즘에는 만사가 귀찮다.

이전에는 성격이 급하고 괄괄했으나 요즘에는 느긋해졌다.

이전에는 까다로운 편이었으나 요즘에는 관대해졌다.

생각이 단순해졌고 어린아이 같다.

너그럽고 자상한 사람이 요즘은 이기적이다.

개인위생(양치질, 목욕, 몸치장 등)이 게을러졌다.


치매의 진행단계

위와 같이 치매의 초기에는 주로 인지기능의 장애를 보입니다. 병이 진행되어 중기가 되면 일상 생활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 해결 능력의 장애를 보이며 망상, 환각 등으로 이상한 행동을 보이고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숨기고, 사람을 의심하며, 심한 충동적 행동을 보입니다. 그리고 말기가 되면 신체 변화가 나타나는데, 즉 보행장애로 의자와 침대에서만 지내며 전신 근육이 경직되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연하장애로 영양공급에 문제가 생깁니다. 이러한 치매의 전체 경과기간은 보통 증상이 나타난 후 5년 이상으로, 결국 마지막에는 식물인간처럼 침대에서 지내다가 영양문제와 여러 가지 합병증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진행 단계와 진행에 따른 영양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단계

증상

영양문제

1단계

(초기)

기억력 감퇴

작업, 가사, 돈 관리 어려움

길을 잃어버린다.

성격이 변한다.

업무능력이 느려진다.

밥을 먹고 또 밥상을 차림

식품 구매, 요리가 어려움

식사하는 것을 잊어버림

미각과 후각이 변함

달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함

식욕조절이 잘 안됨

2단계

(중기)

사물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시간 관념이 없어진다.

망상, 환각, 우울증

감정이 격앙되고, 감정의 변화가 심하다.

음식을 입에 물고 있거나 삼키는 것을 잊어버린다.

수저, 식기 사용하는 것을 잊어버려 손으로 음식을 먹으려 한다.

식품 섭취량이 부족하여 체중이 감소한다.

3단계

(말기)

현실감각이 상실된다.

자기 이름을 잊어버린다.

가족을 알아보지 못한다.

실어증(말을 못함)

기본적인 자기관리가 불가능하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

걷지 못해 침대생활만 한다.

음식을 알아보지 못하고 비누, 세제 등의 이물질을 먹으려 한다.

먹는 것을 거부하거나 먹일 때 입을 열지 않는다.

음식을 삼킬 수 없어 흡인성 폐렴에 걸릴 위험이 높다. 그래서 비강급식(코구멍의 호스로 영양분 공급)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치매의 진단

치매의 진단에는 진찰 과정에서 보여지는 환자의 증상과 보호자의 설명이 가장 중요합니다. 진찰 과정에서 치매가 의심되면 신경심리학적 검사를 통해 치매 여부 및 그 정도와 치매의 양상에 관한 조사가 이루어집니다.

치매가 확인되면, 원인을 밝히기 위한 검사로서 기본적인 혈액 및 소변 검사, 심전도, 흉부 방사선 검사, 갑상선 기능 검사, 비타민 B12 검사, 영상진단법(MRI, CT, PET) 등을 시행하게 되며, 경우에 따라 매독반응검사, 에이즈검사, 뇌척수액검사, 뇌파검사 등을 실시합니다. 진단이 어려울 경우에 뇌 조직 검사가 고려되기도 합니다.


치매의 양방치료

혈관성 치매로 진단되면 아스피린이나 티클로피딘 같은 항혈소판제를 투여하여, 혈관에 찌꺼기가 쌓이지 않도록 막습니다. 필요하면 더 강력한 제제인 와파린을 투여하기도 하며 경동맥이 좁아진 경우는 수술을 받기도 합니다.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치료가 달라집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아직 획기적인 치료법이 없고, 다만 증세를 완화하거나 진행을 둔화시키는 약물을 투여합니다. 약물을 투여하면 약 15-20%의 환자에게서는 치료 초기에 호전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개 6개월 이내에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며 중증에서는 약효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도 많으므로, 치료는 약물보다는 재활치료에 더욱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치매는 치료할 수 있는가?

