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화불량 】
● 관련상식
▶ 식욕부진
▶ 식체
‘가스활명수’ ‘속청’ ‘베아제’ 등 많은 종류의 소화제 광고가 눈길을 끈다. 그만큼 소화불량으로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 짧은 점심시간에 맞추려면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다. 잠시의 여유 없이 바로 오후 업무에 복귀하면 쌓여있는 업무처리에, 상사의 잔소리에 밥이 제대로 소화될 리 없다.
퇴근 후면 스트레스 해소 핑계에 술자리는 빠질 수 없고, 다음날 아침이면 밤새 고생한 위장의 노고는 무시한 채 또 빈속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러다 보니 대한민국 직장인 중 제대로 된 위장을 가진 사람 하나 없고, 소화불량은 늘 달고 살 수 밖에 없다.
▶ 소화불량이란?
소화불량이란 지속적이거나 반복되는 상복부 또는 명치 부위의 불쾌감으로서, 흔히 식사와 연관되어서 나타나지만 식사와 무관하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아랫배의 불쾌감만 있거나 가슴의 답답함만 있는 경우는 소화불량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소화불량은 원인에 따라 기질성 소화불량과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기질성 소화불량은 위염이나 위궤양과 같이 소화기관에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 발생하는 것이며, 기능성 소화불량은 소화기관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도 만성적으로 소화불량 증상을 호소하는 것을 말합니다.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환자의 60%가 기능성 소화불량이며, 병원에서 각종 검사를 해도 위장의 별다른 이상을 발견할 수 없어 소위 ‘신경성 위장병’이라고 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예민한 성격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에게 흔하며, 약을 먹으면 그때는 좀 낫지만 끊으면 다시 재발하는 과정을 반복해서 수개월에서 심지어 수십년동안 지속되는 만성 소화불량의 주요 원인입니다. 원래 위장은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아 소화액이 분비되고 위장운동이 이루어지는데, 이 자율신경은 정서상태나 감정 등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적절히 극복하지 못한 사람들이 위장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들은 직장인에서 학생, 심지어 어린아이까지도 기능성 소화불량에 걸리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기질성 소화불량 |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역류성 식도염, 췌장염, 담도 질환, 소화기 종양 등에 의한 소화장애 |
기능성 소화불량 |
소화기관의 구조적 생화학적 이상소견이 없이 소화불량이 나타나는 경우로 ‘신경성 위장병’이다.
소화불량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소화불량의 60%에 해당된다. |
▶ 한의학에서 보는 소화불량
한의학에서는 소화를 주관하는 장기는 비장(脾臟)과 위장(胃腸)으로 봅니다. 즉 위장은 음식물을 받아들여 잘게 부수는 맷돌의 역할을 하고, 비장은 잘게 부서진 영양분을 온 몸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위장이 고장이 나면 입맛이 없고 먹은 것이 잘 내려가지 않고 배에 가스가 차며, 비장이 고장나면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배가 빵빵하고 설사를 하며 기운이 없고 머리가 무겁거나 아프고 몸이 마르게 됩니다. 그러므로 소화불량이 있을 때는 비장과 위장 중 어느 장부에 고장이 났는지 확인을 한 다음, 그것의 기능을 개선시키는 노력을 해야합니다.
▶ 소화불량을 개선하는 생활요법
1.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한다.
정서변화에 민감한 위장을 위해 식사시간만큼은 편하고 즐거운 생각을 하도록 합니다.
2. 자극적인 음식은 피한다.
너무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 너무 뜨겁거나 찬 음식, 질긴 음식, 튀김․라면․피자와 같은 인스턴트 음식은 위에 부담이 되므로 가급적 피합니다. 대신 신선한 야채와 두부나 콩 그리고 된장, 청국장과 같은 전통 발효식품이 소화에 도움이 되므로 이들 음식을 즐기도록 합니다.
3.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는다.
