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
● 관련상식
▶ 만성피로
▶ 수면
▶ 축농증
▶ 내 남편은 ‘인간 굴착기’
신혼 첫날밤 ‘드르렁드르렁’ 방 전체가 떠나갈 듯한 진동 소리에 “어디서 땅을 파는 거야?”하며 잠을 깨보니, 진원은 다름 아닌 새신랑. 약간의 실망감도 없지 않았으나, 결혼식이 많이 피곤했나보다 하고 그날 밤은 그냥 넘어갔으나. 웬걸? 그날로부터 그녀의 불면증 아닌 불면증이 시작되었다.
신혼 초에는 신랑 코고는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이루었으나, 요즘은 남편이 숨넘어갈까 봐 중간 중간 일어나서 깨우느라 잠을 설친다며 하소연이다.
그러나 큰 일하는 사람은 잠자는 소리도 요란한 법(?) 처칠, 무솔리니, 조지 워싱턴, 링컨, 루즈벨트 등 세기의 통치자들이 모두 코골이 명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녀의 하소연은 끝이 날까?
▶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지구상에서 잠잘 때 코를 고는 동물은 오직 인간뿐. 다른 동물과는 달리 반듯이 누워 자는 탓에 혀, 입천장, 목젖 등이 뒤로 쳐져 기도를 통과하는 공기와 마찰을 일으켜 문풍지처럼 떨리기 때문에 나는 소리입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코골이가 아니라, ‘목골이’ 또는 ‘기도골이’라고 해야겠죠.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술을 마시거나 피곤하면 코를 골게 마련이므로, 코골이 그 차체를 굳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숨이 넘어갈 듯 ‘꺽꺽’ 거리다 숨을 멈추는 무호흡증을 보이는 경우는 문제가 달라집니다.
수면무호흡증이란 수면 중 10초 이상 숨이 멎는 상태가 1시간에 5회 이상 나타나거나 7시간의 수면시간 동안 30회 이상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수면무호흡증이 매일 밤 되풀이되면 낮 동안 심한 졸음과 피로감을 느끼며, 그것이 계속될 경우 심장이나 폐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켜 고혈압과 심장병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조사에 의하면 성인의 약 25~45%는 코를 고는데, 그 중 5~10%가 수면무호흡증을 보인다고 합니다. 코골이 빈도는 남자가 여자에 비해 높고 나이가 많을수록 높아져 60대 이후에는 절반 이상이 습관적으로 코를 골게 됩니다. 그러나, 어린아이도 요란하게 코를 골아 부모와 함께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 심한 코골이, ‘만성피로’에 ‘부부금실’까지 깨뜨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코골이로 인한 부작용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첫째, 숙면 방해. 수면 중 가까스로 숨을 쉬다 보니 땀을 흘리기도 하고, 자는 중간 중간에 호흡곤란으로 깨게 되고 그렇다보니 야간에 소변도 자주 보게 됩니다.
둘째, 만성 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니 종일 수면 부족현상을 겪게 됩니다. 기상 시 머리가 무겁고 개운하지 않으며 두통도 호소합니다. 낮에는 늘 피곤하고 집중력과 판단력이 감퇴되어 일의 능률이 떨어지고, 틈만 나면 졸게 되며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의 위험도 정상인의 5배나 됩니다.
셋째, 심한 코골이는 ‘이혼의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 코골이의 가장 실질적 문제는 옆에서 자는 사람의 수면 방해이며, 또한 산소부족으로 인해 환자의 상당수가 발기불능이나 성욕감퇴를 경험하여 원만한 결혼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 한밤의 저승사자 코골이, ‘돌연사’ 불러올 수도.
심한 코골이의 가장 큰 위험은 고혈압과 심장병 그리고 뇌졸중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은 ‘돌연사’를 초래할 수도 있어 더욱 위험합니다. 미국에서는 한해 수면 중 일어나는 2천~3천 건의 돌연사가 수면무호흡증과 관계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면무호흡 상태가 계속되면 각성 중추가 몸을 뒤척이게 하므로 수면 중 질식사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계속되는 무호흡으로 인한 저산소증은 부정맥, 심근경색, 뇌졸중 등을 일으켜 그로 인해 돌연사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 코골이는 왜 생기는 것일까?
코골이 원인은 유형에 따라 크게 5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혀, 입천장, 목젖 등을 유지하는 근육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수면 중 정상보다 심하게 이완되어 기도를 막은 경우로 성인 코골이의 대부분이 이에 해당됩니다.
둘째, 신체 구조상 기도가 좁은 경우입니다. 주로 뚱뚱하고 목이 굵고 키가 작은 사람들이 코골이가 많은 것은 이 때문입니다. 혀가 크거나, 턱이 작고 뒤로 들어간 사람들도 기도 폐쇄가 잘 일어나 코골이가 많습니다.