뇌세포는 다른 세포와는 달리 일단 손상되면 재생이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 등 뇌세포가 파괴되어 발생하는 치매는 완치가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치매의 10%를 차지하는 신경매독, 수두증, 뇌종양, 경막하출혈, 비타민 결핍, 갑상선 질환으로 인한 치매는 치료가 가능합니다. 치매의 원인 질환이 분명하므로 그것을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혈관성 치매는 예방이 가능하므로, 치매라고 해서 완전히 포기할 일은 아닙니다.


치매 예방법

모든 사람들은 치매에 걸리는 열쇠는 오로지 하늘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다만 자신을 피해가기를 바라기만 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치매는 피할 수 없는 것만은 아닙니다. 우리 나라 사람이 많이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을 예방하면 충분히 피해갈 수 있으며, 알츠하이머병도 꾸준히 머리를 써서 뇌세포를 활성화시키고 즐겁고 활기차게 산다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합니다.


고혈압을 관리한다.

고혈압은 뇌경색과 뇌출혈의 가장 큰 위험인자이므로, 혈압 관리가 혈관성 치매 예방의 첫 번째 요건입니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나 또는 현재 혈압이 정상인 사람도,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도록 하며 짠 음식과 담배, 술을 피하도록 합니다.


당뇨병을 관리한다.

당뇨병은 뇌졸중의 중요 위험인자인 고혈압을 유발시키며, 그 자체로도 뇌졸중의 위험인자입니다. 당뇨병 환자는 뇌졸중 발생율이 정상인에 비해 2배나 됩니다. 따라서 당뇨병이 있으면 당뇨 식이와 운동을 하고, 약으로 혈당을 조절해야 합니다.


심장병을 치료한다.

협심증, 심근경색증, 부정맥, 심장 판막증 등의 심장병은 치매의 발생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런 심장병이 있으면 뇌로의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고, 심장에서 생긴 피떡이 떨어져나가 혈관을 타고 이동하여 뇌혈관을 막아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고지혈증을 예방한다.

고지혈증이 있으면, 뇌혈관에 기름이 끼어 치매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름진 음식과 과식을 피하고, 콜레스테롤치가 240이상이면 약물 요법으로 200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담배를 끊는다.

흡연은 뇌혈관을 수축시켜 뇌로 혈액과 산소공급을 방해하여, 결국 뇌세포의 수명을 단축시킵니다. 그리고 심장병과 고혈압을 악화시키므로 반드시 담배를 끊도록 합니다.


술을 줄인다.

과다한 음주는 뇌출혈을 발생시키므로, 치매 예방을 위해 하루 2잔 이하로 술을 제한합니다.


비만인 경우 살을 뺀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유발하므로 뇌졸중과 혈관성 치매의 위험인자입니다. 또한 체중이 많이 나가면 다리 관절염을 악화시키므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하도록 합니다.


음식을 싱겁게 먹는다.

우리 몸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염분은 2~3g 인데 반해 실제로 섭취하는 염분은 15~20g 입니다. 지나친 염분 섭취는 고혈압을 유발합니다. 따라서 가능한 싱겁게 하루에 소금을 1작은 스푼 이하로 제한하여 먹는 것이 혈관성 치매 방지에 유리합니다.


적절한 운동을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만병의 예방법입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발생율이 높아지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 비만을 예방하므로 치매예방을 위해서도 운동은 필수적입니다. 또한 운동을 하면 엔돌핀이 나와서 우울증도 예방되므로 치매환자의 우울증 관리에도 효과적입니다. 운동 종류는 빨리 걷기, 수영, 요가 등 관절에 무리가 되지 않으면서 전신운동 효과가 있는 것이 좋습니다.


꾸준히 정신활동을 하라.