밥 한 숟갈에 최소한 20번은 씹도록 하고, 식사는 20분 이상 여유 있게 합니다. 그리고, 밥을 국이나 물에 말아먹지 말아야 합니다. 밥을 국물에 말아먹으면 아무래도 잘 씹지 않고 삼키게 되므로 첫 번째 소화제인 침이 잘 분비되지 않게 됩니다. 또한 침과 위액에 들어 있는 소화효소가 국물에 희석이 되어 분해작용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4. 소식한다.
위장을 건강하게 하는 첫 번째 방법은 소식입니다. 배부른 양의 80% 정도로 조금 부족하다 싶을 때 수저를 놓습니다. 과식은 소화불량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의 집중력과 업무 능력 저하의 중요한 원인입니다.
5. 간식은 줄이며, 야식은 피한다.
간식은 소화불량과 식욕감퇴의 주범입니다. 왜냐하면 간식을 먹으면 하루 세 번 소화액이 분비되도록 맞춰진 생체시간에 혼선이 초래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야식은 더욱 해롭습니다. 야식 후 잠자리에 누우면 위의 음식물이 거슬러 올라와서 식도를 자극하여 결국 ‘역류성 식도염’을 일으킵니다. 역류성 식도염이 생기면 속이 쓰리고 가슴 부위의 타는 듯한 통증이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잠자기 2시간 전에는 야식을 피하고, 배고픔을 참을 수 없다면 부드러운 비스킷 한 두 조각으로 배고픔만 달래도록 합니다.
6.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는다.
아침이 되면 쉬고 있던 위가 움직이면서 위산 분비가 활발해지므로, 식사를 해서 위를 부드럽게 달래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아침을 거르면 강한 위산에 의해 위 점막이 상해 위염이나 위궤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아침은 반드시 먹도록 합니다.
7. 공복에 커피나 탄산음료를 마시지 않는다.
음식을 많이 먹고 나서 커피나 탄산음료를 마시면 위액 분비가 증가되어 소화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음료를 공복에 마시면 과다 분비된 위산에 의해 위벽이 상하게 되므로, 가능한 한 공복에는 피하도록 합니다.
8. 매일 규칙적인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한다.
위장을 튼튼히 하는데는 적당한 운동이 필수적입니다. 식후 과격한 운동보다는 산보나 조깅을 15분 정도 하거나 전신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9. 편안한 옷을 입는다.
거들이나 딱 붙는 청바지는 배를 압박하여 소화기관의 기혈 순환을 막기 때문에, 만성 소화불량의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건강한 위장, 시원한 소화를 위해서는 헐렁하고 편한 옷을 입어 위장의 운동과 기혈 순환을 돕도록 합니다.
▶ 소화불량에 좋은 민간요법
1. 무, 사과, 귤
소화를 촉진시키는 대표적인 음식은 바로 무, 사과, 귤입니다. 무에는 디아스타제라는 소화효소가 함유되어 있어서 소화를 직접 돕고, 사과와 귤은 위액분비를 촉진시키는 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식후 무, 사과, 귤을 각각 먹어도 좋지만, 세 가지를 같이 갈아서 먹으면 더욱 좋습니다. 믹서기에 무 반 토막, 사과 반개, 귤 1개를 넣고 갈아 마십니다.