셋째, 목에 기도를 막는 이물질이 생긴 경우입니다. 주로 어린이 코골이 환자의 편도선 비대를 들 수 있으며, 가끔 목에 종양이 생겨도 코골이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넷째, 코감기나 비염, 축농증, 비중격 만곡증 등으로 코가 막혀 코로 호흡이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다섯째, 입과 목의 조직에 긴장이 떨어진 경우입니다. 술 담배를 많이 하는 사람, 습관적으로 수면제나 진정제를 복용하는 사람, 공기가 나쁜 작업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은 잠이 들면 정상인에 비해 입과 목의 긴장도가 잘 떨어지기 때문에 코골이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 증상
수면 중 |
① 불규칙적으로 코를 골고, 갑작스럽게 호흡이 멈춘다.
② 잠자는 동안에 입을 크게 벌리고 숨쉬기 위해 헐떡거림.
③ 수면 중간중간에 호흡곤란으로 잠에서 깬다.
④ 수면 중 자주 소변을 보려고 일어난다.
⑤ 자면서 식은 땀을 흘린다. |
일상 생활 중 |
① 아침에 일어날 때 머리가 아프고 상쾌하지 않다.
② 쉽게 피로하고, 졸음이 오며, 집중력이 떨어진다.
③ 판단력이 떨어진다.
④ 기억력이 감퇴한다.
⑤ 낮에 졸음이 온다. |
합병증 |
고혈압, 심부정맥, 심근병변, 심장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등 |
▶ 코골이의 한방적 견해
젊은 사람에 비해 나이든 사람이 코골이가 많은 것은 그만큼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탄력이 떨어져 혀, 입천장, 목젖이 축 쳐지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중기하함(中氣下陷:중기가 약해져 아래로 쳐짐)이라고 합니다.
즉 인체 내부의 장기나 근육들은 중기(中氣)의 작용으로 제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나, 만약 중기가 약해지면 자궁하수, 탈항, 치질 등의 내장하수 현상 또는 코골이, 피부 탄력 저하 등의 근육 약화증상이 생기는데, 이를 통칭하여 중기하함(中氣下陷)이라 합니다.
코골이가 오래되면 산소부족으로 인해 심장과 폐에 부담이 가해져 폐와 기관지 기능이 약화되며, 특히 정신기능을 주관하는 심장이 약해진 결과 뇌에도 영향을 미쳐 건망증과 치매 등이 올 수도 있습니다.
▶ 코골이 어느 정도가 위험한가?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잠을 자면서 누구나 코를 곱니다.
그러기에 코를 골더라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코골이가 아니라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즉 배우자나 가족이 하루 이틀 밤 지켜보고 시간당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회수가 5회 이상이면 병원에 가도록 권유를 하세요.
병원에 가면 수면다원 검사를 실시하는데, 이 검사는 환자를 이틀 정도 입원시킨 후 수면 중 코골이 정도, 뇌파, 안구운동, 근육의 긴장도, 심박동, 고와 입의 기류, 동맥의 산소 호화도, 무호흡과 저호흡의 횟수 등을 기록하여 수면무호흡증을 최종 진단하는 방법입니다.
▶ 코골이 예방 수칙
코골이를 예방하거나 줄이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의 개선이 필수적입니다.
1. 체중감량.
비만한 사람의 코골이 치료 첫 단계는 체중감량입니다. 비만한 사람이 살을 빼면 기도가 넓어져 호흡이 원활해지므로 체중감량은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매일 규칙적인 운동과 저칼로리 식이요법을 반드시 시행하도록 합니다. 운동은 체중감량 뿐만 아니라 근육의 탄력 유지와 폐활량을 증진시켜 코골이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2. 옆으로 잠자기.
옆으로 자면 목젖이나 혀가 처져 기도를 막는 것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침대의 머리 쪽을 30°정도 높이는 것도 기도폐쇄를 막는 한 가지 방법입니다.
3. 금연, 금주
술과 담배는 긴장을 풀어지게 하고, 근육을 처지게 하므로 반드시 끊도록 합니다. 특히 잠자기 전에 술을 마시면 반드시 코를 골게 되므로, 잠자기 전 3시간 동안은 절대 금주하도록 합니다.
4. 진정제나 수면제 등의 약물 조심.
만성 불면증 환자의 5~10%는 수면무호흡증 환자입니다. 만성적으로 수면제를 복용한 결과 근육의 긴장이 떨어져 심한 코골이에서 수면무호흡증으로 진행된 것입니다. 진정제 역시 근육의 긴장을 풀어지게 하여 코골이를 악화시키므로,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려면 이들 약물을 함부로 복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5. 베개는 낮게.