‘용불용설(用不用說)’ 즉 ‘어떤 기관을 사용하면 더욱 단련되지만, 사용하지 않으면 점점 퇴화된다.’는 원리가 뇌세포에도 적용이 됩니다. 머리도 쓰면 쓸수록 뇌세포 수명이 늘어나고 발달이 되지만, 머리를 쓰지 않으면 뇌세포의 수명이 단축됩니다. 따라서 단순한 작업을 하는 사람이나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수록 치매예방을 위해 꾸준히 정신활동을 해야합니다. 텔레비전보다는 라디오가, 라디오보다는 독서가, 잡지보다는 단행본이 좋습니다. 화투, 장기, 바둑 등도 도움이 되지만 무리한 내기를 하거나 승부에 집착하면 오히려 해로울 수 있습니다.


기록과 정리정돈을 습관화합니다.

약속시간, 생일 등을 메모지에 기록하며, 가계부를 쓰는 것은 기억력 증진에 도움이 됩니다. 매일 간단하게 일기를 쓰는 것도 치매 예방에 좋은 방법입니다.


폐경 후 여성 호르몬 요법을 시행한다.

폐경 후 여성 호르몬을 복용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성 호르몬 요법은 자궁경부암이나 유방암의 부작용이 있으므로 의사와 충분한 상담 후 결정을 하고, 치료 중에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시행하도록 합니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생활을 하라.

치매환자들은 자신의 정신능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알게되고는 우울증에 빠지기 쉽습니다. 또한 평소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이 치매에 걸릴 확률도 높습니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긍정적인 사고를 하고 자원봉사나 친목모임에 참여하도록 하며, 적극적으로 어떤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리고 은퇴 후에도 취미생활을 찾아서 삶의 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녹차, 과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라.

비타민 A, C, E는 세포의 산화와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비타민 A, C가 풍부히 함유된 신선한 야채와 과일 그리고 비타민 E가 많이 함유된 견과류(잣, 땅콩, 호도) 등을 꾸준히 먹도록 합니다. 그리고 녹차에는 항산화제와 플라보노이드 화합물이 함유돼 있어서 뇌혈관이 막히는 것을 막아줍니다.


치매를 예방하는 지압법

정신력을 강화시키는 백회(百會)와 정신을 총명하게 하는 사신총(四神聰), 신경을 안정시키는 내관(內關)과 신문(神門), 그리고 에너지가 고여있는 기의 바다인 기해(氣海), 에너지가 용솟음 치는 용천(湧泉)이 치매 예방의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지압점들입니다. 이외에도 정신활동을 주관하는 장기인 심장을 보(補)해주는 심수(心兪), 뇌척수액의 생산과 순환을 도와주는 신수(腎兪)를 지압해주면 치매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① 백회, 사신총 : 양쪽 귀에서 머리 꼭대기로 똑바로 올라간 선과 미간 중심에서 올라간 선이 교차하는 점이 백회이며, 백회의 전후 좌우로 손가락 한마디 나간 4개의 점이 사신총이다.

② 내관, 신문 : 손목 내측의 중점에서 주관절 내측의 중점을 연결한 선을 6등분했을 때, 손목에서 1/6 올라간 점이 내관이다. 손목 내측에서 새끼손가락 쪽으로 옴폭하게 들어간 점이 신문이다.

③ 기해 : 배꼽에서 손가락의 1과 1/2마디만큼 내려간 점이다.

④ 용천 : 발바닥을 오무려 ‘ㅅ’자가 생길 때 두 선이 만나는 점이다.

⑤ 심수, 신수 : 목을 앞으로 숙이면 가장 튀어나오는 뼈가 제7경추이며, 그 밑이 제1흉추이며 다섯 번째가 제5흉추이다. 제5흉추의 양쪽으로 손가락 2마디만큼 떨어진 점이 신수이다. 옆구리 가장 아래에 있는 갈비뼈의 끝과 같은 높이에 있는 척추가 제2요추인데, 이 제2요추의 양쪽으로 손가락 2마디만큼 떨어진 점이 신수이다.