▶ 한국인의 소화제 ‘깍뚜기’ ◀
한국의 웬만한 식당이라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반찬 깍두기. 한국인이 워낙 김치를 좋아하는 까닭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무가 소화를 돕는 작용이 뛰어나 ‘밥 먹고 소화 잘 되어라’고 배려하는 우리 선조의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무는 ‘디아스타제’라는 전분 소화효소와 단백질 소화효소도 가지고 있어서, 어지간한 소화불량에는 무즙을 먹으면 속이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고기나 생선과 같은 단백질 식품을 먹을 때는 동치미나 무 겉절이 등을 같이 곁들여 먹도록 합니다. 단, 무의 이러한 약효성분은 껍질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무를 껍질 째 먹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
2. 생강
생강은 예로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건위작용(위를 건강하게 하는 작용)으로 유명한 식품입니다. 생강의 매운맛 성분인 진저롤은 위액 분비를 촉진시키고 소화효소를 활성화시키는 효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소화불량, 식욕부진, 구토, 메스꺼움이 있으면 따뜻한 생강차를 식후에 꾸준히 마시도록 합니다. 생강은 성질이 따뜻하여 몸이 찬 사람은 꾸준히 먹는 것이 좋으나,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과다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3. 마늘
마늘의 매운맛 성분인 알리신은 위와 장의 점막을 자극하여 소화효소의 분비를 촉진하고, 대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변비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단, 마늘의 이러한 효과는 열을 가하면 약해지므로, 생으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생마늘을 쉽게 먹을 수 있는 방법으로 초마늘이 있습니다. 식초에 마늘을 절이면 특유의 매운 향이 사라지고 식초의 이로운 작용이 더해져 피로회복에도 좋은 효과를 발휘하게 됩니다.
<만드는 법>
① 유리병에 깐 마늘을 넣고 마늘이 잠기도록 식초를 붓는다.
② 유리병을 꼭 닫아 냉장고에 열흘 정도 보관한다.
③ 열흘 후 유리병의 식초를 버리고 다시 새 식초로 부어 넣는다.
④ 식사 때마다 2~3쪽씩 먹는다.
4. 매실
매실은 위장과 십이지장의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는 작용이 있어서 소화불량을 개선해줍니다. 그리고 살균작용과 정장작용이 있어서 배탈로 인한 복통, 설사에도 좋습니다. 매실에는 피로회복 효과가 있는 구연산과 비타민 C가 풍부하므로, 만성피로 증상이 있는 직장인들은 음료수처럼 꾸준히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5. 유자
유자에는 구연산, 수산, 사과산 등의 유기산과 비타민 C가 풍부하여 피로회복과 식욕증진, 소화촉진의 효능이 뛰어납니다. 또한 유자의 헤스페리딘이라는 성분은 뇌의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여 뇌출혈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유자의 이러한 약효를 내는 성분은 껍질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유자차를 마실 때 유자청까지 씹어 먹는 것이 좋습니다.
▶ 소화불량의 지압요법
소화불량에는 우리 몸의 기운이 들고 나는 네 관문인 사관(四關)을 지압해줍니다. 사관(四關)이란 양손의 합곡(合谷)과 양발의 태충(太衝) 총 네 개의 혈자리입니다. 인체 기(氣)의 위아래 관문을 터주면 전신의 모든 기운이 순조롭게 통하게 되면서 위장 기운도 같이 뚫려 소화가 촉진됩니다.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의 족삼리(足三里)도 위장을 편하게 해주는 지압점이에요. 그리고, 배꼽 사방의 중완(中脘), 천추(天樞), 기해(氣海)를 지압해주어도 좋고, 뜸을 뜨면 더욱 좋습니다. 쑥뜸의 따뜻한 기운이 위장에 전달됨으로써 위장 기능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뜸은 한번에 5장씩 하루에 2~3번 떠주는 것이 적당합니다.
또한 비장과 위장을 강화해주는 기능이 있는 비수(脾兪)와 위수(胃兪)를 꾸준히 지압해주면, 소화불량이나 식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① 사관혈 : 합곡은 엄지와 검지손가락 뼈가 만나는 오목한 점이며, 태충은 엄지와 둘째 발가락사이를 발등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뼈에 걸리는 곳이다.
② 중완, 천추, 기해 : 중완은 배꼽과 명치사이의 중점이며, 천추는 배꼽에서 손가락 두 마디만큼 나간 점이다. 기해는 배꼽과 치골(아랫배의 단단한 뼈)을 5등분했을 때, 1과 1/2만큼 내려간 점이다.