높은 베개를 베면 기도가 좁아져 코골이가 심해집니다. 따라서 낮은 베개를 베는 습관을 들이도록 합니다.
6. 감기 조심.
감기에 걸리면 코가 막히거나 편도선이 부어서 코골이가 더 심해집니다. 따라서 잠잘 때는 가습기를 틀거나 젖은 수건을 널어놓고, 평소 물을 충분히 마셔 목이 붓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7. 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라.
비염이나 축농증이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잠자는 중 코가 막히기 때문에 코골이가 심합니다.
따라서 평소 식염수로 코를 세척하여 코의 염증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 코골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생수 한 컵에 구운 소금이나 죽염 2작은 스푼을 녹인 후(또는 생리식염수) 콧구멍으로 그 물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뱉는 것을 3회 정도 반복합니다.
이 방법이 어렵다면, 똑바로 누워서 소금물에 적신 솜을 양쪽 콧구멍에 10분쯤 넣어두었다 빼기를 3번 정도 반복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특히 외출 후에는 코를 세척해주는 것이 감기 예방과 비염 악화방지를 위해 좋습니다. 동시에 따뜻한 소금물로 목을 헹궈내면 편도선이 붓는 것도 막을 수 있습니다.
▶ 코골이의 양방치료
생활습관의 개선으로 심한 코골이가 쉽게 고쳐지지 않을 때는 여러 가지 치료법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수면 중 코로 공기를 주입하는 방법(Nasal CPAP),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레이저 수술, 증상이 심할 때는 구개수-구개-인두 성형수술(UPPP), 그리고 고주파 온열수술 등을 코골이의 원인과 증상의 정도에 따라 환자에게 가장 적당한 방법을 선택하여 실시합니다.
단, 환자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이러한 수술의 효과는 아주 높지만, 결국 수술 성패는 환자의 노력에 달렸다는 점입니다. 최적의 수술을 시행하더라도 생활습관을 개선하지 않으면 재발되기 쉬우므로, 반드시 체중조절이나 금연․금주 등 생활습관을 교정하려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할 것입니다.
▶ 코골이의 한방치료
양방에서는 코골이를 치료하기 위해 레이저나 수술 등으로 늘어진 기관을 절제하고 성형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방법들의 결과는 대단히 성공적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코골이 환자들이 기존의 생활습관을 고수할 때에는 재발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환자들의 십중팔구가 나쁜 생활습관이나 식사습관 등으로 인해 중기하함(中氣下陷)증을 가지고 있어서 습관을 바꾸지 않는다면 수술 후에도 근육이 쳐질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코골이 수술을 한 다음에는 반드시 코골이 예방 수칙을 지키도록 하며, 그리고 아래로 쳐진 기운 즉, 중기(中氣)를 끌어올리는 한약을 복용한다면 재발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중기를 끌어올리는 대표 처방이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입니다.
보중익기탕이란 말 그대로 중기를 보하고 기운을 끌어올려 늘어진 목젖뿐만 아니라 치질, 탈항, 자궁하수, 위하수 등 장기가 아래로 쳐진 것은 모두 끌어올리는 효능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늘어진 스프링에 탄성력을 증강시켜 제자리로 퉁겨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 보중익기탕 ♧
황기 6g, 인삼, 백출, 감초 각4g, 당귀, 진피 각2g, 승마, 시호 각1.2g
▶ 코골이의 지압요법
비순구 마사지가 도움이 됩니다. 비순구는 콧망울 바깥쪽에서 입꼬리 방향으로 뻗어 있는 두 개의 홈으로, 이것은 웃을 때 선명해집니다. 좌우 비순구에 양쪽 검지손가락 바닥 전체를 대고 입꼬리부터 코뼈 뿌리까지 아래위로 왕복하면서, 뜨거운 열기가 생길 때까지 문질러 줍니다.
▶ 콧병이 만성피로 불러와.
알레르기성 비염, 비후성 비염, 비중격 만곡증, 축농증 등 콧병 환자의 70%는 ‘쉽게 피로해지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져 일에 능률이 안 오른다’고 호소합니다. 코질환 환자들은 일단 생명유지에 기초인 호흡에 문제가 생기므로, 질병 자체로도 엄청난 스트레스와 피로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콧병환자가 만성피로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더 큰 이유는, 잠 잘 때 코가 막혀 코를 골거나 수면무호흡증이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밤에 숙면을 취할 수 없고 뇌로 산소공급이 잘 되지 않으니, 낮 동안 산소와 수면 요구량이 많아져 늘 피로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코질환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그 질환을 치료하여 코골이 증상을 개선해야, 일의 능률도 오를 것이고 만성피로감도 줄어들 것입니다.