치매의 한약요법

치매의 치료는 뇌를 건강하게 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따라서 뇌를 건강하게 하고,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약물인 백복신, 석창포, 원지를 구성으로 하는 ‘총명탕(聰明湯)’이 치매 치료의 기본 처방입니다. 《동의보감》에서 ‘총명탕을 오랫동안 먹으면 하루에 천 마디의 말을 외울 수 있다.’고 하여 건망증이나 치매처럼 기억력이 떨어진 질환에 가장 기본이 되는 처방으로, 임상에서는 증상에 따라 다른 약물을 가미하여 투여합니다. 종일 말도 하지 않고, 밥도 먹지 않고, 대변이나 비누와 같은 이물질을 먹는 경우에 쓰는 치매 처방으로는 ‘세심탕(洗心湯)’이 있는데, 이 처방도 총명탕을 기초로 한 처방입니다.

그리고, 치매 약물 연구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된 처방으로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이 있습니다. 일본 후쿠오카 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혈관성 치매 환자에게 ‘황련해독탕’을 투여했을 때 공간인지 장애가 개선되었으며, 일본 도카이 의대 연구에서는 황련해독탕으로 치매환자의 가벼운 증상은 40%, 심한 증상은 20% 정도가 개선되었다고 합니다.

♧ 총명탕 : 백복신, 원지(감초달인 물로 축여 심을 뺀 다음 생강즙에 담가둔 것), 석창포(생강즙에 담가둔 것) 각12g을 달여서 하루 세 번 나누어 먹거나, 가루 내어 8g씩 찻물에 타서 마신다.

♧ 세심탕 : 인삼, 백복신, 생 산조인 20g, 반하 10g, 진피, 신곡 각6g, 감초, 부자, 석창포 각2g. 여기에 원지 4g을 가미하면 더욱 좋다.

♧ 황련해독탕 : 황련, 황금, 황백, 치자 각6g,


치매 진단법

※ 스스로 체크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본인이 해도 되며, 그렇지 못한 경우 환자를 잘 아는 보호자가 최근 6개월간 환자에게 일어난 사항에 체크한다.

1. 어떤 일이 언제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할 때가 있다.

2. 며칠 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잊어버린다.

3. 반복되는 일상생활에 변화가 생겼을 때 금방 적응하기 힘들다.

4. 배우자 생일, 결혼 기념일 등 중요한 사항을 잊을 때가 있다.

5. 어떤 일을 하고도 잊어버려 다시 반복한 적이 있다.

6. 약속을 하고 잊은 때가 있다.

7. 말을 하다가 자기가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잊을 때가 있다.

8. 약 먹는 시간을 놓치기도 한다.

9.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10. 물건 이름이 금방 생각나지 않는다.

11. 개인적인 편지나 사무적인 편지를 쓰기 힘들다.

12. 갈수록 말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13. 신문이나 잡지를 읽을 때 줄거리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

14. 책을 읽을 때 문장을 여러 번 읽어야 이해가 된다.

15. 텔레비전에 나오는 이야기를 따라가기 힘들다.

16. 전에 가본 장소를 기억하지 못한다.

17. 길을 잃거나 헤맨 적이 있다.

18. 계산능력이 떨어졌다.

19. 돈 관리하는데 실수가 있다.

20. 과거에 잘 쓰던 기구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

※ 평가 : 20문항 중 10개 이상에 해당되면 치매일 가능성이 높다.


위의 평가를 한 다음, 환자에게 다음의 질문을 하세요.

1. 오늘이 며칠입니까?

2. 오늘이 무슨 요일입니까?

3. 여기가 어디입니까?

4. 당신 집 전화번호는 몇 번입니까?

5. 당신의 나이는 몇 살입니까?

6. 당신은 몇 년도에 태어났습니까?

7. 지금 우리나라 대통령은 누구입니까?

8. 지난번 대통령은 누구였습니까?

9. 어머니 이름은 무엇입니까?

10. 20에서 3을 빼고, 그 결과에서 다시 3을 빼고, 이것을 계속 반복해보세요.

※ 평가 : 10문항 중 7개 이상을 맞추지 못하면 치매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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