③ 족삼리 : 무릎뼈(슬개골) 바로 바깥쪽 아래에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에서 손가락 3마디만큼 아래로 내려간 점이다.
④ 비수, 위수 : 제11흉추에서 양쪽으로 손가락 2마디만큼 떨어진 곳이 비수이며, 제12흉추에서 양쪽으로 손가락 2마디만큼 떨어진 곳이 위수이다.
▶ 소화불량을 개선하는 처방 - 향사육군자탕(香砂六君子湯)
비위가 허약하여 발생하는 기능성 소화불량에는 향사육군자탕이 좋아요. 향사육군자탕은 비장의 기능을 보강하는 육군자탕(인삼, 백출, 복령, 반하, 진피, 건강, 대추, 감초)에 향부자, 사인, 목향, 익지인 등 위장의 소화기능을 촉진시키고 기운을 소통시키는 약물을 가미한 처방입니다. 식욕이 없다, 식사 후 음식이 충분히 소화될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배가 부르다, 속이 더부룩하다, 몇 개월에 걸쳐 소화가 안 된다 등 만성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 적합합니다.
♧ 처방 ♧
향부자, 백출, 백복령, 반하, 진피, 백두구, 후박 각4g, 사인, 인삼, 목향, 익지인, 감초 각 2g, 대추 2개, 생강 3쪽
▶ 헛배가 부르고 가스가 찰 때, 배를 따뜻하게 해주세요.
헛배가 부르고 가스가 찰 때는 배를 따뜻하게 해 주세요. 배가 차가우면 장의 연동운동이 잘 되지 않아, 헛배가 부르고 가스가 차게 됩니다. 그러므로 평소 속옷을 잘 챙겨 입고, 집에서는 배에 따뜻한 찜질을 해서 배를 따뜻하게 해주세요. 배꼽을 중심으로 상하좌우 4~5cm 떨어진 곳에 한번에 5장씩 뜸을 떠주거나, 배꼽에 소금찜질을 해주어도 좋습니다. 굵은 소금을 프라이팬에 뜨겁게 볶아서 광목주머니에 넣고, 배꼽 위에 올려두면 따뜻한 기운이 단전까지 전달되어 단전에 양기가 생기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배를 자주 마사지해주세요. 두 손을 비벼 열이 나게 한 후 양 손바닥을 겹쳐 배꼽을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둥글게 마사지해주면 장운동이 원활해져 속이 편해질 것입니다.
▶ 위를 튼튼히 하려면 백출을 드세요.
백출은 삽주의 덩이줄기입니다. 삽주는 산의 정기와 하늘의 정기를 간직하고 있다하여 ‘산정’ 또는 ‘천정’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장수하려면 산정을 많이 먹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백출은 위장의 허약함을 보충하여 입맛을 돌게 하고, 소화를 촉진시키고, 복통과 설사를 다스리고, 기운을 솟게 해줍니다. 또한 위장관의 불필요한 체액을 배출시켜 부종, 설사, 장명(장이 꾸룩꾸룩 소리나는 것) 등을 치료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니 위를 튼튼하게 하려면 백출환을 만들어 꾸준히 복용하세요. 백출 600g을 쌀뜨물에 하루동안 담가두었다가 검은 껍질은 벗기고 볶은 후 가루 낸 다음 찜통에서 찝니다. 백복령 320g을 가루 낸 다음 백출 가루와 배합해 꿀로 팥알 크기의 알약을 빚어 1회 20알씩 1일 2~3회 식후에 따뜻한 물로 복용합니다.
쌀뜨물에 담가둔 백출을 건져 말린 다음 백출 20g과 복령 20g 물 1ℓ를 붓고 1시간 30분간 달여 하루동안 나누어 마셔도 좋습니다. 만성적으로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사람이 속에 가스가 차고 헛배가 부르며 설사도 할 때에는 백출 20g과 지실 10g에 물 1ℓ를 붓고 1시간 30분간 달여 하루동안 나누어 마시도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